옥상 방수 페인트는 녹색밖에 없을까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우리나라 주택가 아파트나 빌라, 다가구의 옥상들이 대부분 초록색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옥상에 해야 하는 방수 공사의 페인트에 대부분 녹색 제품을 썼기 때문입니다.
옥상 방수는 한 번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몇 년에 걸쳐 주기적으로 다시 칠해줘야 방수 기능을 유지하는데 이때 대부분은 기존에 칠했던 색깔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한 번 정해서 칠한 옥상 색깔은 잘 바뀌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건물의 옥상이 대부분 녹색인 데는 여러 이유가 전해지는데 그중의 하나가 1970년대 초 외국사람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헐벗은 산야를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 녹색으로 칠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삼림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도시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옥상을 녹색으로 칠해 녹지로 보이거나 헐벗은 황야를 보충하려 했다는 이야기죠. 북한이 휴전선 부근의 마을에 한국에서만 보이는 가짜 아파트나 건물을 세우는 것과 비슷한 이유로 보입니다.
그것보다 더 신빙성 있는 또 하나의 주요 원인은 옥상 방수제에 우레탄 방수제가 많이 쓰이는데 그 제품의 색이 녹색과 회색이라고 합니다.
녹색과 회색밖에 기성 제품이 없으니 주로 녹색으로 시공하는 것이고, 옥상을 제외한 주차장 바닥 등 노출형 우레탄은 주로 회색을 많이 쓴다고 합니다. 이 외에 다른 색깔은 기성 제품이 아니어서 주문 제작비가 추가되기 때문이죠.
요즘에는 빌라 등 건물 옥상에도 녹색 방수제 외에 회색을 칠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요. 알아본 바로는 총 세 번을 칠하는 옥상 방수의 경우 처음과 두 번째엔 상도와 중도는 녹색과 회색이 가격이 같지만, 마지막에 칠하는 하도에 쓰이는 제품은 회색이 녹색보다 비싸다고 하네요. 그래서 옥상 방수는 아직도 녹색이 더 주류를 이루는 듯합니다.
한편, 옥상의 방수 페인트 색깔만 바꿔도 건물 온도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 '쿨 루프' 캠페인을 펼치고 있기도 한데요. 우리가 겨울에는 주로 검은 옷을 입고 여름에는 밝은 색 옷을 입잖아요. 이는 색깔에 따라 열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인데요.
건물도 당연히 짙은 색, 어두운 색 페인트를 칠하면 열을 흡수하고 밝은 색 페인트를 칠하면 열을 반사합니다. 그래서 하얀색 같은 경우는 98%까지 열을 반사하고, 재료에 따라 다르지만 검은색과 같이 열을 잘 흡수하는 경우는 30%까지 열을 반사하기 때문에 온도 차이가 많이 나게 되는 겁니다.
한 사례를 보면 서울 지역에서 여름에 녹색으로 된 우레탄 옥상 방수 페인트를 칠한 곳은 60도 가까이 온도가 올라갔고. 하얀색 쿨 루프 페인트를 칠했더니 체온보다 낮아졌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열 반사율은 흰색이 가장 높으니까 좋고, 회색도 녹색보다는 열 반사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차열과 단열 성분을 포함한 페인트도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옥상 방수와 관련한 페인트 색깔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건물 옥상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건물도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이 넘쳐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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