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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이야기의 힘]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 《이야기의 힘》에 빠져 보자

by 노지재배 2017.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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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뷰할 책은 《이야기의 힘》이다.


이 책은 EBS 다큐프라임에서 3부작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옮겨 놓은 것이다. 부제로는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을 달고 있다.


책에서는 인간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야기의 기원과 의미,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의 조건과 함께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을 다룬다. 더불어 현대사회에서 자본이 어떻게 이야기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욕망을 불러일으키는지 등 스토리텔링에 관련한 폭넓은 내용을 다양하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EBS 다큐프라임 이야기의 힘

이야기와 인간의 특별한 관계를 이 책에서는 호모나랜스Homonarrans 즉,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설명한다.


이 말은 원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영문학 교수인 존 닐John D. Niles이 1999년 출간한 《호모나랜스》라는 책에서 비롯된 신조어로, 존 닐은 이 책에서 '인간은 이야기하려는 본능이 있고, 이야기를 통해 사회를 이해한다'고 말한다.


스토리텔링이 광범위하게 퍼진 현대사회에서는 디지털 공간에서 글·사진·동영상 등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생산하고, 공유하고, 전파하는 이들을 가리켜 호모나랜스라고 한다.


이 책에서 재미있는 이야기의 조건으로 드는 것은 다음과 같다. 



■ 재미있는 이야기의 조건


첫째, 탄탄한 구조

-재미있는 이야기는 구조부터 다르다


둘째, 등장인물의 명확한 설정

-주인공과 적대자의 캐릭터가 명확해야 한다


셋째, 반전이 가져다주는 묘미

-관객은 의외성, 어긋난 결과에 열광한다


넷째, 비극을 이용한 공감대 형성

-관객은 희극보다 비극적 소재에 더 공감한다


다섯째, 아이러니의 활용

-관객은 알고 주인공은 모르는 아이러니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직접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을 하나의 드라마 스토리를 통해 직접 보여준다. 이러한 구성 과정의 재미와 함께 책 서술 과정도 쉽게 돼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책에서는 또 밸런타인데이에 연인의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의미로 두 개의 사과를 함께 포장해 판매하는 '커플 사과'와 그저 맛있고 달다는 홍보로 판매하는 '꿀사과'의 판매 실적 실험도 등장한다. 비슷한 실험으로는 각각의 생수 제품에 날씬하고 예쁜 몸매로 만들어 준다는 의미를 담아 예쁜 여자 모델을 등장시키거나 그저 좋은 성분의 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해양 과학자를 등장시킨 생수 실험도 예로 들었다. 물론, 이 두 개 실험에서 많이 팔리거나 선호된 제품들은 모두 전자였음은 당연하다.


물건이나 제품에 이러한 의미를 담는 이야기의 힘은 흔히 알고 있는 '합격 사과'의 예에서도 나타난다. 1991년 사과로 유명한 일본 아오모리 현에서 태풍으로 사과밭이 엉망이 됐지만, 거센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10%의 사과로 이를 만회했다는 이야기다. 사과 농부들은 모진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이 사과를 '합격 사과'로 이름 붙여 전국의 수험생에게 팔았다. 태풍 때문에 당도도 떨어지고 모양도 좋지 못한 '합격 사과'였지만, 새로운 의미를 붙인 이 사과는 기존 사과의 10배의 가격에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책에서는 또 베트남전에서 군인의 목숨을 살린 지포 라이터의 일화나, 한 귀족의 병을 낫게 한 데서 유래한 에비앙 생수 이야기 등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의 홍보와 판매에 큰 역할을 맡고 있는 이야기의 힘과 이를 잘 드러내주는 예들을 들고 있다.


