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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야기

[가능한 한/가능한한/가능한] 뉴스가 틀린 맞춤법(31)='가능한 한/가능한 빨리?

by 노지재배 2020.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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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가 틀린 맞춤법' 서른한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가능한 한/가능한''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래 두 가지 뉴스 중 어떤 뉴스가 올바른 표기일까요? 굵은 글씨로 표기된 '가능한 한'과 '가능한'을 중심으로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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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위의 뉴스에 쓰인 '가능한 한'이 올바른 표기입니다. 그러니까 아래처럼 '가능한'만으로는 틀린 표현이 되겠죠. 

그런데 '가능한'이 틀렸다는 것은 위의 구조처럼 '가능한 한'이라는 구조로 쓰일 때입니다. 이때의 '한(限, 한정할 한)'은 주로 '~는(ㄴ) 한' 구성으로 쓰여, 조건의 뜻을 나타냅니다. 구체적으로 '가능한 한'에서 앞의 '한'은 '~하다'의 관형형 어미이고, 뒤의 '한'은 '한(限)'으로서 '정도, 범위'의 뜻입니다. 즉, '가능한 한'이라는 구절은 '가능하다면'이라는 조건을 뜻합니다. '한(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해당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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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6  限 
발음 [ 한ː ]     
파생어 한-하다2 

3. (‘-는 한이 있더라도’ 또는 ‘-는 한이 있어도’ 구성으로 쓰여)  어떤 일을 위하여 희생하거나 무릅써야 할 극단적 상황을 나타내는 말. 

-비록 사표를 쓰는 한이 있더라도 이 명령만은 따를 수 없다.  

4. 
(주로 ‘-는 한’ 구성으로 쓰여)  조건의 뜻을 나타내는 말.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회담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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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이렇게 쓰입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여행은 일정대로 진행될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그를 도와주겠다. 
-내가 아는 한에서는 그만큼 나쁜 일도 없다. 

그런데 이처럼 '가능한 한'에서의 '가능한'만을 떼어 '가능한 한'의 형태로 사용하는 실수를 요즘 많이 봅니다. 이때 앞의 '가능한'은 '가능하다'라는 형용사의 관형형일 뿐입니다. 관형형은 명사와 같은 체언을 꾸며주는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앞의 '가능한 한'과 같이 조건의 의미를 가질 수 없습니다. 아래 뉴스도 그러한 예입니다. 

 

'가능한 한 넓게 보장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와 같이 써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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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관형형으로 다음과 같이는 쓸 수 있습니다. 

-가능한 사실
-가능한 체험
-가능한 실험
-할 수 있는 일
-아는 일

아래 뉴스들은 위와 같이 '가능한'을 관형형으로 올바르게 쓴 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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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예들은 모두 뒤의 체언인 사실/체험/실험/일 등을 꾸며 이것들이 가능하거나 할 수 있다는, 또는 안다는 뜻을 나타내는 데 그칩니다. 앞의 '가능한 한'처럼 어떤 조건의 의미를 나타내지는 못한다는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어떤 조건의 의미를 나타내는 '는(ㄴ) 한(限)'의 자리에서 뒤의 '한(限)'을 빼버리면 전혀 다른 말이 되거나, 뜻이 통하지 않게 됩니다. 

또한, '가능한 한'을 '가능한한'으로 붙여 쓰는 실수를 보기도 하는데 이 또한 잘못입니다. 이는 '가능한 한'에서 앞의 '가능한'은 '가능하다'는 형용사의 관형형이며, 뒤의 '한'은 '는(ㄴ) 한'의 꼴로 쓰여 '범위'나 '정도'를 한정하는 명사형이 되기 때문입니다. 관형어와 명사는 띄어서 적어야 하는 것이죠. '예쁜 사람'이지 '예쁜사람'이 아니고, '좋은 사람'이지 '좋은사람'이 아닌 것처럼요. 

아래 뉴스들은 모두 '가능한 한'의 의미를 올바르게 나타내고 있는 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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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 글이 왜 비문(非文) 즉, 글이 될 수 없는지 아실 수 있겠죠.

-가능한 힘껏 노력해 보겠습니다.
-할 수 있는 빨리 보내겠습니다. 

이는 모두 관형형 뒤에 꾸밈을 받는 체언이 오지 않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고, 그 때문에 말의 뜻이 통하지 않는 구조의 문장입니다. '가능한 한 힘껏 노력해 보겠습니다'나 '할 수 있는 한 빨리 보내겠습니다'와 같이 '는(ㄴ) 한(限)'의 구조가 되어야 문장의 의미가 완벽해지는 것이죠. 

어쩌면 '최대한 노력해 보겠습니다'와 혼동했을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러나 이 경우 '최대한(最大限)'의 '~한'은 관형형 어미가 아니라 앞에서 예를 든 '한(限)'입니다. 또 '최대한(最大限)'은 명사 또는 부사어로 쓰입니다. 명사로 쓰일 때는 '일정한 조건에서 정해진 가장 큰 정도'를 뜻하고, 부사로 쓰일 때는 '일정한 조건에서 가능한 한 가장 많이'의 의미를 띱니다. 또는 '최대한'은 '최대한(最大限)으로'에서 '조사'가 생략된 구조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어떠셨나요? 앞으로 '가능한 한'과 '가능한'을 제대로 구별해서 올바른 언어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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