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포스팅할 책 리뷰는 ≪본깨적≫이다.
≪본깨적≫은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독서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흔히 공자를 인용해 독서의 중요성을 말할 때 드는 것이 위편삼절(韋編三絶)이다. 위편삼절은 공자가 ≪주역≫을 좋아해 어찌나 여러 번 읽었던지, 죽간을 묶은 가죽끈이 서너 번씩 끊어지는 것이 예사였다는 말이다. 이 일화는 요즘 식으로 말하면 하도 책을 여러 번 읽어서 책장이 너덜너덜해졌다는 얘기가 된다.
독서의 매력은 끝이 없다. 평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조차도 독서의 힘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독서가 사람을 바꾼다는 말, 독서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은 흔히 듣는 말이며, 많은 연구들도 독서가 사람의 인지능력 발달과 지능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러나 얼마나 많은 책을 읽어야 삶이 변하는지 알기 어려워 방황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방황의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 바로 본깨적 독서법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KMA(한국능률협회) 독서경영전문가 책임강사로 여러 학교와 기업, 관공서에서 독서 지도를 하고 있다. 그렇게 5년이 넘게 강의를 하면서 쌓인 실제 사례를 책에 담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본깨적 독서법이란 무엇일까. 저자가 강조하는 본깨적 독서법이란, 책에서 본 것을 깨닫고 삶에 적용하는 독서법이다. 바로 본 것, 깨달은 것, 적용할 것의 세 가지가 '본깨적'이다.
더 구체적으로 '본 것'은 저자의 관점에서 본 것을 뜻하고, '깨달은 것'은 나의 입장에서 깨달은 것을, '적용할 것'은 책을 읽은 후 나의 입장에서 적용할 것을 뜻한다.
책은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의 내용을 기억하고 삶에 적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사람의 기억력은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책을 여러 번 다시 읽을 것을 권한다. 하지만 저자가 권하는 재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다시 읽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바로 본깨적 독서법을 적용해 빠른 시간에 필요한 부분만 다시 읽어나가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책을 읽을 때 줄을 긋고, 메모를 하고, 별표를 하면서 읽으라고 권한다. 그리고 본 것은 책 여백의 상단에, 깨닫고 적용할 것은 책 페이지 하단 부분에 적으라고 조언한다. 이렇게 하면 책을 다시 읽을 때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만 빠르게 살필 수 있고, 독서의 기억을 더듬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책을 깨끗하게 보는 편이라 마음에 들지는 않는 방법이지만, 책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고 책의 내용을 오래 기억하려면 저자의 조언이 나쁜 방법은 아니라는 데 동의한다.
저자는 또한, 책의 귀퉁이 접기를 활용해 중요 페이지를 표시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그중에서도 더욱 중요한 페이지는 귀 접기를 두 번 해서 개구리 뒷다리처럼 표시하면 나중에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깨알 팁도 잊지 않는다.