이 밖에도 책에는 《아라비안나이트》, 《스타워즈》, 《해리포터》, 《타이타닉》을 비롯해 《스파이더맨》을 비롯해 《시크릿 가든》까지 고전 소설과 할리우드 영화, 국내 드라마까지 다양하면서도 친근한 이야기들을 통해 이야기의 성질과 특징, 인간과의 관계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르네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 이론'이나 타인의 행동을 자신에게 비춰주는 세포인 '겨울 뉴런(Mirror neurons)' 이론 등 자칫 어려워지거나 전문용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할 수도 있는 내용이자만, 대중 방송용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옮긴 만큼 전반적인 내용에 비해 책의 서술 수준은 평이하다. 


서사 분야에 이해가 부족한 독자라 할지라도 영화나 소설, 드라마 등의 이야기의 학문적이거나 분석적인 이해가 필요할 경우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재미있는 이야기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이야기를 써보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쉬운 이론적 입문서가 되어줄 것으로 본다.

 


■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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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그야말로 '이야기의 홍수 시대'다. 우리는 하루 동안에도 수많은 이야기의 홍수 속에 휘둘리고 감동하고, 울고, 웃으며 살아가고 있다.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고, 그 이야기에 의해 우리의 삶은 계획되고 변화된다. 그래서 영국의 여류 소설가 바이어트A.S Byatt는 "이야기는 호흡이나 혈액순환처럼 인간 본질의 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던 걸까?"


(...)


우리는 그 이야기들을 통해 삶의 수많은 부분들을 계획하고, 결정하고, 판단하게 된다. 우리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그 이야기에 얽힌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그 이야기로부터 얻을 감동을 위해 시간을 들이고, 또 그 이야기를 다른 이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야기는 지금도 우리 삶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에너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말 그대로 '힘'이다. 이야기 속에는 '힘'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것이 두려움이든 감동이든, 어쨌든 '힘'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언젠가 읽었던 수많은 고전이나 스토리들 속에서 '감동적인 이야기'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고 상대방의 감성에 호소하는 것을 보았다. 심지어 이야기 하나로 극적인 상황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고, 죽음에서 자신을 구해내는 경우도 있었다. 그것이 바로 이야기의 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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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라는 말은 본래 '먹는 약보다 더 이로운 것利於藥'이란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또 '귀로 먹는 약耳於藥'이라는 말에서 생겨났다는 설도 있다. 오래전부터 이렇게 전해져 온 것을 보면, 예로부터 이야기란 우리 삶에 매우 유용한 것, 필요한 것이라고 여겼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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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부족의 후손과 후손을 통해 오늘날까지 이어져 세상을 이루는 역사가 되었다. 우리는 그 이야기들이 없으면 과거를 알 수도, 기억할 수도 없다. 그리고 우리는 전설, 신화, 민담, 노래, 연극 등 다양한 형식으로 그 이야기들을 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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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첫 번째 이유는 바로 '기억을 잡아두기 위함'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어떤 사실이나 수치, 지식에 관련한 말을 기억해야 할 때 단적으로 머릿속에 입력하는 것보다 이야기를 들을 때 더 잘 몰입하고 감동받는다.


(...)


인간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두 번째 이유는, 이야기가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프라 윈프리가 왜 이 시대의 위대한 여성 리더로 일컬어지는 잘 알고 있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전달한 그녀의 인생 스토리는 그야말로 눈물과 감동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것이었다. (...) 그리고 그것은 책으로, 연설로, 방송으로, 기타 수많은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되었고, 그것을 접한 많은 이들의 삶이 변화되었다. (...)

그룹 프로세스 컨설팅의 창시자인 '아네트 시몬스'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언변도 논리적인 설득도 아니다. 그것은 '이야기'라는 옷을 입은 진실이다. 때론 어눌할지라도 당신만이 줄 수 있는 이야기는 대화의 거리와 말의 벽을 넘어, 그 사람의 가슴으로 스며든다."


