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혈통으로 다져진 종마 시승기
※ 본 시승기는 2007년 G37 쿠페 출시 당시에 작성한 내용입니다.
인피니티가 G35 세단의 돌풍에 이어 G37 쿠페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잘 다져진 경주마를 연상시키는 근육질의 G37 쿠페는 ‘잘 다져진’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의 스포티한 드라이빙 매력과 부드러울 만큼의 서스펜션이 공존하는 차량이다. ‘럭셔리’ 브랜가 내세우는 드라이빙의 매력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차 G37 쿠페를 시승해 보았다.
▲ 익스테리어
G37 쿠페의 첫인상은 잘 빠진 경주마를 떠올리게 했다. 시승용으로 받은 차량이 검정색인 데다가, G35 세단의 선에 날렵함을 더한 유선의 아름다움이 마치 잘 다져진 근육질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전면부터 파도처럼 이어지는 선은 부드럽게 흐르는 옆 라인으로 이어진다. 지붕을 비롯해 날렵한 상부에 비해 앞 뒤 펜더 부분이 약간 돌출된 묵직한 하체가 육감적으로 중심을 잡아준다. 기본으로 장착된 리어스포일러는 멋스러움과 함께 고속주행시 드라이빙의 안정감을 더해준다.
G37 쿠페의 도어의 상단은 유리로만 되어 있다. 문을 닫을 때, 도어의 유리가 A필러의 패킹 부분으로 올라가면서 소음을 줄이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 유리로만 이어진 도어의 윗부분은 그 자체로도 세련미를 더한다. 문을 닫을 때 도어 유리가 A필러의 패킹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소음 없는 운행 준비가 되었습니다”라고 말을 거는 것 같아 몇번 웃음 짓게 만들었다.
선의 흐름에 어울려 앞뒤 오버행이 상당히 짧은 느낌도 역동성을 강조한다. 치켜 올라간 듯한 헤드램프의 선과 더블 아치형 프론트 그릴, 선을 이어가는 캐릭터 라인과 보기 좋을 만큼만 돌출된 펜더는 선이 아름다운 차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 인테리어
G37 쿠페의 실내 인테리어는 G35와 비슷하다. 곡선이 강조된 느낌과 알루미늄 트림 장식으로 따뜻한 한지 느낌을 전했다. 센터패시아와 콘솔 커버 그리고 도어 트림에 모두 이 트림이 사용됐다. 우드 느낌에 비해 훨씬 세련됐으면서 쿠페에 잘 어울리는 인테리어다. 시트는 4인승이며, 뒷좌석의 경우는 가파르게 경사진 리어 글라스 때문에 머리공간이 넉넉하지 못하다. 물론 이러한 쿠페에서 뒷좌석에 오래 앉아있는다는 건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운전석과 보조석 모두 전동 조절식이며 헤드룸이 좀 갑갑하다는 느낌이다. 쿠페라는 특성상 차와 좀 더 밀착한 드라이빙을 즐기라는 심산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뒷좌석 승하차시에는 운전석과 보조석 시트를 수동으로 접고 전동식으로 앞뒤로 움직일 수 있어 불편함을 덜었다. 하지만 성미 급한 사람의 경우는 전동식으로 움직이는 시트를 기다리기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기반은 빨간색 바늘과 파랑, 흰색의 글씨가 조합되어 화려함을 더한다. 야간 주행시 계기반의 색감이 멋스럽다는 느낌이다.
센터패시아에는 7인치 컬러 모니터와 함께 다이얼식 다기능 컨트롤러가 있다. 라디오 다이얼을 돌리듯 좌우로 돌아가는 이 컨트롤러의 경우 아날로그의 느낌을 더해 주어 인피니티의 바늘 시계와 잘 어울린다. 센터패시아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비상등 스위치가 조수석 쪽으로 치우쳐 있는 점이다. 오디오, 에어컨디셔너 및 연료 소모 상태를 볼 수 있는 STATUS버튼과 비상등 스위치가 자리를 바꿔 놓여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외의 공조장치 조작, 오디오 시스템 조작 등은 센태패시아의 상하로 가지런하게 정렬된 듯한 느낌이다.
트렁크의 경우는 쿠페의 특성상 그리 크지는 않다. 242 리터로 G35 세단에 비해 약 180 리터 가량이 적은 용량이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 뒷좌석을 젖히고 트렁크와 뒷좌석 공간을 통하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 퍼포먼스
자리에 앉자마자 외관의 선을 옮겨 놓은 듯한 스포츠 시트가 운전자를 편안하게 감싸준다.
