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휴대전화의 발달로 잘못된 우리말의 전파도 예전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잘못 쓰인 말들이 널리 또 빠르게 퍼지다 보니, 오히려 제대로 쓴 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여기에 가장 많이 이바지한 장본인은 바로 인터넷 뉴스와 방송 자막의 실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포털에서 검색되는 인터넷 뉴스 기사 그대로, 잘못된 표기들에 대해 알아보는 코너를 만들어 봤습니다.
이름하여 '뉴스가 틀린 맞춤법'입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던지'와 '든지'의 쓰임에 대해 알아봅니다. 캡처된 내용 중에 굵은 글씨로 쓰인 '던지'와 '든지'를 유의해서 보세요.
우선, 아래 두 개의 뉴스 검색 캡처 중에 맞는 맞춤법은 무엇일까요?
답은 첫 번째 '든지'입니다. 위의 기사 내용의 '든지'와 '던지'는 모두 선택의 문제에서 쓰였지만, 이러한 선택의 문제를 다룰 때는 '든지'가 맞는 표현입니다. 반면에 '던지'는 과거 회상의 뜻을 나타냅니다. 두 번째에서 정준하가 "어떤 장르든 문제 없다"고 발언한 뜻은, 가요제이니까 트로트든 발라드든 댄스든 어떤 장르든지 문제가 없다는 의미의 말일 것입니다. 바로 이럴 때는 '든지'가 쓰인다는 말이죠.
'던지'와 '든지'의 구분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우선, '던지'의 '던'은 과거의 의미, '든지'의 '든'은 선택의 의미라는 점을 기억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던지와' '든지' 모두 앞말에 붙여 쓰는 것이라는 점도 기억하세요. 또, '던지'와 '든지'에서 '지'가 빠져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세하게 설명하면 '든지'는 어떤 상태나 동작에 대한 선택을 뜻합니다. 보통 두 개 이상을 나열하고 '든지'로 묶어 앞의 것이든 뒤의 것이든 무엇을 선택하는 것과 관련된 내용을 다룹니다.
반면에 '던지'는 '던'이 과거의 의미로, 과거에 일어났던 일에 대한 회상의 의미를 담습니다.
예를 들면,
1) 두통이 너무 심해서 집에 가든(지) 좀 눕든(지) 해야겠다.(ㅇ)
2) 어제는 두통이 어찌나 심하던지 머리가 깨지는 것 같았다.(ㅇ)
이렇게 씁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 둘을 혼동해 다음과 같이 틀린 문장도 많이 봅니다.
1) 두통이 너무 심해서 집에 가던(지) 좀 눕던(지) 해야겠다.(X)
2) 어제는 두통이 어찌나 심하든지 머리가 깨지는 것 같았다.(X)
그럼, 뉴스가 틀린 '던지'와 '든지'의 쓰임새를 더 살펴볼까요.
우선, 선택의 문제를 다루는 '든지'가 쓰일 곳에 과거 회상의 의미인 '던지'가 쓰인 실수입니다.
이 때는 실수였거나 고의였거나를 뜻하는 '실수든 고의든'이라는 의미로, '실수든지 고의든지'가 맞겠죠.
이번에도 역시 역류 방지가 되지 않거나 소음이 너무 크거나 등의 상태 설명을 나열하는 경우로, '든지'가 쓰여야 할 곳에 과거 회상의 의미를 가진 '던지'가 잘못 쓰인 예입니다.
다음은 '던지'와 '든지'의 실수거나 과거 회상과 선택의 용법은 맞지만, 앞말에 붙여 써야 하는 '던지'와 '든지'를 띄어 써서 틀린 경우를 모아봤습니다. 띄어 쓰기 실수가 참 많네요.
앞의 예들은 모두 '든지'가 쓰일 곳에 과거 회상을 뜻하는 '던지'가 잘못 쓰인 것들입니다. 게다가 모두 '던지'를 앞말과 띄어 쓰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이번 예에 쓰인 '든지'는 모두 선택의 의미가 있어 맞는 용법으로 활용된 것입니다. 다만, '든지'를 앞말과 띄어 쓴 실수들이 눈에 띄네요. '던지'와 '든지'는 모두 앞말에 붙여 씁니다.
어떠세요? '던지'와 '든지'의 용법, 이제 헷갈리지 않으시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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