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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야기

드라마·영화가 틀린 맞춤법(2)=장기용은 틀리고, 황승언은 맞았다: 던지/든지, 너는 나의 봄, 새콤달콤

by 노지재배 2021.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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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가 틀린 맞춤법'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드라마 '너는 나의 봄'과 넷플릭스 영화 '새콤달콤'을 선택했습니다.  '너는 나의 봄'은 제가 좋아하는 로맨스 전문 배우 서현진 배우가 나오는 작품입니다. 달달한 로맨스와 연쇄살인마가 섞여드는 흥미 있는 스토리인데요. 마치 '동백꽃 필 무렵'과 비슷한 설정이라고 할까요. 

 



'새콤달콤'은 일본 영화 '이니시에이션 러브'가 원작입니다. 이보다 먼저 원작은 '이니시에이션 러브' 소설이겠네요. 

우리의 '응답하라' 시리즈 분위기로 1980년대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런데 서술 트릭이라고 하는 추리소설 기법을 사용해, 남자 주인공의 이름을 통해 '반전'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리바이벌한 '새콤달콤'은 채수빈과 장기용, 크리스탈 등이 출연하면서 나름의 재미와 볼거리는 있지만, 사실 일본 원작과 비교하면 많이 아쉬움이 남습니다. 일본 원작은 우리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그 시절 정서와 분위기를 더욱 충실하게 담았습니다. 내용을 더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테니 자세한 내용은 이야기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이니시에이션 러브'를 다뤘던 블로그 글만 링크 달겠습니다.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이니시에이션 러브] 일본판 응사/응팔, 이니시에이션 러브

 

[이니시에이션 러브] 일본판 응사/응팔, 이니시에이션 러브

일본판 응사/응팔, 이니시에이션 러브 젊은 연인들의 만남과 헤어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을 미스터리하게 그린 트릭 소설이다. 1980년대 일본 젊은이들의 연애 세태를 아기자기하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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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문제의 장면은 게시글 중간중간에 삽입했습니다. 

 

 

오늘 문제가 되는 장면은 어떤 선택의 문제를 놓고 이야기할 때 쓰이는 '던지'와 '든지'입니다. 정답을 미리 얘기하자면, 선택의 문제에서 쓰이는 말은 '든(지)'입니다. '던(지)'는 과거의 이야기를 할 때 쓰입니다. 선택은 '든', 과거는 '던'이라고 기억하시면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 '든(지)'와 '던(지)'를 많이 헷갈려 합니다. 당연히 신문기사 등 뉴스,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예능 등에서도 이를 많이 틀리게 사용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2) = '던지'와 '든지'

 

뉴스가 틀린 맞춤법(2) = '던지'와 '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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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예를 든 '새콤달콤'과 '너는 나의 봄'에서는 관련 대사를 하는 배우가 장기용 배우와 황승언 배우입니다. 제목에도 나왔지만 '새콤달콤' 쪽이 잘못된 사용이고, '너는 나의 봄' 쪽이 제대로 된 언어 사용을 나타내 주는 예입니다. 

두 작품 모두에서 장기용과 황승언은 '선택'과 관련한 대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택'의 문제를 다룰 때 쓰이는 '든(지)'가 와야 맞습니다. '던지'는 과거 회상의 뜻을 나타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먼저 '새콤달콤'에서 장기용과 크리스탈은 대기업 협력업체 직원들입니다. 이들은 대형 프로젝트를 마치기 위해 대기업에 파견을 나오게 됩니다. 각자 다른 회사에서 파견을 와서 잘하면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노력을 경주합니다. 그러면서 서로 견제도 하고 다툼도 좀 있고요. 그러면서도 대기업 직원들이 칼퇴하는 동안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면서 둘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지고, 이미 채수빈과 사귀고 있던 장기용은 점차 크리스탈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문제의 장면은 장기용과 크리스탈이 야근을 하다가 벌어집니다. 이것저것 부지런하게 먹는 습관이 있는 크리스탈이 삼각김밥을 뜯다가 장기용의 어깨에 떨어뜨립니다. 화가 난 장기용은 "집에 가던지 일을 하던지"라고 소리칩니다(드라마를 다시 보면서 쓰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대사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부분에서 잘못된 표현을 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내 소리를 지른 것을 사과하고, 크리스탈도 그런 장기용에게 미소를 보내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둘의 사이가 예전보다 가까워진 듯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장기용이 말한 "집에 가던지 일을 하던지"는 "집에 가든지 일을 하든지"로 써야 올바르다는 점입니다. 둘 중의 하나만 하라는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선택'의 문제에 쓰는 말은 '든(지)'입니다. 
 
두 번째로 '너는 나의 봄'에서는 스타 배우 안가영으로 나오는 남규리가 남자친구 패트릭의 전화를 받을까 말까 고민하는 장면에서 관련 대사가 나옵니다. 

 



전직 복서로 남규리의 트레이너인 황승언은 전화벨이 울리는데 받지는 않고 그렇다고 전화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닌 남규리에게 "전화를 받든 말든 둘 중의 하나를 해"라고 말합니다(드라마를 다시 보면서 쓰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대사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부분에서 잘못된 표현을 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고 나서 계속 전화를 받지 않고 있는 남규리에게 "그럼 맞든가"라는 대사와 함께 살짝 손으로 머리를 칩니다. 

 



여기서는 황승언 배우가 사용한 '든가' 또는 '든지'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전화를 받을까 말까 저울질 하고 있는 남규리에게 전화를 받든가 말든가 '선택'을 요구하는 대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계속 그렇게 운동도 안 하고 전화도 안 받고 딴청을 피우려면 '맞든가' 하라는 최후통첩을 내립니다. 

사실, '던지'와 '든지'의 구분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우선, '던지'의 '던'은 과거의 의미, '든지'의 '든'은 선택의 의미라는 점을 기억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던지와' '든지' 모두 앞말에 붙여 쓰는 것이라는 점도 기억하세요. '던지'와 '든지'에서 '지'가 빠져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든지'는 어떤 상태나 동작에 대한 선택을 뜻합니다. 보통 두 개 이상을 나열하고 '든지'로 묶어 앞에 있는 것이든 뒤에 있는 것이든 무엇을 선택하는 것과 관련된 내용을 다룹니다.

반면에 '던지'는 '던'이 과거의 의미로, 과거에 일어났던 일에 대한 회상의 의미를 담습니다.


예를 들면,

1) 공부를 너무 오래 했더니 좀 쉬든(지) 자든(지) 해야겠다.(ㅇ)

2) 어제는 기침이 어찌나 심하던지 목이 다 쉬었다.(ㅇ)

이렇게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 둘을 혼동해 다음처럼 틀린 문장도 많이 봅니다.

 



1) 두통이 너무 심해서 약을 먹던(지) 좀 자던(지) 해야겠다.(X)

2) 어제는 기침이 어찌나 심하든지 목이 다 쉬었다.(X)

 
어떠세요? '던지'와 '든지'의 용법, 이제 헷갈리지 않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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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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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살펴봐 주세요. 고맙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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