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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야기

TV·드라마·영화가 틀린 맞춤법(16) -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전미도가 틀린 '들리다/들르다'의 용법

by 노지재배 2022.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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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영화가 틀린 맞춤법 열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tvN 드라마로, 시즌 2까지 나오면서 인기를 끌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가져왔습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도 보실 수가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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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희로애락과 고통을 곁에 둔 의사들의 삶을 스릴 있게 그린 의학 드라마는 많습니다. 하지만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전문직으로서 우리의 평범한 일상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리그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하루하루 일상을 쌓아가며 성장해 가는 전문직 의사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린 드라마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누군가는 저렇게 따뜻한 시선과 이야기만 존재하는 세상이 어디 있겠냐며, 이런 드라마를 보면 그리 유쾌하지 않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얼마 전 세계적으로도 호평을 받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 이러한 세상을 꿈꾸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나아가 그러한 세상을 실제로 시도해 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인간'일 수 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오늘 가져온 틀린 맞춤법 사례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10화에 나오는 대화 장면입니다. 




이익준(조정석), 안정원(유연석), 김준완(정경호), 양석형(김대명), 채송화(전미도)의 5인방이 약속했던 설악산 여행을 떠나기 전 알뜰살뜰 준비성이 넘쳐나는 안정원이 짜 놓은 설악산 여행 일정표에 모두들 넋을 놓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채송화(전미도)는 안정원(유연석)이 짜놓은 일정표에는 '들릴 휴게소는 물론 들릴 화장실까지 적혀 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자 여기서 살펴볼 부분은 채송화로 나오는 전미도 배우가 하는 대사 중에 '들리다/들르다' 용법 부분입니다. 





여기서 전미도 배우는 '들릴 휴게소', '들릴 화장실'과 같이 어딘가로 가다가 잠깐 거치는 곳을 '들리다'로 표현했습니다. 문제는 바로 이러한 용법으로 쓰이는 단어는 '들리다'가 아니라 '들르다'라는 점입니다. 





'들리다'와 '들르다'는 아예 다른 뜻의 동사입니다. '들리다'는 말 그대로 '무슨 소리가 우리 귀에 들린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들르다'는 '어딘가로 향하다가 잠시 머무르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입니다. 이렇게 정확한 뜻을 알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들르다'를 '들리다'로 헷갈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반대로 헷갈려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생활에서는 이처럼 '들르다'를 써야 할 곳에 '들리다'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과 글에서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아래는 앞서 블로그 포스팅에서 다뤘던 '들리다/들르다' 용법 관련 포스팅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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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가 틀린 맞춤법(5)='연모'에서 틀린 '들리다/들르다'의 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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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르다][들리다][들러][들려] 뉴스가 틀린 맞춤법(13) = 들르다/들리다, 들러/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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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강조하지만, 우리가 어딘가를 향해 가다가 중간에 어딘가를 거치거나 머물러서 갈 경우 어디 어디에 '들르다'를 씁니다. 이럴 때 '들리다'를 쓰면 완전히 잘못된 말이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라는 뜻을 가진 '들르다'라는 동사는 들르다, 들르니, 들러(서), 들르면 등으로 활용합니다.  

 


 

그런데 이 '들러(서)'의 활용에서 혼동해서 '들려(서)'로 쓰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들려(서)'의 원형 동사인 '들리다'는 말 그대로 '무슨 소리가 들리다'라는 뜻입니다. 이 외에도 누군가에게 짐이나 물건을 들게 하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딘가를 방문하다는 뜻의 '들르다, 들르니, 들러서, 들르면'과 같은 동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단어입니다. 





또는 '들르다'와 '들리다'의 차이를 전혀 몰라서 그냥 '들르다, 들러서, 들르면'을 써야 할 자리에 '들리다, 들려서, 들리면'을 쓰는 경우를 실생활이나 방송, 신문, 잡지 등에서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는 단지 두 단어가 형태가 비슷하고, 활용도 비슷하다 보니 '들르다/들러서/들르면/들러'를 써야 할 곳에 '들리다/들려서(들리어서)/들리면/들려(들리어)'를 쓰는 것일 뿐입니다. 명백한 실수인 셈이죠. 


 

 
번외로 '어떤 물건을 누군가에게 들게 하다'나 '사람이나 사물이 올려져 바닥에서 떨어진 상태가 되다'와 같은 뜻으로 쓰는 '들리다'는 '사장이 비서에게 서류가 든 파일을 들렸다'나 '몸이 번쩍 들렸다'처럼 활용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어딘가에 가다가 잠시 거쳐 머무르다'를 뜻하는 '들르다'라는 동사나 '어떠한 소리를 듣다'를 뜻하는 '들리다'라는 두 동사와는 전혀 별개의 뜻을 지닌 완전히 다른 동사입니다. 

 



 
어떠신가요. '들리다'와 '들르다'의 의미 차이만 짚고 있다면 앞으로 틀리지는 않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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