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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승기

근육질의 스프린터 FX50

by 노지재배 2016.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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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유기체로 진화한 크로스오버 SUV   

※본 시승기는 2008년에 작성된 내용입니다.

 


‘자동차를 처음 본 것 같다’ 인피니티가 신형 ‘FX’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던진 화두다. 처음 신형 FX를 봤을 때 물결 무늬가 더해진 전방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함께 눈을 끌었던 것은 이전보다 더욱 강해진 ‘역동성’이었다. ‘바이오닉 치타’라는 표현 속에 잔뜩 움츠린 듯한 모양새의 이 차가 자동차를 처음 본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차를 본다는 설렘을 준 것은 사실이었다. 이 차의 성능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근육질의 스프린터’라 하고 싶다. 단거리 달리기의 출발을 앞둔 근육질 스프린터들의 크라우칭스타트 자세처럼, 움츠린 모양새 속의 폭발적인 성능이 이 차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 익스테리어 


새로운 FX 시리즈 외관의 가장 큰 특징은 프론트 헤드램프에서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굵은 곡선이다. 특히 프론트미드십을 적용한 스포츠 쿠페의 차체 비율 등, 스포츠카와 SUV 디자인의 장점을 결합해 설계했다고 인피니티 측은 설명한다. 기존 모델에 비해 더욱 강조된 곡선과 움츠린 자세,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물방울 무늬가 적용된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 등으로 인해 마치 한 마리의 동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 압도적이다. ‘자동차를 처음 본 것 같다’라는 인피니티 측의 설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말 새로운 차를 본다는 느낌은 확실하다. 


     


전면 펜더 부분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크롬 도금된 에어벤트다. 일반적으로 사이드 에어벤트는 디자인적인 요소에 불과해 차를 더 빠르고 멋있어 보이게 하는 장식일 경우가 많지만, 신형 FX에 적용된 이 에어벤트는 차의 앞 부분이 들리는 현상을 5% 감소시켜 바퀴의 접지력을 높이는 실용적인 기능을 지녔다. 또한 엔진룸의 공기 흐름을 사이드 벤트를 통해 바깥으로 내보내 엔진룸의 온도와 압력을 줄여 주는 역할도 한다. 


이 밖에 알루미늄 루프레일과 흠집 자동 복원 기술의 ‘스크래치 쉴드 페인트’가 적용됐으며, 시승을 한 ‘FX50’ 모델의 경우는 6스포크 21인치 알루미늄 합금 휠이, ‘FX35’ 모델의 경우는 스플릿 5스포크 18인치 알루미늄 합금 휠이 채택됐다. 


특히 스크래치 쉴드 페인트는 닛산이 특허를 획득한 기술로, 젤 타입의 부드러운 클리어 코팅이 자동세차나 일상 생활에서 생기는 미세한 흠집, 도어 핸들 주변의 손톱 흠집 등을 자동으로 재생·복원시켜 주는 기술이다. 흠집 정도와 주변 환경에 따라 최소 한두 시간(여름)에서 최장 일주일(겨울)까지 재생 시간이 달라진다. 

  


▲ 인테리어 


FX의 공조장치를 비롯해 센터패시아 등의 실내 인테리어는 인피니티의 G35와 비슷한 형태를 취한다. 하지만 SUV이기에 좀 더 묵직한 느낌의 대시보드를 접할 수 있으며, 메탈릭과 우드트림이 결합된 마감 형식이다. 


센터패시아에 다이얼식 다기능 컨트롤러가 위치한다. 그 아래에 인피니티의 아날로그 시계와 공조장치, 우드트림이 사용된 변속기 레버가 있으며, 위로는 내비게이션과 ‘어라운드 뷰 모니터’가 표시되는 디스플레이 모니터가 위치한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인피니티가 ‘EX35’부터 국내에 선보인 기술로, 차의 앞 그릴과 뒤 번호판 위, 좌우 사이드 미러 밑에 각 1개씩(총 4개) 180˚의 영상을 비출 수 있는 넓은 화각의 카메라를 설치해 주차 시 차의 앞뒤와 양 옆의 상황을 차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처럼 표시할 수 있는 기능이다. 초보 운전자나 여성에게 유용한 사양으로 FX35와 FX50 모델 모두 적용됐다. 


운전석과 조수석 등받이와 쿠션에는 온도조절 시트가 적용됐으며, 특히 시승 모델인 FX50의 경우는 운전석에 허벅지 및 상체 볼스터가 적용된 스포츠 시트가 채택됐다. 


