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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어쩌면 별들이][도깨비] 필사하기 좋은 시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by 노지재배 2017.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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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책은 tvN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하면서 정말 유명해진 책이다. 바로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김용택 시인이 직접 고른 꼭 한 번 필사하고 싶은 시>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 책은 드라마 속에서 도깨비 '김신'으로 활약한 공유가 도깨비 신부 김고은을 바라보며 암송하는 시로 명성을 얻었다. 바로 김인육 시인의 <사랑의 물리학>이라는 시다. 이 책에 등장하는 111편의 시 중에서 이 시가 바로 제일 앞에 나온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이뤄졌다. 이 4개의 장은 김용택 시인의 <붉은 깃털의 새떼>,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 <그래서 당신>이라는 시에서 구절을 따서 각 장의 제목으로 사용하고 있다. 먼저 <잎이 필 때 사랑했네/바람 불 때 사랑했네/물들 때 사랑했네>라는 첫 번째 장은 사랑과 관련한 시가 많다. 도깨비에 나온 <사랑의 물리학>도 이 장의 첫 번째로 등장하는 시다. 두 번째 장 <바람의 노래를 들을 것이다/울고 왔다 웃고 갔을 인생과/웃고 왔다 울고 갔을 인생들을>에서는 생의 수많은 감정을 매만져 주는 시를 담았다. 그리고 세 번째 <바람이 나를 가져가리라/햇살이 나를 나누어 가리라/봄비가 나를 데리고 가리라>에서는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메시지를 모았다고 한다. 그리고 끝으로 <발걸음을 멈추고/숨을 멈추고/눈을 감고>에서는 김용택 시인의 시 10편을 담았다.


이렇게 해서 이 책에 담긴 시는 총 111편이다. 마지막 장에 담긴 김용택 시인의 시 10편에다 김용택 시인이 직접 고른 필사하기 좋은 시 101편이다. ‘섬진강 시인’이란 별칭으로 잘 알려진 김용택 시인은 섬진강가에 살면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아이들과 함께 시를 써온 시인이다.



김용택 시인이 고른 101편의 시는 김소월, 이육사, 윤동주, 백석같이 교과서에서 접해 친근한 작가의 작품은 물론, 김혜순, 황지우, 천양희, 이성복, 신경림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문인의 시, 폴 엘뤼아르, 프리드리히 니체, 요한 괴테 등 외국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인의 작품을 다루고 있다.


요즘 필사가 유행하고 있다. 인쇄술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던 탓도 있겠지만, 우리 선조들은 책을 빌리면 직접 필사해서 하나의 책을 새로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인상 깊은 책을 자기 것으로 만들거나, 공부를 열심히 하기 위해서도 중요 내용을 베끼는 초서(抄書)의 방법을 많이 쓰기도 했다. 유명한 문인들도 필사의 방법으로 문학청년 시절을 지나왔다는 고백을 많이 한다. 대표적인 이가 소설가 신경숙이다.


필사에 가장 어울리는 문학 장르를 꼽으라면 당연히 시를 빼놓을 수 없다. 연과 행 하나하나, 그리고 글자 하나하나, 때로는 글자 너머의 여백에까지 시인의 의도와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이 바로 시이다.


김용택 시인이 꼽은 이 아름다운 시들은 한 번씩 꺼내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편안하게 해주는 진정한 마음의 양식이 될 것이다. 더구나 필사를 통해 시인의 숨결을 느껴보고, 시 속에 자신의 감정을 불어넣어 보면 삭막한 세상에서 더 없는 숨 돌리기가 되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용택 시인의 시 구절처럼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멈추고 눈을 감고, 가만히 여기 이 시들을 필사하거나 소리 내어 읽어보자. 가만히 안겨오는 바람의 노래를 들을 것이다. 바람이 나를 가져가리라, 햇살이 나를 나누어 가리라, 봄비가 나를 데리고 가리라.


아래에는 참고삼아 각 장에서 하나씩 마음에 드는 시를 실어 본다. 시 앞에 각 장의 제목도 달았다. 참고하기 바란다.


그리고 참고로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이 책에 실린 댄조지 시인의 <어쩌면>이라는 시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김용택 시인은 이 시 구절을 이용해서 이 책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


누구나 눈물 한 말 한숨 한 짐씩 짊어지고

밤하늘의 별들 사이를 헤매며 산다.

시인이 만들어놓은 세상을 따라가다 보면

시가 헤매는 우리 마음을 잡아줄지도 모른다.

