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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승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 경차의 개념을 재창조하다

by 노지재배 2016.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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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를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대한민국 대표경차 시승기  
 
※본 시승기는 2009년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출시 당시 작성된 내용입니다.

 

10년이 넘게 우리나라 경차의 대표로 여겨졌던 마티즈가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했다. 지난해 1000cc까지 확대된 경차 시장에서 기아차 모닝에 수모를 당했던 GM대우가 경차 시장 재탈환을 노리며 꺼내 든 카드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다. 국내 경차 시장 재탈환뿐만 아니라 GM의 차세대 글로벌 경차 기지로서의 기치를 높이 치켜든 GM대우의 야심작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시승해 봤다.

     

 
 ◆익스테리어

새로워진 마티즈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디자인’이라고 하겠다. 기존 마티즈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를 만나는 듯하다. 하지만,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디자인 요소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라세티 프리미어가 떠오른다. 보디인/휠아웃(Body-in/Wheels-out), 긴장감, 다이내믹 등, 라세티 프리미어부터 시작된 GM대우의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도 고스란히 적용됐기 때문이다.

GM대우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김태완 부사장은 이런 디자인을 통해 “기존 마티즈의 귀엽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에서 작지만 강해 보이고 다이내믹함을 연상할 수 있는 디자인을 의도했다”고 말했다.

차체 크기에서도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전장(3595mm), 전폭(1595mm), 전고(1520mm), 휠베이스(2375mm) 등 동급 최대 외관 사이즈를 자랑한다.

 

 


특히 보디인/휠아웃의 디자인 콘셉트를 바탕으로 차량 휠과 휠 하우징을 더욱 돌출되도록 표현, 차체의 안정감과 측면 볼륨감이 한층 더 돋보인다. 여기에 다이아몬드 형상의 대형 헤드램프와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 및 에어 인테이크 등이 조화를 이뤄 역동적이며, 날렵한 인상을 더한다.

더불어 5도어 차량이지만 마치 스포티한 스타일의 3도어처럼 보이도록 뒷문 윈도우에 위치한 손잡이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스타일의 백미다.

또한, 동급 최초로 전 차종 기본사양으로 적용된 보디 일체형 리어 스포일러는 루프 라인을 연장시켜 스포티한 디자인뿐 아니라 고속 주행 시 차량 안정성과 연비 효율을 높인다. 
 

아울러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 크롬 안개등, 투톤 컬러 아웃 사이드 미러, 루프랙 등 기능성 있는 디자인 요소를 차량 곳곳에 적용했다.

 

◆인테리어

더욱 커진 차체 때문에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동급 최대의 앞좌석 레그룸(1067mm), 뒷좌석 레그룸(893mm), 앞좌석 헤드룸(1009mm), 뒷좌석 힙룸 (1256mm) 등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라세티 프리미어를 연상시키는 센터페시아에서 보이는 좌우 대칭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마치 물이 흐르는 듯한 부드러운 느낌을 주며,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도어 트림에 고객의 개성에 따라 레드, 블루, 실버 등 색상을 선택할 수 있어 보디 컬러가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듯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스포티한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뒤에 위치한 다이내믹 미터 클러스터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실내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이다. 모터사이클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 다이내믹 미터 클러스터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식을 동시에 적용했으며, 트립 컴퓨터를 탑재해 주행가능 거리, 평균속도, 주행시간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독특하고 스포티한 디자인과 아이스 블루 조명에 눈길이 가기는 하지만, 국내 최초로 스티어링 컬럼에 장착된 이 다이내믹 미터 클러스터는 기존 계기판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한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글로브 박스, 인스트루먼트 패널, 센터페시아 상단 및 하단, 앞뒤 도어 등에 다양한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특히, 글로브 박스 위에 홈을 파서 만든 수납공간은 디자인과 실용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하지만, 경차이다 보니 해당 수납공간들이 그리 여유 있을 만큼 크지 않다는 점은 오히려 단점처럼 보일 수도 있다.

또한, 경차라는 제약 때문에 왼발 풋레스트 공간도 만족스럽지는 않다. 마티즈 개발을 책임진 손동연 전무는 “에어백 등의 안전장치를 갖췄지만, 교통사고 시 발목 부분의 안전을 위해서는 풋레스트 공간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센터페시아 위의 수납공간은 무언가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이다. 보통은 내비게이션이나 후방디스플레이 등을 위한 모니터가 위치하는 공간인데, 내수용이 아닌 수출용의 경우에는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작은 모니터가 놓일 공간으로 알려졌다.

 

◆퍼포먼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 장착된 1000cc DOHC S-TEC II 엔진은 GM대우가 직접 개발한 4실린더 16밸브 타입의 차세대 글로벌 경차 엔진이다.

특히, 해당 엔진에는 주로 준중형급 차량 이상에 적용되는 PDA(Port De-Activation) 시스템을 동급 최초로 적용했다. PDA 시스템은 저속에서 공기 흡입량이 미미해 연료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해 저속에서는 연소 안정성, 고속에서는 엔진 최적화를 실현해 연비 향상을 가져오는 첨단 기술이다.