책 내용 중에 또 인상 깊었던 것은 독서 전에 이 책이 나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책인지, 당장 읽어야 할 책인지 살펴볼 수 있는 'Before Reading' 표였다. 이 표는 연관성과 성장성 점검 부분으로 나뉜다. 우선, 연관성 항목에서는 책의 흥미성과 직업 연관성, 생활 연관성의 세 가지를 각각 1점부터 5점까지 매긴다. 그리고 성장성 항목에서는 책의 가치를 따지는 고전성, 작가의 전문성, 실제 적용 가능성의 세 가지를 또 1점부터 5점까지 매긴다. 이를 통해 나타난 총점이 6~20점인 책은 '지금 당장 급하지 않은 책'으로 읽지 않아도 되는 책, 21~24점인 책은 '부분적으로 필요한 것만 읽는 책'으로 발췌독(拔萃讀)을 권한다. 또 25~27점인 책은 직업이나 내 삶과의 연관성이 높은 '꼭 필요한 책'으로 열독(熱讀)할 것을 권하며, 28~30점인 책은 '패러다임을 바꿔줄 책'으로 심독(深讀)을 권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발췌독도 당당한 독서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내게 필요한 부분만 읽는 것이 효율적인 독서의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연간 독서량은 16권으로 직장인들과 큰 차이가 없는 반면 하버드대 학생들의 연간 독서량은 무려 98권에 달하고 옥스퍼드대 학생들은 103권의 책을 읽는다. 그런데 이 많은 책을 읽는 하버드대와 옥스퍼드대 학생들은 바로 발췌독을 통한 독서도 책 1권을 읽은 것으로 친다는 것이 발췌독을 꺼리지 말아야 할 이유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책만 다 읽은 책으로 인정하는데, 하버드대생이나 옥스퍼드대 학생들은 400페이지 분량의 책 중 필요한 50페이지만 읽어도 당당하게 읽은 책으로 연간 독서 목록에 올린다는 말이다. 저자는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좀 더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꼭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읽으면 훨씬 다양한 책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말처럼 제목과 목차, 머릿말 등을 활용한 속독법과 함께, 나에게 필요한 부분만 취하는 발췌독 또한 중요한 속독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또 책을 읽은 뒤에는 'After Reading' 표를 작성한다. 이 표는 6가지 방법으로 책을 평가하는데 첫 번째로는 책이 전체적으로 논리적인가, 두 번째 저자가 말하는 것은 실천 가능한가, 세 번째 자신의 흥미와 호기심이 충족되었는가, 네 번째 이 책에 얼마만큼 동의하는가, 다섯 번째 한 번 더 읽을 필요가 있는가, 여섯 번째 이 책을 소개하고 싶은가의 여섯 가지 방향에서 'Before Reding' 때와 마찬가지로 각 1~5점까지 점수를 매긴다. 그리고 이 점수를 종합해 6~20점까지의 점수를 받은 책은 '책 속 본깨적'으로 독서를 끝낸다. 21~24점의 책은 본격적으로 본깨적을 하는 '본깨적 노트'에 따로 옮긴다. 또 25~27점을 받은 책은 당장 자신의 삶이나 일에 책의 내용을 적용하도록 한다. 그리고 28~30점을 받은 책은 한 번만 읽기에는 아까운 책이니 두고두고 읽으면서 온전한 내 것으로 만들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또 본깨적 노트를 꼭 쓰라고 권유한다. 책 속 본깨적뿐 아니라 본깨적 노트에 중요한 부분을 직접 옮겨 적는 초서(抄書) 행위를 통해 독서의 효과가 더욱 배가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특히, 책의 중요 내용을 베끼는 초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이 즐겨하던 독서법으로, 이를 즐긴 대표적인 인물로는 다산 정약용과 정조대왕을 들 수 있다.
본깨적 노트는 바인더를 활용하라고 저자는 권유한다. 이 바인더는 언제든 속지를 갈아 끼울 수 있기 때문에 독서량이 늘면서 내게 필요한 책들을 분류하기도 좋고, 필요한 내용의 독서 노트들을 따로 모아서 보관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독서 노트들은 언제든 본깨적한 내용을 통해 빠르게 재독이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이렇게 모인 바인더들이 나만을 위한 독서지식 생태계를 구축해 줄 것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한편, 저자는 바쁜 현대인들은 독서를 위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나라 유학자 구양수는 삼상지학(三上之學)이라는 말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는 책을 읽기 좋은 시간으로 마상(馬上), 침상(寢上), 측상(厠上)을 이름이다. 말 위와 잠자리, 화장실을 뜻한다. 나폴레옹도 전쟁 중에 말에서 책을 보다가 떨어졌을 만큼 말 위는 책을 읽기에 좋은 장소라고 저자는 말한다. 요즘은 말 위라 함은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뜻한다고 볼 수 있겠다.
