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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야기

뉴스가 틀린 맞춤법(6) = 알파고에게? 알파고에?

by 노지재배 2016.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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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가 틀린 맞춤법' 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조사 '에게'와 '에'의 차이점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아래 두 개의 뉴스 검색 캡처 중에 맞는 맞춤법은 무엇일까요? 굵은 글씨에 유의해서 보세요.

 

 

 

답은 첫 번째 '알파고에'입니다.

조사 '에게'와 '에'를 구분하실 때는 유정 명사(감정을 나타내는, 사람이나 동물을 가리키는 명사)와 무정 명사(감정을 나타내지 못하는, 식물이나 무생물을 가리키는 명사)에 유의하시면 됩니다. 쉽게 말해 생물이냐 무생물이냐를 신경 쓰시면 된다는 뜻입니다. 곧 '에게'나 '한테'는 유정 명사에 붙고, '에'는 무정 명사에 사용합니다.

말씀드린 대로 '에게'는 생물에 붙는 조사이므로 알파고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알파고는 인공지능이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감정이 없는 무생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게'가 아닌 '에'가 쓰이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맨 끝에 설명하겠지만, 무생물에도 '에게'가 쓰이는 예외가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생물=에게', '무생물=에'의 용법만 기억하시면 일상생활에서 실수하시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음을 보시죠. 맞는 것은 무엇일까요.

 

 

 

알파고에 앞서 체스에서 인간에게 승리를 기록한 인공지능인 '딥블루'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답은 첫 번째입니다.

 

뉴스에서 '에게'를 무생물에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회사나 국가 등이 등장하는 기사일 때가 많습니다.

다음 예를 보시죠. 아주 많습니다. 

 

 

다음은 생물인 사람에게 '에게'를 올바르게 사용한 경우입니다.

 

 

다음은 무생물인 알파고에 사람(유정 생물) '에게'를 잘못 사용한 기사를 모아봤습니다. 아주 많습니다.

 


그렇지만 알파고에 조사 '에'를 올바르게 사용한 기사도 많습니다.

 

 

그런데 '에게'가 유정 명사에 사용하는 말인 만큼, 사람이 감정을 갖고 대하는 무정물에도 쓰일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이 자신이 아끼는 물건이나 자연물에 감정을 이입해 평소에 대화를 나누는 등의 행위를 한다고 가정합시다. 이럴 경우는 사람이 감정을 기울이는 그 대상에 '에게'를 붙여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마다 집을 나서면서 현관에 놓인 식물에 인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친다면, 이 사람에게는 이 식물이 일종의 유정 명사가 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식물은 어떤 애칭으로 불리고 있을 만큼 그 사람에게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이기도 하겠죠. 이럴 경우에는 '에게'를 써도 된다는 겁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영선은 아침마다 집 현관에 놓인 행운목인 '행운이'에게 인사를 하고 문을 나선다.


이것은 마치 어린 왕자에 나온 장미꽃과 비슷한 사례입니다. 어린 왕자에게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했던 이유가 그 꽃을 위해 어린 왕자가 공들인 그 시간 때문인 것처럼 말입니다.


알파고는 인공지능이죠. 이 인공지능을 마치 사람이나 사람과 같은 감정을 가진 것처럼 다뤘던 미국 영화 '그녀(Her)'나 우리나라 영화 '로봇, 소리' 같은 경우는 이들 인공지능과 로봇에 '에'가 아닌 '에게'를 쓸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또한, '에'의 용법에 예외가 없지도 않습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의 경우처럼 앞말이 비교의 대상이 되는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격조사로 쓰일 때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예들은 아주 드물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에게'와 '에'의 용법은 사람과 같은 생물이냐 아니냐에 따른 구분만으로도 충분히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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