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하늘을 쳐다보거나 먼산바라기를 해본 적이 언제일까요.

경쟁사회와 초스피드 시대에 내몰린 현대인들은 멍 때릴 수 있는 시간마저 부족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또는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번아웃 증후군마저 불사해야 하는 현대인들은 점차 뇌가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갉아먹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은 멍 때리기 외에도 명상, 참선, 요가, 단전호흡, 기체조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궁극적으로 마음속의 잡다함을 몰아내고 마음을 비운다는 점에서 모두 멍 때리기와도 일맥상통하는 건강요법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런 준비물이나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맨손체조처럼, 멍 때리기야말로 우리 뇌나 정신과 관련된 가장 기본적인 운동이 아닐까요.

■ 멍 때리기 이색 대회까지 등장한 사회

이런 숨 막히는 현실 때문에 우리나라 서울에서 '멍 때리기'라는 이색 대회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 2014년입니다. 이 대회의 인기는 멀리 중국에까지 이어질 정도며, 지금도 매년 우리나라에서는 멍 때리기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대회 참가자들은 아무런 생각 없이 넋을 놓고 있는 상태에서 심박측정기를 지닌 채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대회가 진행되는 3시간 동안 참가자들은 △휴대전화 확인 △졸거나 잠자기 △시간 확인 △잡담 나누기 △주최 측 음료 외의 음식물 섭취(껌 씹기 제외) △노래 부르기 또는 춤추기 △독서 △웃음 등의 행위가 금지됩니다. 3시간 동안 그야말로 '멍'만 때리는 것이죠.

매일매일 혹사당하는 현대인의 뇌는 그 어느 때보다 충분한 휴식이 필요합니다. 밥 먹은 이후에 소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듯이, 컴퓨터에 자료 입력 후 기억장치에 저장하는 시간이 필요하듯이 우리 뇌도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편안히 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몸을 이완시키는 운동으로 스트레칭이 있다면, 정신을 이완시키는 운동은 바로 '멍 때리기'입니다.

■ 멍 때리기는 창조를 위한 준비 과정

그런데 생각해보면 멍 때리기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생각은 비울수록 채워지는 법이기 때문이죠.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멍 때리며 목욕을 하다가 부력의 원리를 발견하고 '유레카'를 외쳤습니다. 뉴턴은 떨어지는 사과나무 밑에서 멍하니 있다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죠. 아인슈타인도 바이올린과 보트 타기로 휴식을 즐겼고, 잭 웰치도 GE 회장 시절에 매일 1시간씩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멍하게 있는 동안 무심코 생각이 걷는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뜻밖의 통찰을 얻고,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머리를 비우고 멍하니 있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멍 때려라!>라는 책을 통해 뇌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동원 교수는 우리 뇌가 몸무게의 3%에 불과하지만 몸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20%를 사용하는 고비용 기관이라면서 "이런 뇌가 깨어 있는 시간의 30~50%를 멍 때리는 데 쓴다. 그만큼 멍 때리기가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합니다.

특히, 신동원 교수는 뇌와 몸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뇌가 계속해서 정보를 받기만 하면 스트레스가 쌓여 혈압, 혈당, 체중 조절이 잘 안 된다고 피력합니다.

우리 근육은 운동할 때가 아닌 쉬는 동안 회복하면서 성장합니다. 뇌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보를 입력하는 것만큼 휴식하고 재정비하는 데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는 말이죠.

이제 멍 때리는 직장동료나 아이, 학생에게 '정신 차리라'는 말은 삼가야겠습니다. 어쩌면 그 멍 때리는 시간은 가장 빛나는 창조를 위한 밑거름이거나, 바로 그 창조의 시간일 수도 있을 테니까요.

■ 뇌 피로도 측정법

다음 20개 항목별로 점수를 매긴 뒤 합산합니다. 항목별로 매우 심하다는 3점, 심하다 2점, 약간 있다 1점, 거의 없다는 0점입니다.

총점이 11~20점은 뇌 피로도 경증, 21~30점은 중등도, 31점 이상은 뇌 피로도 중증에 해당하니다. 경증이면 적당한 뇌 휴식을 취하시면 되며, 중등도는 뇌 피로를 더욱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하고 , 뇌 피로도가 중증이신 분들은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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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하늘을 쳐다보거나 먼산바라기를 해본 적이 언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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