끝으로 저자의 에필로그 내용 중에서 참고할 만한 부분을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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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삶의 큰 웅덩이를 만나 질척일 때 책에서 금방 해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책은 모래사막에 있는 낙타와 같다. 낙타는 뜨거운 태양을 막아주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걸어가는 길에 함께해주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게 도와준다. 마찬가지로 책은 역경을 직접 해결해주지 못한다. 힘든 길에서 방향을 잃지 않게 우직한 낙타처럼 함께해준다.
≪맹자≫에 이런 우직함이 잘 드러나는 내용이 있다.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 '물이 흐르다 웅덩이를 만나면 그 웅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비로소 앞으로 나아간다'라는 뜻이다. 우리는 시련이라는 웅덩이를 스스로 채우고 넘어가야 한다. 남이 대신해서 그 웅덩이를 채울 수 없다. 당신이 웅덩이에 빠졌다면 그 웅덩이에 책을 넣어보라. 삶의 웅덩이가 너무 크게 패여 아픈가? 먼저 가슴 아팠던 저자들에게 손을 내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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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박상배
저서 (총 4권)3P자기경영연구소 독서사업 본부장이자 전국에 300개의 독서 모임을 보유한 독서포럼 나비의 창립위원이다. 책을 통해 꿈을 이루는 북 드리머(Book Dreamer)로서 EBS 기획특강 ‘삶을 바꾸는 살아 있는 독서법’을 강의했다. 첫 책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독서법 본깨적』으로 독서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현장 본깨적』엔 8년간 200여 개의 기업을 컨설팅하며 개발한 직장인을 위한 업무 실행력 솔루션을 담았다. 평범한 직장인이 대체 불가능한 프로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현장의 기술과 남다른 성과를 만드는 실전 노하우가 가득하다. 현재 독서경영 전문가로서 기업, 관공서, 사회단체 등에 출강하고 있다.
■ 목차
프롤로그 | 살아있는 책 읽기가 삶의 변화를 부른다
1. 책을 읽다, 삶이 바뀌다
운명처럼 만난 책, 새로운 삶을 선물하다
미운 오리 새끼, 백조가 되다
책 읽기로 위기의 학교를 구하다
권고사직 대상자, 꼭 필요한 인재로 거듭나다
평범한 보험설계사에서 우수인증설계사로 도약하다
한 사람의 변화가 조직 전체를 바꾸다
2. 이것이 삶을 바꾸는 책 읽기다
삶을 바꾸는 책읽기는 본깨적이다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읽어도 충분하다
1124 재독법이 망각을 잡는다
빨리 읽는 것보다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책부터 읽느냐가 성패를 결정한다
나를 이해하는 방법, 책 속에 있다
책을 몇 권이나 읽어야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실행을 방해하는 원인부터 제거하라
수평적, 수직적 병렬독서의 조화가 필요하다
3. 실전! 본깨적 책 읽기
책을 읽는 데도 준비가 필요하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읽으면 책 읽기 효과가 배가된다
밑줄과 박스를 치면서 읽으면 집중력 쑥쑥!
책 여백 상.하단에 본깨적 정리하기
마무리 5분이 책을 살린다
본깨적 노트 작성, 선택이 아닌 필수
본깨적 책읽기, 함께하면 효과가 더 크다
333 본깨적으로 변화의 속도를 높인다
나만의 독서 내비게이션
본깨적 책읽기는 오감을 동원할 때 극대화된다
인문학 책읽기,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4. 북 바인더, 책과 삶을 하나로 묶다
북 바인더가 독서 습관을 만든다
목표를 적으면 현실이 된다
북 바인더로 나만의 지식 자서전을 만든다
One Book, One Message, One Action
북 바인더를 잘 쓰면 책 읽을 시간이 저절로 생긴다
디지털 미디어 사용 시간을 반만 줄여도 인생이 달라진다
에필로그 | 책과 함께라면 건너지 못할 웅덩이가 없다
감사의 말
책 속 책 | 인생 변화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추천도서 15
책 속 부록 | 북 바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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