마지막으로 이야기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하다. 인간은 추상적인 설명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통해 훨씬 더 잘 이해한다. (...) 그리고 인간은 이 이야기들을 통해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고, 세상을 좀 더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해하게 된다. 결국 인간은 자신의 삶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이야기'라는 도구를 이용해 정의를 내리고 질서를 잡고 역사를 만들어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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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이야기에는 반드시 '갈등과 클라이맥스, 대반전' 등의 탄탄한 플롯 즉 사건의 배열과 구성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손에 땀을 쥐며 보는 미드(미국 드라마)나 국내 드라마들도 반드시 갈등이 존재하지 않던가. 등장인물이 있다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마냥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그 사이에 어떤 사건이 생기게 되고 그 사건은 등장인물들 사이에 갈등을 만들고, 그래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그것이 제삼자의 등장이든 또 다른 사건의 연결고리이든)이 등장함으로써 이야기는 흥미진진해진다. 그리고 그 구성은 누가 보아도 '맞다, 그랬구나.'라고 설득할 수 있을 만큼 탄탄하고 잘 짜여야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


'누가 무엇을 했는지'가 원인과 결과라는 구조 속에 놓이는 순간, '단순한 사실'은 '재미있는 이야기'로 변신한다. 삶이 우리가 원하는 바대로 움직인다면 우리에게는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삶 자체는 원인과 갈등이 반드시 존재하는 갖가지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이다. 우리는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사건과 그것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고 용기를 얻고 희망을 발견한다. 또 단순한 쾌감이나 호기심, 상상력에 대한 자극을 얻기도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재미있는 이야기'라면 우리는 만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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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한 시나리오 전문가이며 이야기의 대가 로버트 맥기가 이렇게 말했다.

"이야기는 욕망이 주도한다. 즉, 한 인물이 자신의 삶에 균형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필요로 하고 갈망하는지가 이야기를 풀어낸다. 간단히 말하면 인생의 균형이 깨지면 인간은 균형을 되찾기 위해서 인생의 온갖 세력과 고군분투한다. 인류가 이야기를 통해 수천 년간 설명하고 납득시켜온 것이 그것이다. 인간이 균형을 잃었을 때 어떻게 그것을 되돌리고자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


신기하게도 이러한 이야기의 흐름, 즉 명확한 캐릭터 설정을 통해 정의를 지키려는 주인공과 그를 방해하는 적대자 간의 갈등이 생기고, 주인공이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려내는 전개 방식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대부분의 스토리에서 그대로 볼 수 있다.

《스타워즈》나 《해리포터》만 봐도 인간이 좋아하는 이야기의 패턴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등장인물의 이름과 단어만 바꿔놓으면 모든 사건과 결말이 일치함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이 패턴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에도 적용된다.


(...)


로버트 맥기는 주인공과 대립되는 적대자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재미있는 이야기의 원동력은 반대 세력의 힘에서 나온다. 주인공이 성취하고자 하는 것을 막는 힘, 바로 그것이다. 스토리텔러가 쓰는 이야기의 재료는 주인공이 끊임없이 바라는 욕망과 그 반대 세력 사이의 간극이다. 인물의 욕망과 적대세력의 욕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대치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야기의 재료다." (...)

주인공과 대립되는 적대자의 힘이 강할수록 주인공은 큰 곤경에 빠지게 되지만 그럴수록 이야기는 살아나는 법이다. 몇 번 휘두른 칼로 상대방이 스르륵 죽어버리거나 주먹을 휘두르기도 전에 그가 기에 눌려 도망가버리고 만다면 너무 시시하지 않겠는가? (...)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일수록 등장하는 인물의 캐릭터가 명확하며, 일관성이 있고, 주인공의 욕망이 분명하며, 그것을 방해하는 적대자의 힘이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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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사람들은 반전에 열광한다. 아니, 반전에 반전을 원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또 항상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예상을 뒤집는 새로운 결말에 열광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이야기의 조건에 대해서 "결말은 반드시 필연적이어야 하며, 또한 예상 밖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이야기를 듣거나 보는 사람들이 갖는 기대감을 충족시키되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설정으로 매혹시킬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독자나 관객이 이야기를 만만하게 보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 이야기에는 그런 장치들이 필요하다.


