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우리의 소원은 전쟁][누와르] 흥미진진한 누와르 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

by 노지재배 2017. 8. 9.
반응형

오늘 리뷰할 책은 《우리의 소원은 전쟁》이라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2016년 ‘올해의 작가상’과 한겨레 문삭상 등 여러 문학상을 받은 장강명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장강명 작가는 젊은 세대의 ‘자살’을 다룬 《표백》, 한국을 탈출해 이민으로 미래를 찾는 《한국이 싫어서》, 국정원 불법 선거 개입 사건을 모티프로 한 《댓글부대》 등을 썼다. 


소설은 김씨 왕조로 불리는 북한 정권의 붕괴 이후를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세계 최대 마약 생산국이자 군부와 폭력조직이 결탁해 마약 카르텔을 형성한 북한에서 펼쳐지는 액션 누와르물이다.


우리의 소원은 전쟁




마치 대중소설이나 장르소설처럼 시원시원한 서사와 액션이 잘 버무려진 소설을 읽다 보면 한 편의 액션 스릴러나 첩보물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만큼 이야기의 재미와 속도감이 뛰어나다는 말이다.


현실적으로 그려진 통일 한국 사회의 미래가 궁금하거나, 시원한 액션이 가미된 장르소설과 같은 재미를 얻고 싶다면 이 소설의 일독을 권한다.




■ 디스토피아가 된 통일 한국에서 벌이는 시원한 누와르


소설 속의 한반도는 통일은 됐지만 북한에 새워진 새 정권은 '통일과도정부'라는 이름으로, 그 어설픔과 혼란을 가렸다. 미국은 휴전선 위로 미군을 보내지 않았고 중국은 압록강 아래로 인민해방군을 내려보내지 않았지만, 휴전선은 '분계선'으로 이름반 바꾸었을 뿐 '비무장지대도 철조망도, 지뢰도 그대로 남겨졌다.


그 대신 북한에는 네덜란드, 핀란드,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몽골, 그리고 남한 군대로 이뤄진 유엔 평화유지군이 파견됐다.


김씨 왕조 시절의 북한은 불량 국가, 막장 국가였다면 김씨 왕조가 붕괴된 북한은 좀비 국가로 묘사된다. 즉, 과도정부라는 탈을 간신히 쓴 약육강식의 무정부 사회다.


북한은 멕시코, 콜롬비아, 온두라스처럼 치안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 나라. 엄청난 양의 마약을 만들고 수출하는 나라, 마약 카르텔이 부패한 정치인들과 결탁한 나라, 한국이라는 선진국 옆에 붙어 있는 최빈국이자 동북아시아의 악성 종양이라는 평가를 얻는다.


여기까지가 작가가 만들어낸 이 소설의 배경이다.


그렇게 외치던 우리의 소원대로 통일은 됐지만, 위와 같은 디스토피아적 현실이 곧 통일 한국의 우울한 시작이며 이 소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현장이다.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이러한 아수라 속에서 마약 카르텔의 대(對)남 운송 기지로 부상한 장풍군에서 통일 한국 사회의 여러 면을 드러내는 인간군상들이 모여들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편의를 위해 주인공 편으로는 북한인민군 특수부대 낙오병으로서 부대 동료들의 살해 과정에 의문을 품고 진실을 찾아 헤매는 장리철, 통일 과정에서 군대를 두 번 오게 된 남한 청년 강민준, 북한 사회의 마약 카르텔을 파헤치는 평화유지군 마약수사팀 소속의 말레이시아 미셀 롱 대위, 마약 카르텔에 각자 아들과 남편을 잃은 박우희와 문금옥, 북한 붕괴 과정에서 남부럽지 않았던 삶이 무너져버린 은명화와 그의 부친 등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를 저지하거나 주인공 편을 죽이는 악당으로는  마약 카르텔의 중심이 된 조선해방군 총참모장과 지역 폭력조직에서 장풍군을 중심으로 한 중요한 마약 운반책으로 성장한 최태룡과 그 일당, 그리고 최태룡을 도우면서 조선해방군의 마약 카르텔을 확대하고 있는 계영묵 등 예전 북한인민군 특수부대 당시 장리철의 동료였던 인물들이 등장한다.


