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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야기

TV·드라마·영화가 틀린 맞춤법(6)='골 때리는 그녀들'이 틀린 '못하다/못 하다'의 용법

by 노지재배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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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영화가 틀린 맞춤법' 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가 평소 즐겨 보는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틀린 맞춤법 사례를 가져왔습니다. 

예능 프로그램 특성상 자막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드라마나 영화보다 맞춤법 관련 사례를 쉽고, 또 많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당분간 '골 때리는 그녀들'을 비롯한 예능 프로그램을 이용한 맞춤법 포스팅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을 많이 보지는 않지만, '골 때리는 그녀들'은 제가 평소 즐겨서 보는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시즌2 때부터 주기적으로 시청하고 있고, 파일로트 프로그램과 시즌1도 몇 편 챙겨서 보았습니다. 

오늘 가져온 부분은 송소희와 황소윤 투톱 그리고 김희정 및 뒤에 합류한 주명 선수의 활약이 돋보이는 '원더우먼' 팀이 활약한 경기입니다. 

상대팀은 에이스 정혜인과 최여진이 맹활약을 펼치는 '액셔니스타'였습니다. 경기 결과는 액셔니스타의 4:0 승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우리 포스팅에서 중요한 것은 경기 결과나 예능 내용이 아니죠. 네. 오늘 '골 때리는 그녀들' 예능을 통해 다룰 맞춤법 내용은 '못하다/못 하다'입니다. 

그럼, 오늘의 목적인 TV 예능 자막이 틀린 우리말 맞춤법을 자세히 살표보겠습니다. 

 



'못하다'와 '못 하다'는 사실 띄어쓰기 하나로 전혀 다른 의미가 되는 말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거짓말을 못해요'와 '거짓말을 못 해요'는 상황과 뜻이 다른 말이다. '못해요'의 '못하다'는 "어떤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능숙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그러한 반면에 '못 하다'는 무엇인가를 할 수 없는 제약의 상태에 있다는 뜻을 나타냅니다. 노래를 하고 싶어도 어떠한 사정 때문에 노래를 할 수 없다는 뜻을 나타냅니다. '하다'라는 동사 앞에 부사 '못'을 넣어 그러한 행동을 못 하게 됐다는 뜻을 나타낸 것입니다. 

한편, 보조 용언으로 쓰이는 '못하다'는 ‘~지 못하다'와 같이 씁니다. 앞말이 뜻하는 행동에 대하여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그것을 이룰 능력이 없음을 나타내는 말 모두 '~지 못하다'로 '못하다'를 붙여서 쓰는 셈이죠.

예를 들면 슬픔 때문에 말을 잇지 못하다/바빠서 헬스장에 가지 못하다/편안하지 못하다 등으로 쓸 수 있습니다. 


 



그럼, 앞에 나왔던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잘못된 부분이 어디인지 아시겠죠? 네, 답은 '파울에도 강하게 어필 못했던 어제 경기'에서 '못했던' 부분이 '못 했던'으로 띄어쓰기가 돼야 하는 겁니다. 

파울이 있었는데 강하게 어필을 하지 못했다('~지 못하다'의 보조용언 구성은 붙여 씁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어필을 해야 하는데 어필을 '못 했던' 것이죠. 

 


"경기를 못했다"고 표현한다면 "어떤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능숙하지 못하다"의 '못하다'로 붙여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필은 그러한 형용사와 붙을 수가 없는 말이죠. 동사의 의미로서 어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하지 못했다는 것을, '하다'라는 동사 앞에 부사 '못'을 넣어 그러한 행동을 못 했다고 표시한 것입니다. 




말이 반복되고 꼬이니까 이해가 더 안 되는 것 같네요. ㅎ 더욱 쉽게 이야기하자면, ‘나는 노래를 못해요’라고 하면 내가 음치라는 표현이 되지만 ‘나는 노래를 못 해요’라고 하면 나는 지금 노래를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표현하게 됩니다. 아마 감기가 걸렸거나, 지금 다른 것을 해야 해서 노래를 못 한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이렇게 띄어쓰기 하나로 음치가 될 수도 있고, 노래를 하고 싶어도 사정이 있어서 못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못하다를 찾으면 다음과 같이 올라 있습니다. 

못-하다

못하여(못해) [모ː타여(모ː태)] 못하니 [모ː타니]

동사
1. 어떤 일을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게 하거나, 그 일을 할 능력이 없다.

노래를 못하다.

형용사
1. 비교 대상에 미치지 아니하다.

음식 맛이 예전보다 못하다.

…보다
2. (‘못해도’ 꼴로 쓰여) 아무리 적게 잡아도.

잡은 고기가 못해도 열 마리는 되겠지.


보조동사
1. (동사 뒤에서 ‘-지 못하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에 대하여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그것을 이룰 능력이 없음을 나타내는 말.

눈물 때문에 말을 잇지 못하다.

보조형용사
1. (형용사 뒤에서 ‘-지 못하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상태에 미치지 아니함을 나타내는 말.

편안하지 못하다.

2. (주로 ‘-다(가) 못하여’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나 상태가 극에 달해 그것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말.

희다 못해 푸른빛이 도는 치아.

 

 

의미 차이가 좀 잡히셨나요. 내가 상황이 있어 '못 하는' 것인지, 아니면 실력이 없어 '못하는' 것인지만 잘 생각해서 표현해도 실수하실 일이 많이 줄어드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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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제 블로그에 있는 다른 포스팅 중 참고하실 만한 내용을 추렸습니다.

한번 살펴봐 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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