 

     


또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670의 매우 낮은 아이들 rpm으로 경차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정숙성을 보여 준다. 더불어 엔진에 돔 타입 롱 스커트 실린더 블록을 적용, 흡기 밸브 사이의 각도를 좁혀 엔진 소음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흡기 시스템에는 4개의 공진기를 사용, 소음을 완화시키는 등 최적의 정숙성을 실현했다고 GM대우는 설명한다.

변속기는 4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한편, 반영구 타이밍 체인을 적용, 벨트를 교체할 필요가 없어 경제적인 점도 특징이다.  

특히, 정숙성은 이전의 마티즈 모델과 비교한다면,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할 수 있다. 시속 120km를 넘어서도 귀에 거슬릴 정도의 소음은 느낄 수 없다. 물론, 그 이상을 넘어서는 과속에서는 엔진 소리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지만,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경차임을 고려하면 이전에는 기대할 수 없었던 수준의 정숙성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겠다.

출발과 함께 가속 페달을 밟고 차가 탄력을 받기까지는 어느 정도 굼뜬 가속이라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엔진의 배기량 문제, 연비의 효율성 문제 등을 생각해 본다면, 애초에 1000cc 경차에서 즉답식의 가속 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다. 

모닝과 비교하면 엔진성능에서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995cc 배기량에 최대출력 70마력을 발휘해, 배기량 999cc에 최대출력 72마력을 발휘하는 2010 모닝에 2마력이 뒤진다. 반면 최대토크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9.4kg·m으로, 모닝의 9.2kg·m의 최대토크보다 0.2kg·m이 높다.

또한, 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리터당 17km, 2010 모닝이 리터당 17.4km이다. 제원 상의 성능은 두 모델이 그리 큰 차이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그 밖에 브레이크 반응이나, 핸들링, 코너링 등의 감각은 고속과 저속에서 모두 무난했다. 겉에서 보기에만 날렵하고 다이내믹한 차가 아니라, 성능에서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경차라는 느낌이다.

특히, 브레이크는 급제동시 네 바퀴를 따로 제동시키는 4채널 4센서 EBD-ABS시스템을 채택해, 제동거리를 줄일 뿐만 아니라 휠 미끄럼과 차량회전을 방지한다.

 

◆안전 및 편의사양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라세티 프리미어 등 준중형차급 이상에 적용되는 견고한 보디 프레임을 갖췄다. 더불어, 우물 정(井)자 타입의 롱 크래들(Long Cradle), 횡력 저감 스프링 등을 적용, 차량 전체의 강성과 견고함을 증대시켜 충돌 안전성과 주행성능을 향상시켰다고 GM대우는 설명한다. 아울러 정면 충돌 시 엔진이 운전석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넓은 엔진룸 공간을 확보했다.

     
 


특히, 초고장력 강판 16% 이상을 포함해 차체 66.5%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북미, 유럽, 한국 등 전 세계 신차 안전도 평가 기준 별 4개 이상을 기본 목표로 개발됐다.

또, 충돌 시 보행자 머리가 바로 엔진 부위에 부딪히지 않도록 엔진과 후드 사이 공간을 충분히 확보, 보행자 안전에도 민감하다.

특히, 운전석/동반석/사이드 에어백은 물론, 동급 최초로 커튼 에어백을 적용하고, 급제동 시 네 바퀴를 따로 제동시키는 4채널 4센서 EBD-ABS시스템이 쓰였다. 더불어 시트벨트 프리텐셔너, 로드리미터, 충격 감지 도어 잠금 해제장치 등, 경차를 넘어선 안전을 생각했다는 게 GM대우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앞유리 하단 결빙 방지 열선, 루프랙, 열선 내장 전동식 아웃 사이드 미러, 속도 감응형 오토 도어록, 틸트 스티어링 및 운전석 암레스트, 무선 시동 리모컨 키, 타이어 리페어 키트 등도 갖췄다.

 

 

◆총평

시승에 쓰인 모델은 팝(Pop), 재즈(Jazz), 그루브(Groove) 3가지 트림 중 최상위 모델인 그루브였다.     
 
90여 km의 짧은 시승이었지만,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시승은 처음 콘셉트카 당시의 삼총사였던 비트, 그루브, 트랙스의 세 개 차종 모두를 양산화해도 좋다는 생각이 들 만큼 인상적이었다(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비트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했음). 외관과 인테리어에서 느껴지는 디자인의 신선함과 만족할 만한 퍼포먼스 성능까지. 앞으로 경차 시장에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모닝의 싸움이 기대되는 시승이었다.

특히, 경차의 틀을 깬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GM대우의 경차 개발팀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고유가를 맞아 점점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크게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 경차 시장의 다양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는 행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시승에 만족해 경차 삼총사의 동반 출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GM대우 제이 쿠니 홍보담당 부사장은 “한국에서 SUV가 인기가 있는 만큼 추가 경차 모델을 생산한다면, 콘셉트카 삼총사 중 SUV 모델이 그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 비트, 그루브, 트랙스의 경차 삼총사가 모두 양산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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