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가 틀린 맞춤법(9) = ~로서 ~로써

'뉴스가 틀린 맞춤법' 아홉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부사격조사인 '~로서'와 '~로써'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둘은 모두 문장에 사용할 수 있는 조사입니다. 다만, 경우에 따라 '~로서'가 쓰일 자리에 '~로써'가 들어가 틀리거나, 반대로 '~로써'가 들어갈 자리에 '~로서'가 들어가 틀린 문장을 만들게 됩니다.

또 ‘로서’와 ‘로써’는 모음이나 자음 ‘ㄹ’ 받침으로 끝나는 체언(문장에서 주어 따위의 기능을 하는 명사, 대명사, 수사 등) 뒤에 붙어 쓰는 조사입니다. ‘으로서’와 ‘으로써’는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체언 뒤에 붙어서 쓰여 같은 뜻을 만듭니다. 

우선, 아래 두 개의 뉴스 검색 캡처 중에 맞는 맞춤법은 무엇일까요? 굵은 글씨에 유의해서 보세요.

정답은요. 둘 다 틀렸다입니다. ㅎㅎ 

우선, '~로서'와 '~로써'의 차이에 대해 설명드릴게요. 

'∼로서'와 '∼로써'는 꽤나 혼동되는 것 중 하나입니다. 먼저, '∼로서'는 자격을 나타내는 조사이고, '∼로써'는 도구나 수단의 뜻을 나타낼 때 쓰는 조사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나는 회사 대표로서 회의에 참석했다."라는 문장에서 쓰인 '~로서'는 회사의 대표라는 자격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따라서 여기에는 '대표로서'가 올바른 말입니다.

또 "이 빌딩은 돌로써 지은 건물입니다."라는 문장에서 쓰인 '~로써'는 건물을 지을 때 돌이라는 도구를 이용했다는 뜻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여기에는 '돌로써'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그럼, 다시 위의 첫 번째 기사를 보실까요. 첫 번째 기사 내용 중 "1,000여 명의 중국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등 '글로벌 관광 축제'로써 의미 있는 콘서트가 될 전망이다."라는 문장의 '~로써'는 자격을 의미하는 '~로서'로 바꿔 주어야 올바른 표현이 됩니다. 이번 행사가 1,000여 명의 중국 관광객이 참여하는 글로벌 관광 축제라는 자격을 가진 콘서트가 된다는 뜻이거든요.

이와 반대로 두 번째 기사에서 "북한 당국이 종업원 탈북에 대한 '보복 조치'로서 북·중 접경 지역에서 우리 국민을 납치하도록 지시했다는 설은 많았으나"에서 '~로서'는 도구나 수단을 뜻하는 '~로써'가 되어야 합니다. 북한이 자국 종업원 탈북에 대한 보복 조치의 수단(또는 도구)으로 우리 국민을 납치하도록 지시했다는 설이 제기됐다는 의미이니까요.

헷갈리시죠. '~로서'와 '~로써'를 쉽게 구분하려면 다른 말로 대치해 보는 방법을 쓰는 것도 좋습니다. 우선, 수단과 도구를 뜻하는 '~로써'는 '~을 써서'에서 온 말이므로, '~을 써서, ~을 이용하여, ~을 사용하여'로 바꿔 보면 뜻이 통합니다. 그러나 자격을 나타내는 '~로서'는 '~을 써서, ~을 이용하여, ~을 사용하여' 등의 말로 바꿔 쓸 수 없습니다.

가령 "말로써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은 '말'이라는 수단(또는 도구)으로 천냥의 빚을 갚는다는 말로, 이때 쓰인 '~로써'는 '말을 이용하여, 말을 사용하여, 말을 써서' 등으로 대체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마쳤다."라는 말에서 '~으로서'는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을 뜻하는 말로, '국민을 이용하여, 국민을 사용하여, 국민을 써서' 등으로 대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 다음 뉴스 기사들을 몇 개 살표 볼까요.

맞는 표현은요?

네, 첫 번째는 맞고 두 번째는 틀렸습니다.

첫 번째 기사에서 "찾아온 손님을 마땅히 예(禮)로써 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라는 문장의 '예로써'는 '예를 가지고, 예를 이용해, 예절을 차려' 등의 도구나 수단을 뜻합니다. 따라서 '예로써'가 맞겠지요.

그러나 두 번째 기사에서 "이번 대회는 펠프스가 '아빠'로써 참가하는 첫 올림픽이다."라는 문장의 '아빠로써'는 도구나 수단이 아니라 '아빠' 자격으로 참가한다는 뜻이므로, '아빠로서'가 맞는 표현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이 문장의 '아빠로서'는 '아빠를 이용해, 아빠를 가지고' 등으로 대체할 수 없죠.

하나만 더 볼까요.

날짜나 시간, 셈을 나타낼 때는 항상 '~로써'를 씁니다. "그가 떠난 지 오늘로써 한 달이 지났다."와 같이 씁니다. 아래 예시 기사를 보시죠.

끝으로 마무리 퀴즈를 내겠습니다. 상품은 없습니다만, ㅎㅎ

다음 4개의 문장에 맞는 답은... 아래로 스크롤하시면 답이 있습니다.

그럼 뉴스가 틀린 맞춤법,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1. 나는 학생으로서/학생으로써 수업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2. 10년 동안 공부함으로서/으로써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3. 이 학교에 온 지 올해로서/로써 3년이다.

4. 회사원으로서/으로써 근무시간에 태만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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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학생으로서

2. 공부함으로써

3. 올해로써

4. 회사원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