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가 틀린 맞춤법' 열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 선택한 말은 '피로 회복'과 '피로 해소' 등입니다.
우선, 뉴스 이미지들을 좀 보시죠. 굵은 글씨에 유의해서 봐주세요. 틀린 기사가 무엇일지 생각해보세요.
네, 바로 '피로 회복'이라는 말이 틀린 말입니다. 첫 번째 뉴스 이미지가 틀린 것이죠. 계속해서 설명하겠지만, 두 번째의 '피로 해소' 정도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이번 사례는 잘못 쓴 말이 너무나도 굳어져서 오히려 맞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예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리면 '피로회복'이나 '피로해소'는 한 단어로 인정되는 말이 아니므로 '피로 회복'과 '피로 해소'로 띄어 쓰시는 게 의미 구분이나 표현에 도움이 됩니다.
잘못된 표현인 '피로 회복'이 이처럼 만연한 데는 유명한 피로 해소 음료가 광고에서 '피로 회복'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면서부터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피로 회복제' '피로 회복 음료' '만성피로 회복' 등의 말을 자주 듣고 쉽게 접하다 보니 이 말이 틀린 말인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피로'를 '회복'한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피로[疲勞]는 '1. 일에 시간과 힘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해서 정신이나 육체 따위가 지쳐서 고단함 2. 일에 힘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여 지쳐서 고단하다'의 뜻이 있는 말입니다. 유의어로는 피곤(疲困)이 있습니다.
그리고 회복[回復/恢復]은 '원래의 좋은 상태로 되돌리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말로는 '복귀(復歸)'가 있죠.
그렇다면 '피로'를 '회복'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말뜻을 그대로 옮기자면 피로를 다시 회복한다는 것이니까, 피로한 상태로 다시 옮겨간다 또는 피로한 상태로 다시 돌아간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애써 피로에서 벗어났을 텐데 다시 피로한 상태로 돌아가서는 안 되겠죠.
쉽게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한 번 떠올려보세요. 우리는 스트레스를 '회복'한다고 하지 않습니다. 즉, 스트레스 회복이란 지긋지긋한 스트레스 상태로 다시 돌아간다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표현은 '스트레스 해소' 정도가 적절하겠죠. '스트레스'는 '회복'하는 대상이 아니라 없애야 하는 것이니까요.
'피로 회복'이 잘못된 이유에 대해 국립국어원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회복'과 함께 쓰이는 말인 '경기 회복, 국교 회복, 국적 회복, 원상회복'을 고려해 보면, '회복'에 선행하는 말과 주어 또는 목적어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러한 용법으로 볼 때, '피로 회복'은 '회복'과 선행하는 말 간의 관계가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즉, 주로 무엇인가를 되찾는다는 뜻으로 '회복'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 '회복' 앞에 '피로'가 오게 되면 '피로를 되찾는다'는 뜻이 되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굳이 '회복'의 의미를 강조하고자 한다면 '회복' 앞에 '피로'가 아닌 '원기'나 '기력' 또는 '활력'을 넣어주면 의미가 옳게 표현됩니다. '원기 회복', '기력 회복' 또는 '활력 회복'으로 표현하는 것이죠. 이렇게 해야 '피로'를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 명확해집니다.
또는, '피로'에 초점을 맞춰 고치고 싶다면 '피로 해소'나 '피로 감소', '피로 제거' 등으로 표현해도 의미가 올바르게 통합니다. 또는 '건강 관리', '스트레스 관리' 등의 의미로, '피로 관리'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자, 이번에는 올바르게 표현한 기사들을 볼까요. 사실 '피로 회복'에 가려 올바른 표현들이 드물 정도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피로회복'이나 '피로해소'는 한 단어로 인정되는 말이 아니므로 '피로 회복'과 '피로 해소'로 띄어 쓰시는 게 의미 구분이나 표현에 도움이 됩니다. '피로 개선'과 '피로 관리' 등도 마찬가지겠죠.
그럼, 끝으로 한 번 더 테스트해볼까요? 마침, 같은 내용의 기사에서 틀린 표현과 맞는 표현이 있어 인용했습니다. 맞는 기사 이미지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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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앞에서 누누이 설명했듯이 맞는 기사는 두 번째 '피로 해소'입니다. 앞으로는 평상시 대화나 글쓰기에서 '피로 회복'이라는 잘못된 표현이 나올 것 같으면 꼭 '피로 해소'나 '원기 회복' 등으로 고쳐서 써주세요. 나 하나의 맞춤법 사랑이 곧 올바른 우리말 사용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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