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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야기

드라마·영화가 틀린 맞춤법(1)=너는 나의 봄, 아리: '삼가세요/삼가주세요' 무엇이 맞을까요?

by 노지재배 2021.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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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가 틀린 맞춤법' 첫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드라마 '너는 나의 봄'에 '아리' 역으로 출연한 윤상정 배우와 관련한 대사에서 가져왔습니다.

'너는 나의 봄'은 제가 좋아하는 로맨스 전문 배우 서현진 배우가 나오는 작품입니다. 달달한 로맨스와 연쇄살인마가 섞여드는 흥미 있는 스토리인데요. 마치 '동백꽃 필 무렵'과 비슷한 설정이라고 할까요. 

드라마 속 문제의 장면은 게시글 중간중간에 삽입했습니다. 

 



윤상정 배우는 2020년 10월 방송된 tvN '롤러코스터 리부트'를 비롯해 웹드라마 '짧은 대본', 다수 독립영화 등에 출연한 신인 배우입니다. '너는 나의 봄'에서는 극 중 박은하(김예원 분)와 박철도(한민 분) 남매가 운영하는 커피숍에서 똑 부러지고 매력 넘치는 감초 캐릭터를 연기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문제의 장면은 박은하와 박철도 남매의 아버지이자 '너는 나의 봄'의 주요 배경인 '99빌딩'의 건물주가 커피숍에 나타난 신입니다. 

 



여기서 다짜고짜 반말 시전과 함께 물을 갖다 달라는 건물주에게 초면인 '아리'는 종업원에게 반말 등 실례되는 행동을 삼가 달라는 손팻말을 들고 나타납니다. 극 중 나온 손팻말 중 '삼가다'와 관련해 잘못된 활용 사례가 나와 이번 '드라마·영화가 틀린 맞춤법' 첫 사례로 선택했습니다. 

무엇이 틀렸을까요? 네 바로, 손팻말에 등장하는 '삼가주세요'가 틀린 말입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기사나 일상생활에서도 흔하게 틀리는 말입니다. 

실생활 맞춤법에서도 한 번 다룬 내용입니다. 참고하세요. 

[글 이야기] - [삼가다/삼가하다] 실생활 맞춤법 열전 (1) = '삼가다/삼가하다'

 

[삼가다/삼가하다] 실생활 맞춤법 열전 (1) = '삼가다/삼가하다'

오늘은 실생활 맞춤법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새로 한번 만들어 봤는데요. 실생활 맞춤법 열전 첫 번째 시간입니다. 첫 시간인 오늘 선택한 사례는 '삼가다'와 '삼가하다'입니다. 더불어 '삼가'

midflower.tistory.com


사실, 우리말에는 '삼가하다'라는 말이 없습니다. 이 말의 원형은 '삼가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가해 달라'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나가다'라는 동사가 있는데, '나가 주세요'라고 하지, 여기에 공연히 '하다'를 붙이는 형태로 '나가하 주세요', 또는 '나가해 주세요'라고 쓰지는 않기 때문이죠.

'삼가다'라는 동사는 '1.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의 뜻과 '2.꺼리는 마음으로 양(量)이나 횟수가 지나치지 아니하도록 하다.'의 뜻이 있습니다. 비슷한 말로는 '경건하다, 경계하다, 멀리하다' 등이 있습니다. 

 

'삼가다'는 또 '삼가야, 삼가니, 삼가서, 삼가고' 등으로 활용합니다. 따라서 '삼가하고, 삼가해서, 삼가하면' 등으로 '하'나 '해'를 붙여 활용하는 사례는 모두 틀린 활용입니다. 명사나 일부 부사 뒤에 접미사 '하다'를 붙여서 '공부하다, 생각하다, 달리하다, 빨리하다'처럼 동사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습관 때문에 잘못된 '삼가하다'라는 표현이 일상적으로 굳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다시 강조하자면 '삼가다'는 그 자체가 동사이기 때문에 여기에 '하다'를 붙여 '삼가하다'로 쓰는 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삼가다'에 '해'나 '하'를 붙이는 것 자체가 틀린 사례라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요는 '삼가하다'라는 말 자체가 틀린 말입니다. '삼가하다'란 말은 없습니다. '삼가다'가 있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삼가' 입니다. 

이는 특히 부고 관련 발화 등에 많이 쓰이는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와 같은 형태죠. 그런데 이때 '삼가'는 위에서 우리가 다뤘던 '삼가다'라는 동사와는 또 다른 말입니다. 

'삼가'의 품사는 동사가 아닌 부사로, '겸손하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의 뜻이 있습니다. 비슷한 말로는 '고이' 정도가 있습니다. 부사는 동사를 꾸미는 말이니 "삼가 아룁니다."와 같은 형태로, 또는 위에서처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의 형태로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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