(...)


그러니 내 예상이 그대로 족족 적중한다면 극적인 쾌감을 느낄 수 있을까? 예상은 빗나갈수록, 즉,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발생하거나 나의 논리나 상식과는 반대인 상황으로 뒤집히거나, 내 예상보다 한 발 더 앞서간 시나리오로 이야기가 전개될 때, 그래서 충격을 받게 되었을 때, 우리는 훨씬 더 큰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반전의 효과'라는 것이다.


(...)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면, 기억하라.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되, 그 기대를 어긋나게 하라!'. 그러면 관객들은 그 어긋난 상황을 맞춰보려고 앞뒤 상황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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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관객을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고 싶다면 반드시 이야기 속에서 '비극'이 일어나게 하라는 것이다. 그것을 이야기의 무게 중심으로 사용해 시나리오를 훨씬 더 깊고 풍부하게 만들어보라. 그리고 비극이 도입부에서 시작되든 결말 속에서 드러나든, 어쨌든 반드시 이야기 속에서 일어나게 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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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은 이야기 속의 인물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관객은 이야기를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으로 훨씬 더 깊이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계를 '아이러니'라고 한다는 것이다. 관객들은 실제로 그가 숨겨둔 장치를 통해 놀라운 속도로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알프레드는 그 장치가 정교하면 할수록 관객은 더 빠르게, 더 깊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극단적으로 이야기에 빠져든 관객들은 현실과 이야기, 이 두 가지를 혼돈하게 된다.

이처럼 관객을 몰입하게 만드는 아이러니를 통해 우리는 이야기 속에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부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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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라함 링컨은 '스토우' 부인이 쓴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라는 이야기를 읽고 미국의 노예 해방을 결심하게 되고, 대통령이 되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

하지만 부정적인 방향으로 그에 못지않은 강한 실행력을 보여준 사람이 있다. 바로 아돌프 히틀러. 그는 유대인을 학살하고 제2차 세계 대전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들을 전쟁 속에서 죽어가게 한 사람이다. (...)

그의 강한 신념은 아리아 민족의 우월성을 인식한 데서 왔다. 화가가 되고 싶었고, 아버지로 인해 괴로운 삶 속에 빠져 살았던 그에게 아리아 민족의 우월성에 대한 신화는 유대인에게 대적하고자 하는 마음을 키워주었고, 그것은 곧 그의 마음과 생각, 행동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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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에서 만들어내는 적대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히려 어설프게 상대도 안 되는 적대자를 설정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당신이 지금 써 내려가고 잇는 이야기 속의 적대자가 당신의 동정심으로 인해 그저 그런 캐릭터가 되어가고 있다면 당장 바꾸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적대자는 주인공을 능가하는 대단한 힘을 가진 이어야 하며, 때대로 관객의 이해와 동정심을 살 정도로 매력 있게 그려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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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잘 설정된 조력자는 이야기에서 상황을 역전시키고 반전의 묘미를 가져다주는 역할을 한다. 이야기 속에서 비극을 겪은 주인공에게 단순히 힘을 불어넣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전에는 반대 세력이었던 사람이 마음을 바꾸고 주인공을 돕게 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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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결말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 외에 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제대로 파악하기만 한다면 거의 모든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요소가 있다. 바로 '복선'이라는 것이다. 이는 어릴 적 교과서에서 나오는 《소나기》라는 이야기를 통해 배운 적이 있을 것이다. 보랏빛, 망가진 꽃묶음, 소녀의 파란 입술 등을 통해서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게 되는데, 이러한 요소들은 각기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준다.


(...)