외부 매연 감지 시 외기 통풍구가 자동으로 닫히는 어드밴스드 클라이밋 컨트롤 시스템(ACCS)이 적용됐으며, 트렁크는 뒷좌석을 접을 경우 1730리터까지 확대되는 적재공간을 제공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도어 포켓 등 기본적인 수납공간이 존재하지만, 큰 차체 크기와 크로스오버 SUV임에도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보관할 수납공간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도어 포켓이 너무 깊숙하기만 해 엉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잔뜩 웅크린 모습을 위해 뒤로 크게 기운 A필러 때문에, 시야의 협소함이 조금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퍼포먼스 


신형 FX의 심장에는 390마력(ps)의 V8 엔진과 307마력(ps)의 V6 엔진이 쓰였다. FX35 모델이 307마력, FX50 모델이 390마력이다. 2톤(FX35: 1970kg, FX50:2110kg)의 공차중량을 싣고서도 폭발적인 성능을 유지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힘이다. 


또한 시승 모델인 FX50의 경우는 가변식 흡기밸브 리프트 컨트롤 기술(VVEL)이 쓰여, 토크와 응답성이 향상됐으며 연비 효율과 배기가스 저감까지 달성했다. 


특히 인피니티 최초로 적용된 7단 자동변속기는 고속 주행 시에도 더욱 안정감 있는 기어 변속과 함께,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됐다. 


3498cc의 FX35의 성능은 최대토크가 36kg·m(@4800rpm), 최고속도가 226km/h, 제로백(0km/h→100km/h)은 6.9초, 연비는 리터당 7.9km다. 시승 모델인 5026cc의 FX50은 최대토크가 51kg·m(@4400), 최고속도가 250km/h, 제로백(0km/h→100km/h) 5.7초, 연비는 리터당 7.2km다. 


평상시에는 구동력을 100% 후륜에 유지하다 도로 상황에 따라 전륜과 후륜을 50:50까지 배분하는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ATTESA E-TS AWD)이 채택됐으며, FX50 모델의 경우 가변 댐핑 컨트롤 서스펜션 및 리어 액티브 스티어도 함께 적용됐다. 


가변 댐핑 컨트롤 서스펜션은 전자센서가 바디와 휠, 측면 가속을 측정해 개별 완충장치에 전달함으로써 최적의 주행성능과 핸들링을 도우며, 리어 액티브 스티어는 조향 각도와 차 속력에 따라 뒷바퀴를 함께 움직여 줌으로써 노면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주행하도록 돕는다. 특히 곡선 주행과 고속도로 주행 시 더욱 정확한 핸들링을 가능하게 한다. 


FX의 힘은 근육질의 스프린터와 같이 강력함과 노련함으로 나타난다. 

어느 상황에서건 부족함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의 파워와 핸들링을 보장한다. 비교적 작은 크기의 스티어링 휠을 잡고 함께 위치한 마그네슘 패들 시프트를 조작하면서 도로 위에서 신나게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대면, 마치 한 마리 괴물 안에 들어서 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할까. 



▲ 안전 및 편의사양 


안전사양으로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과 연계작동하는 차체 자세제어 장치(VDC)와 시트 벨브 센서와 승객 탑승 식별 센서가 있는 듀얼 스테이지 보조 프론트 에어백 및 커튼 에어백이 채택됐으며, 앞좌석 액티브 헤드레스트, 바퀴 잠김 현상을 방지해 위급 상황에서 차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도록 도와 주는 4륜 안티락 브레이킹 시스템(ABS)이 채택됐다. 


편의사양으로는 천장 중앙 콘솔에서 내려오는 9인치 스크린의 뒷좌석 DVD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내비게이션과 어라운드 뷰 모니터, 바이 제논 헤드라이트, 푸쉬 버튼 시동 및 인텔리전트 키, 웰컴 라이팅 시스템, 블루투스 시스템, 11개 스피커의 보스 오디오 시스템 등을 갖췄다. 


     

  

특히 EX35에서 선보였던 웰컴 라이팅 시스템은 인텔리전트 키를 가진 운전자가 차 가까이 다가오면 사이드 미러 하단의 작은 조명이 켜지면서 운전자를 안내하는 기능으로, 탑승하기 전 차 실내에 은은한 조명이 밝혀져 운전자가 편안한 분위기에서 드라이빙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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