북한인민군 특수부대 출신과 폭력조직이 등장하는 만큼 책에는 여러 총기와 단도 등을 비롯한 무기들과 다양한 살인 기술 및 고문 기술 등이 등장한다. 이러한 액션 장면이 마치 첩보 영화와 같은 액션물을 보는 것처럼 빠르고 시원하게 펼쳐지는 것이 이 소설의 하나의 매력이다.


그리고 소설은 장마당에서 살아가는 여성들과 합법적인 기업으로 꾸미고 마약 사업 등을 진행하는 북한의 폭력조직, 이러한 폭력조직과 합세해 마약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북한해방군 등의 군부를 통해 우울한 통일 한국 아래 북한땅의 실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북한 사회의 현실적인 모습과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충돌, 그 속에서 방황하고 좌절하면서도 삶을 이어가야 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통해 미래 통일 사회를 조망해보거나 이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하게 하는 것도 이 소설이 가진 다른 하나의 장점이 아닐 수 없다.




■ 모든 소설에 문학성 운운은 잘못된 잣대


일부 리뷰 중에는 평면적 인물들이나 장르소설적인 전개를 들어 이 소설의 문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장르소설이나 대중소설과 문학성 있는 작품을 가르는 고리타분한 악습이야말로 사라져야 할 폐단이라는 점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신문과 잡지 및 순수문학이라 일컫는 문단 문학을 넘어 인터넷과 영화, 드라마 등을 기반으로 대중소설과 장르물은 이미 그 영역을 빠르게 넓혀 가고 있으며 오히려 문단 문학이 만족시키지 못하는 대중들의 취향과 요구사항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그것이 단순히 저급하거나 대중의 취향이나 호기심 등에만 영합한 것이 아니라면 사회의 현실과 이면을 파고들고 거기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이 꼭 문단 문학만이 선도해야 할 소명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단 문학이라는 제도가 없는 나라들에서도 자연스럽게 대중소설과 문학성 있는 작품은 구별이 되며, 대중과 전문가들은 자연스럽게 이러한 작품의 의도적인 구별이나 편견 없이 작품을 읽고 평가하며, 향유한다.


드라마와 영화, 넷플릭스 등 매체의 다양하고 급격한 변화 속에 '스토리텔링'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이 시대에 아직도 문단 문학과 대중소설을 격이 다른 문화로 치부하는 것 자체가 시대에 동떨어진 폐단이다.


작가의 말을 통해 장강명 작가는 이번 작품을 위해 여러 소설과 논문을 참고했다고 밝히고 있다. 

 

작가는 격투와 추격 장면 묘사에는 오픈하우스에서 출간된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를 교과서처럼 이용했다고 밝혔다. 소설의 주인공 이름인 '장리철'이란 이름도 잭 리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또한, 마약 카르텔 내부의 역학 관계와 폭력 묘사에는 제임스 엘로이의 《아메리칸 타블로이드》(알에이치코리아, 2015)와 돈 윈슬로의 《개의 힘》(황금가지, 2012)를 참고했으며, 평양시 외곽의 투계장 묘사에는 할 헤르조그의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살림, 2011)을 참고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작가는 여러 논문과 책에서 북한 경제의 실상과 현실에 대한 힌트나 배경 묘사를 위한 힌트를 얻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많은 참고 작품을 밝히고 있는 것은 장르소설적인 이 작품의 특성상, 그리고 간간이 벌어지고 있는 '표절 시비'를 벗어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서도 적당한 대처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작품을 재미있게 읽다 보니 작가가 든 참고 작품들까지 구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저자


장강명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나와 건설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동아일보〉에 입사해 11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2014년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 2015년 장편소설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았다. 그 외 장편소설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 《우리의 소원은 전쟁》, 소설집 《뤼미에르 피플》을 썼다. 2016년 《댓글부대》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떠셨나요, 오늘 포스팅?



구독과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좋아요-추천 버튼 누르실 수 있습니다.


아래는 제 블로그에 있는 다른 포스팅 중 참고하실 만한 내용을 추렸습니다.