어쩌면 밤하늘의 저 별들이

내 슬픔을 가져갈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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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필 때 사랑했네

바람 불 때 사랑했네

물들 때 사랑했네




<사랑의 물리학>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바람의 노래를 들을 것이다

울고 왔다 웃고 갔을 인생과

웃고 왔다 울고 갔을 인생들을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


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바람이 나를 가져가리라

햇살이 나를 나누어 가리라

봄비가 나를 데리고 가리라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멈추고

눈을 감고




<사람들은 왜 모를까>


김용택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목차


1. 잎이 필 때 사랑했네 바람 불 때 사랑했네 물들 때 사랑했네 


그저 달콤하지만은 않은 사랑의 시간


사랑의 물리학·김인육 

백 년·이병률 

와락·정끝별 

초승달·김경미 

지평선·막스 자콥 

눈·김소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백석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이규보 

낮은 목소리·장석남 

사랑의 증세·로버트 그레이브스 

경쾌한 노래·폴 엘뤼아르 

농담·이문재 

아침 식사·자크 프레베르 

남해 금산·이성복 

선운사에서·최영미 

그리움·신달자 

소세양 판서를 보내며·황진이 

당신의 눈물·김혜순 

너에게 쓴다·천양희 

미라보 다리·기욤 아폴리네르 

푸른 밤·나희덕 

세월이 가면·박인환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파블로 네루다 

수양버들 공원에 내려가·윌리엄 예이츠 

사랑법·강은교 

지울 수 없는 얼굴·고정희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정희성 

노래·이시카와 타쿠보쿠 

뼈아픈 후회·황지우 

민들레의 영토·이해인 



2. 바람의 노래를 들을 것이다 울고 왔다 웃고 갔을 인생과 웃고 왔다 울고 갔을 인생들을 


일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 들리는 생의 복잡 미묘한 감정


조용한 일·김사인 

혜화역 4번 출구·이상국 

기차표 운동화·안현미 

가을·송찬호 

아내의 이름은 천리향·손택수 

일기·안도현 

그날·곽효환 

자화상·윤동주 

거울·이상 

질투는 나의 힘·기형도 

가을, 그리고 겨울·최하림 

밤·정지용 

수선화에게·정호승 

청포도·이육사 

기도실·강현덕 

사평역에서·곽재구 

긍정적인 밥·함민복 

바짝 붙어서다·김사인 

팬케이크를 반죽해요·크리스티나 로제티 

시월·황동규 

저녁눈·박용래 

나는 첫눈을 밟고 거닌다·세르게이 예세닌 

웃은 죄·김동환 

누군가 창문을 조용히 두드리다 간 밤·김경주 

가정식 백반·윤제림 

행복·김종삼 

윤사월·박목월 

다름 아니라·윌리엄 윌리엄스 

고독하다는 것은·조병화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황지우 

별·이병기 



3. 바람이 나를 가져가리라 햇살이 나를 나누어 가리라 봄비가 나를 데리고 가리라


지치고 힘든 순간,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


사막·오르텅스 블루 

담배 한 대 길이의 시간 속을·최승자 

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나의 노래는·신석정 

내가 만약 촛불을 밝히지 않는다면·나짐 히크메트 

찬란·이병률 

용기·요한 괴테 

강물·김영랑 

도보순례·이문재 

걸어보지 못한 길·로버트 프로스트 

낙화·조지훈 

언덕 꼭대기에 서서 소리치지 말라·울라브 하우게 

꿈·랭스턴 휴즈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라이너 릴케 

서시·이정록 

석류·폴 발레리 

갈대·신경림 

강촌에서·문태준 

봄밤·김수영 

그 사람에게·신동엽 

해답·거트루드 스타인 

하지 않고 남겨둔 일·헨리 롱펠로 

비망록·문정희 

구부러진 길·이준관 

값진 삶을 살고 싶다면·프리드리히 니체 

어쩌면·댄 조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킴벌리 커버거 

산유화·김소월 

먼 행성·오민석 

방문객·정현종 



4.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멈추고 눈을 감고 


- 독자가 사랑하는 김용택의 시 10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참 좋은 당신 

나무 

안녕, 피츠버그 그리고 책 

방창 

이 하찮은 가치 

사람들은 왜 모를까 

삶 

필경 

봄날은 간다 


시 제목으로 찾아보기 

시인 이름으로 찾아보기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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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는 제 블로그에 있는 다른 포스팅 중 참고하실 만한 내용들을 추렸습니다.

한번 살펴봐 주세요. 고맙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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