스마트키가 장착되어 버튼으로 시동을 걸었다. 큰 소리는 아니지만 스포츠 쿠페라는 특성상 듣기 좋은 엔진음으로 시동이 이루어졌다. 후륜구동인 G37 쿠페의 반응은 상당히 빠르다. 조심해서 출발하지 않으면 페달에 발을 얹음과 동시에 몸이 뒤로 젖혀질 정도다. 운전중에는 이런 폭발적 가속이 상당한 힘을 발휘하지만, 가속 페달이 너무 예민한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제동 성능 역시 예민한 가속을 커버할 만큼 탁월하다. 처음 핸들링이 약간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예민한 가속과 파워풀한 주행을 경험하면서, 알맞은 핸들링 감각이라는 수긍이 들었다. 한편 F1 타입으로 스티어링 휠 밑에 따로 위치한 패들 시프트도 새로운 느낌을 전해 주기에 충분했다.
G37 쿠페에는 WARDS’에서 13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된 VQ35HR엔진을 약 35% 새롭게 디자인한 제 4세대 3.7리터 V6 VQ37VHR 엔진이 장착됐다. 3,696cc의 이 엔진은 333마력, 37kg.m토크의 성능을 발휘한다. 시승 동안 G37 쿠페의 파워와 핸들링은 연이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한편, 흡배기 밸브에 유압식 제어 가변 밸브 타이밍(hydraulic-controlled variable valve timing)과 전자식 제어 가변 밸브 리프트(Electronically controlled variable valve lift)와 연동한 VVEL(Variable Valve Event and Lift) 기술이 적용되어 리터당 9km로 연비 향상을 이뤄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였다. 배기량이 3,498cc였던 G35 세단의 공차중량이 1.6톤이었는데, G37 쿠페는 배기량이 3,696cc에 공차중량이 1.7톤으로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연비는 오히려 높다.
서스펜션은 스포츠 쿠페임에도 상당히 부드럽다. 가속 주행시에도 딱딱함이나 불안함을 느끼기 힘들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는 운전의 재미를 잃을 만큼 부드러운 수준의 서스펜션도 아니다. 인피니티가 내세우는 럭셔리 쿠페를 실감하는 부분이었다. 코너링시에 G37 쿠페의 서스펜션은 스포츠 시트와 함께 탑승자를 감싸주는 느낌을 가질 만큼 안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예전 문막 시승회에서 비눗물 도로나 젖은 노면 상황에서의 테스트 당시 느꼈던 것이지만, 특히 차체자세제어시스템(VDC, Vehicle Dynamic Control)의 성능은 코너링이나 급핸들 조작시 큰 위력을 발휘했다.
▲ 편의장치
G37 쿠페는 운전자를 위한 기본적인 세팅을 유지해주는 최첨단 기술인 인텔리전트포지셔닝 시스템을 갖췄다. 또한 전/후방 주차센서 및 후진시 진행방향을 미리 계산해 알려주는 차세대 리어뷰 모니터 등을 장착하여 럭셔리함을 강조했다. 특히 리어뷰 모니터는 핸들을 제어함에 따라, 진행 방향을 선으로 표시해 주고 있어 단순한 리어 뷰 모니터에 비해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었다.
G37 쿠페에는 보스 오디오 시스템이 설치되어, 운전하는 재미뿐만 아니라 차 안에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도 빼놓을 수 없는 차다. 특히 도어 안에 장착된 10인치 우퍼를 포함, 11개의 스피커를 통해 구현되는 보스 2-way 오디오 시스템 및 7인치 칼라 모니터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AUX 단자도 탑재되었다.
▲ 시승 소감
전체적으로 G37 쿠페는 파워와 부드러움을 두루 갖춘 이상적인 차량이었다. 가격 대비 차량의 성능 및 옵션 사양도 수준급이다. 인피니티는 G37 쿠페에서 운전의 즐거움과 함께 세단 못지 않은 편안한 서스펜션의 공존을 꾀했다는 느낌이다. 양립 불가능해 보였던 두 마리 토끼들을 함께 잡아가는 자동차 업체들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상상의 날개를 펴보는 것은 어떨까.
2016/01/28 - [자동차 시승기] - '두 개의 심장', 역사를 바꾸다 - 렉서스 LS600hL
2016/01/21 - [결정적 사용기] - 레이저핏 - 면도기가 가볍게 만든 지갑을 다시 무겁게
2016/01/20 - [건강 이야기] - 뇌졸중 전조증상 오면 '구급차 타자'
2016/01/19 - [결정적 사용기] - 직토 워크 - 토종 웨어러블 기기
2016/01/19 - [결정적 사용기] - 루모 리프트 후기 - 허리/목 자세 교정기
'자동차 시승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볼보 The New Volvo V50 시승기 (0) | 2016.02.19 |
---|---|
퍼시피카 - 강함과 부드러움의 만남 (0) | 2016.02.05 |
GS450h -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0) | 2016.02.04 |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 경차의 개념을 재창조하다 (0) | 2016.02.04 |
렉서스 LS600hL - '두 개의 심장', 역사를 바꾸다 (0) | 2016.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