'복선'이란 결말에 일어날 일을 은근히 암시할 수 있는 장치를 의미한다. 복선을 활용하는 것이 이야기의 화룡점정이라고 말한 것은,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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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장치는 순간순간의 묘미를 안겨주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러한 장치는 절대 어설퍼서는 안 된다. 철저하게 계산되어야 하며, 관객들이 100%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보다는 긴가민가하며 끌고 갈 수 있도록 해서 나중에 그것을 발견했을 때 '아, 그랬구나!'하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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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법을 '씨 뿌리기와 거둬들이기'라고 하는데, 씨 뿌리기에서 너무 티가 나면 관객이 쉽게 예측을 하기 때문에 아주 조금만 뿌리는 게 핵심기술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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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은 어떤 식으로든 의미가 있어야 한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도 물론 드러나겠지만, 결말은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사람의 철학과 가치관이 드러나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느끼기를 원하는지, 설사 그것이 고통이나 지독한 슬픔이라 할지라도, 거기에는 화자의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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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는 권선징악적인 교훈을 담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 이 기교들은 이야기에서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이는 이 작법이 작지만 그 이상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뿌린 대로 거둔다거나, 위기를 잘 넘기면 기회가 온다거나, 탐욕은 반드시 화를 부른다거나 하는 인생의 교훈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허구의 이야기에 열광하게 된다. 이야기란 결국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삶의 도구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만들어지고 전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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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마는 레고와 오라클 등 국제적인 기업의 마케팅을 맡고 있는 스토리텔링 전문 기업이다. 이곳에서는 기업의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핵심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

시그마의 대표인 '클라우드 포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과도하게 가졌습니다. 우리는 엄청난 소비자들입니다. 제가 차를 사고 싶다면 고를 수 있는 차가 100대가 넘습니다. 재킷을 사고 싶다면 100개가 넘는 종류에서 고를 수 있죠.

크리스마스입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주고 싶다면, 수도 없는 선택 가능성이 있겠죠? 어떤 것을 고르고 왜 그것을 선택하는 걸까요? 우리가 좋아하는 목적에 부합하고, 이 상품이 왜 차별화되는지, 우리는 그 이야기를 제대로 하고 있는 회사의 상품을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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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베트남 전쟁. 안드레드 중사는 쏟아지는 총탄을 피하지 못해 쓰러지고 만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안드레드 중사는 총에 맞아 죽은 줄 알았는데, 천천히 눈을 뜨는 것이다. 그는 몸을 추스른 다음 자신이 살아난 것에 대해 의아해하며 오른쪽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그리고 지포 라이터를 끄집어낸다. 그를 살린 것은 바로 지포 라이터였던 것이다.

 

드라마 같은 이 이야기는 베트남전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일파만파로 퍼져 사람들에게 '지포 라이터'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되고, '지포'라는 브랜드는 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알려지게 된다. 이것은 지포 라이터를 사용한 소비자에 대한 실제 사연이며, 그 사연을 스토리텔링으로 연결시킨 성공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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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9년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마을 에비앙. 신장 결석을 앓던 한 후작이 요양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다. 신기하게도 그 마을의 우물물을 마시면서 병이 깨끗하게 낫게 되었다. 신기하게 생각한 후작은 과학자를 불러 그 물의 성분을 분석하게 했다. 그 결과, 알푸스의 눈과 비가 오랜 시간에 걸쳐 녹고 어는 과정을 통해 그 물은 깨끗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물로 정화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사람들의 입을 타고 일파만파로 퍼져나간다. 그 후 프랑스 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아 세계 최초로 상품화된 생수가 탄생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자주 마시는 '에비앙'에 얽힌 스토리텔링이다. 이렇게 완성된 브랜드 스토리는 이 물을 세계 제일의 생수로 만들게 된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일까? 신장 결석을 앓고 있던 백작이 그 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에비앙의 신화. 이것은 바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이야기이다. 스토리텔링에서 갈등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기법은 전쟁터에서 총을 맞고 쓰러진 중위가 죽음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탄생된 지포 라이터 이야기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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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이창용

 