한번 살펴봐 주세요. 고맙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도서 리뷰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어쩌면 별들이][필사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플러스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어쩌면 별들이][어른을 위한 동시] 필사하기 좋은 동시 '내가 아주 작았을 때'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독서][독서법] 본깨적, 인생을 바꾸는 독서법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로봇][인공지능][AI][알파고][로봇세] 로봇 시대, 인간의 일 - 로봇 시대의 역사와 전망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애드센스][블로그] 블로그 제대로 운영해 보자, '블로그의 신'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어쩌면 별들이][도깨비] 필사하기 좋은 시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도올][김용옥] 도올 김용옥 비판 - 우리 시대의 부끄러움을 말하다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경제성장][분배][저성장]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노자][도덕경] 동양 최고의 고전 1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애드센스][블로그] 구글 애드센스로 돈 벌기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영어 공부]10살 영어 자립! 그 비밀의 30분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힘이 정의다][독서][세계관]"법령과 황금률은 노예와 바보에게 차꼬를 채우느라 만든 것이다."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언더도그마][언더독][오버독]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결혼보다 월세 - 10년 차 경제지 기자의 재테크 에세이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부자 언니 부자 특강(평범한 월급쟁이 부자 되는 공식)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가면사축 - '사축' 탈출을 위한 비법서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사축일기 - "수고했어 오늘도~" 지친 퇴근길의 당신에게

[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 가볍지 않은 로맨스




■맞춤법 관련

[글 이야기] - [이참에/이 참에] 뉴스가 틀린 맞춤법(23)='이참에/이 참에' 이참에 제대로 알고 가자

[글 이야기] - [자주 틀리는 일상어/맞춤법] (3) 괄호 뒤 조사 사용법

[글 이야기] - [더더욱/더 더욱][더욱더/더욱 더] 뉴스가 틀린 맞춤법(22)='더욱'을 강조하는 부사들

[글 이야기] - [갖은/가진] 뉴스가 틀린 맞춤법(21)='갖은/가진' 어떤 때 쓰일까요?

[글 이야기] - [하마터면/하마트면] 뉴스가 틀린 맞춤법(20)='하마터면/하마트면' 맞는 말은?

[글 이야기] - [미미하다/미비하다] 뉴스가 틀린 맞춤법(19)='미미하다/미비하다' 무엇이 맞을까요?

[글 이야기] - [삼가/삼가다/삼가하다] 뉴스가 틀린 맞춤법(18)='삼가다/삼가하다' 무엇을 삼가야 할까?

[글 이야기] - [보다 띄어쓰기] 뉴스가 틀린 맞춤법(17) = '보다'의 띄어쓰기

[글 이야기] - [삼가/삼가다/삼가하다] 뉴스가 틀린 맞춤법(18)='삼가다/삼가하다' 무엇을 삼가야 할까?

[글 이야기] - [미미하다/미비하다] 뉴스가 틀린 맞춤법(19)='미미하다/미비하다' 무엇이 맞을까요?

[글 이야기] - [피로 회복][피로 해소] 뉴스가 틀린 맞춤법(16) = 피로를 회복한다니? 피로는 해소하거나 풀어야!

[글 이야기] - [때문에 띄어쓰기] 뉴스가 틀린 맞춤법(15) = '때문에' 띄어쓰기

[글 이야기] - [밖][밖에] 뉴스가 틀린 맞춤법(14) = 밖, 밖에 띄어쓰기

[글 이야기] - [들르다][들리다][들러][들려] 뉴스가 틀린 맞춤법(13) = 들르다/들리다, 들러/들려

[글 이야기] - [닦달][닥달] 뉴스가 틀린 맞춤법(12) = 닦달/닥달

[글 이야기] - [자주 틀리는 일상어/맞춤법] (2) 염두에/염두해, 그제야/그제서야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11) = 눈에 띄다/눈에 띠다

[글 이야기] - [렬/률][열/율][맞춤법][띄어쓰기] 뉴스가 틀린 맞춤법(10) = 렬/률, 열/율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9) = ~로서 ~로써

[글 이야기] - [자주 틀리는 일상어/맞춤법] 내가 아시는 분?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8) = 이따가? 있다가?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7) = 내노라하는? 내로라하는?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6) = 알파고에게? 알파고에?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5) = '갈 데까지 가다'와 '갈 때까지 가다'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4) = '더우기'와 '일찌기'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3) = '들어나다'와 '드러나다'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2) = '던지'와 '든지'

[글 이야기] - 뉴스가 틀린 맞춤법(1) = 잘못된 '지'의 띄어쓰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