EBS 드라마 PD로 청소년 드라마 《내일》, 《TV로 보는 원작 동화》, 드라마 스페셜 《겨울 아이》, 다문화 가족드라마 《마주보며 웃어》 등 수편이 있으며, 현재 EBS 학교교육본부에서 학교출판기획부장을 맡고 있다. 제41회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JAPAN PRIZE 최고상, 제13회 앰네스티 언론상, 제 15회 YWCA 좋은 프로그램 평화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권정민


고려대학교에서 응용동물과학을 공부했다. EBS에서 《시네마 천국》,《지식채널 e》, 《다큐 프라임》 등의 작가로 활동하였으며, 한겨레 그림책 학교에서 그림 그리기 공부를 했다. 지금은 방송 작가로,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박범수


EBS에서 시작해 SBS를 오가며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썼다. 작품으로는 어린이 드라마 《언제나 푸른마음》, 청소년 드라마 《감성세대》, 일일연속극 《해 뜨는 집》, 미니시리즈 《식객(공동집필)》 등 수편이 있다.

 



■ 목차



프롤로그



Part1 이야기의 힘


Chapter 1 인간과 이야기는 함께 태어났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Chapter 2 재미있는 이야기의 조건

첫째, 탄탄한 구조 - 재미있는 이야기는 구조부터 다르다

둘째, 등장인물의 명확한 설정 - 주인공과 적대자의 캐릭터가 명확해야 한다 

할리우드 영화 속 이야기의 비밀 - 전설적인 시나리오 닥터 '로버트 맥기'의 특별 인터뷰 - 스토리텔링 공식 

셋째, 반전이 가져다주는 묘미 - 관객은 의외성, 어긋난 결과에 열광한다 

넷째, 비극을 이용한 공감대 형성 - 관객은 희극보다 비극적 소재에 더 공감한다 

다섯째, 아이러니의 활용 - 관객은 알고 주인공은 모르는 아이러니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Chapter 3 이야기의 힘 1

사람들이 스토리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라

타고난 스토리텔러, 전기수 살인 사건 

스웨덴 전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드라마 속 이야기 

Chapter 4 이야기의 힘 2

이야기로 세상을 움직이다

스토리텔러 종결자, 히틀러 이야기 

건국 신화가 있어야 나라가 탄생할 수 있다 



Part2 이야기 직접 만들기


Chapter 5 이야기의 큰 틀 만들기

각 주인공에 자격을 부여하라 

시간과 배경을 설정하라 

Chapter 6 대립 구조 만들기

반드시 주인공과 적대자를 명확하게 설정하라

보조 인물, 또 다른 장애물이 필요하다

Chapter 7 갈등 해결하기

갈등 해결을 위한 조력자를 등장시켜라

이야기의 화룡점정, '복선'을 활용하라 

모든 결말에 의미를 부여하라 



Part3 스토리텔링의 시대


Chapter 8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러에 대해 이해하기 

Chapter 9 인간은 타고난 스토리텔러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이야기하고 싶은'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다 

지금은 스토리텔링의 시대, 관객은 감성에 소비한다

Chapter 10 스토리텔링 성공 사례

네 개의 사과에 얽힌 스토리텔링

거지부터 오바마까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 

Chapter 11 비즈니스에 접목시킨 성공적인 스토리텔링 사례

시그마에게 스토리텔링의 진수를 배우다 

지포 라이터의 기막힌 스토리텔링

에비앙이 이루어낸 스토리텔링의 신화


에필로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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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제 블로그에 있는 다른 포스팅 중 참고하실 만한 내용을 추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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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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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어쩌면 별들이][어른을 위한 동시] 필사하기 좋은 동시 '내가 아주 작았을 때'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독서][독서법] 본깨적, 인생을 바꾸는 독서법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로봇][인공지능][AI][알파고][로봇세] 로봇 시대, 인간의 일 - 로봇 시대의 역사와 전망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애드센스][블로그] 블로그 제대로 운영해 보자, '블로그의 신'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어쩌면 별들이][도깨비] 필사하기 좋은 시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도올][김용옥] 도올 김용옥 비판 - 우리 시대의 부끄러움을 말하다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경제성장][분배][저성장]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노자][도덕경] 동양 최고의 고전 1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애드센스][블로그] 구글 애드센스로 돈 벌기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영어 공부]10살 영어 자립! 그 비밀의 30분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힘이 정의다][독서][세계관]"법령과 황금률은 노예와 바보에게 차꼬를 채우느라 만든 것이다."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언더도그마][언더독][오버독]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결혼보다 월세 - 10년 차 경제지 기자의 재테크 에세이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부자 언니 부자 특강(평범한 월급쟁이 부자 되는 공식)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가면사축 - '사축' 탈출을 위한 비법서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사축일기 - "수고했어 오늘도~" 지친 퇴근길의 당신에게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 가볍지 않은 로맨스




■맞춤법 관련

[글 이야기] - [자주 틀리는 일상어/맞춤법] (3) 괄호 뒤 조사 사용법

[글 이야기] - [더더욱/더 더욱][더욱더/더욱 더] 뉴스가 틀린 맞춤법(22)='더욱'을 강조하는 부사들

[글 이야기] - [갖은/가진] 뉴스가 틀린 맞춤법(21)='갖은/가진' 어떤 때 쓰일까요?

[글 이야기] - [하마터면/하마트면] 뉴스가 틀린 맞춤법(20)='하마터면/하마트면' 맞는 말은?

[글 이야기] - [미미하다/미비하다] 뉴스가 틀린 맞춤법(19)='미미하다/미비하다' 무엇이 맞을까요?

[글 이야기] - [삼가/삼가다/삼가하다] 뉴스가 틀린 맞춤법(18)='삼가다/삼가하다' 무엇을 삼가야 할까?

[글 이야기] - [보다 띄어쓰기] 뉴스가 틀린 맞춤법(17) = '보다'의 띄어쓰기

[글 이야기] - [삼가/삼가다/삼가하다] 뉴스가 틀린 맞춤법(18)='삼가다/삼가하다' 무엇을 삼가야 할까?

[글 이야기] - [미미하다/미비하다] 뉴스가 틀린 맞춤법(19)='미미하다/미비하다' 무엇이 맞을까요?

[글 이야기] - [피로 회복][피로 해소] 뉴스가 틀린 맞춤법(16) = 피로를 회복한다니? 피로는 해소하거나 풀어야!

[글 이야기] - [때문에 띄어쓰기] 뉴스가 틀린 맞춤법(15) = '때문에' 띄어쓰기

[글 이야기] - [밖][밖에] 뉴스가 틀린 맞춤법(14) = 밖, 밖에 띄어쓰기

[글 이야기] - [들르다][들리다][들러][들려] 뉴스가 틀린 맞춤법(13) = 들르다/들리다, 들러/들려

[글 이야기] - [닦달][닥달] 뉴스가 틀린 맞춤법(12) = 닦달/닥달

[글 이야기] - [자주 틀리는 일상어/맞춤법] (2) 염두에/염두해, 그제야/그제서야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11) = 눈에 띄다/눈에 띠다

[글 이야기] - [렬/률][열/율][맞춤법][띄어쓰기] 뉴스가 틀린 맞춤법(10) = 렬/률, 열/율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9) = ~로서 ~로써

[글 이야기] - [자주 틀리는 일상어/맞춤법] 내가 아시는 분?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8) = 이따가? 있다가?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7) = 내노라하는? 내로라하는?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6) = 알파고에게? 알파고에?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5) = '갈 데까지 가다'와 '갈 때까지 가다'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4) = '더우기'와 '일찌기'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3) = '들어나다'와 '드러나다'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2) = '던지'와 '든지'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1) = 잘못된 '지'의 띄어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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