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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잭 런던][강철군화] 민주주의를 잃은 자본주의, 소설 자본론 『강철군화』

by 노지재배 2018.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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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는 책은 『강철군화』다.


세계에 가장 많이 번역 출간된 미국 작가 중 한 명인 잭 런던의 소설이다.

평단의 홀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문학사상 가장 대중적인 작가로 손꼽히며 『강철군화』는 소설 자본론이라 불릴 만큼 자본주의의 폐해와 모순, 이에 따른 노동자계급의 혁명 및 자본주의의 붕괴와 같은 공산주의 역사의식을 담고 있다.


잭 런던 강철군화





책 리뷰에 앞서 손동우 기획에디터가 경향신문의 「에디터의 책꽂이」 코너에서 오늘 소개하는 궁리 출판사의 『강철군화』 출간에 맞춰 책을 소개한 내용 일부를 옮긴다. 간략하고 핵심적으로 『강철군화』의 중심 내용을 옮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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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혁명을 부르짖는 1세기 전의 프로파간다가 여전히 유효한 까닭은 지금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현실이 『강철군화』에서 그려진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거대 재벌은 온갖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단죄되기는커녕 오히려 국민들에게 '정직하라'로 훈계하고 있다. 또한 행정기관은 이들의 '심부름센터'로, 사법부는 '로펌'으로, 검찰·경찰은 '용역회사'로, 언론은 '홍보실'로 기능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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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에 발표된 잭 런던의 『강철군화』는 소수가 정치ㆍ경제 권력을 독점하는 과두제(oligarchy) 사회를 그리는 미국 최초의 프롤레타리아 소설이다. 다만 소설에서 그려지는 내용은 오래전에 쓰인 기록물에 담긴 것으로, 소설 속 현실은 과두정치와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노동자계급이 권력을 잡은 일종의 사회주의 시대를 가리키고 있다.


작품 속에서는 19세기 미국에서의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계급 갈등을 실감 나게 묘사하고 있으며, 1~2차 세계대전과 파시즘을 예언하는 내용을 닮고 있기도 해 잭 런던의 계급 갈등에 대한 통찰력과 프롤레타리아 역사의식을 잘 엿볼 수 있다.


이야기는 사회주의가 세계적으로 현실화한 27세기에 한 문헌학자가 에이비스 에버하드의 원고를 공개하며 시작된다. 소설 속 주요 이야기인 이 원고는 에이비스가 그녀의 남편이자, 1912년에서 1932년까지 사회주의 운동을 이끌었던 어니스트 에버하드의 일대기를 기록한 것이었다. 


소설 속에서는 스탠더드 오일과 록펠러 가문 같은 독점재벌(트러스트)들이 전체 산업과 국가권력을 장악하기 시작하면서, 소자본가와 중산계급의 몰락과 함께 사회 양극화가 극심해지는 현실을 그린다. 그리고 이러한 불평등한 자본 분배와 권력(부)의 독점에 반기를 든 노동자계급이 선거를 통해 사회당이 권력을 획득하도록 단결하지만, 독점 자본가들의 용병 역할을 하는 '강철군화'에게 철저하게 유린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합법적으로 권력을 획득한 노동자계급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대신 독점자본가계급은 '강철군화'를 이용해 군대, 시민군, 비밀경찰, 폭력단 등을 동원하며 노동자계급과 사회주의 운동을 철저하게 탄압한다.


소설 속에서 공개된 에이비스 에버하드의 기록에서는 노동자계급의 혁명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 기록이 공개되는 400년 후 소설 속 현실에서는 노동자계급이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과두체제와 용병인 강철군화를 이겨내고 사회주의 세계 단일국가인 '아디스'를 탄생시킨 것으로 그려진다.


소설은 에이비스 에버하드의 기록과 이 기록에 대한 수많은 주석을 통해 이 허구적 소설에 상당한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이 주석들에는 작품이 쓰인 1910년대를 비롯한 미국과 세계의 정세들이 현실적으로 담겨 있기도 하며, 반대로 소설 속에서 세계적 사회주의 단일국가를 이룩한 시점의 허구적 이야기들도 상당수 등장하기도 한다.


소설 속에서 중산 계급인 에이비스 에버하드는 사회주의 운동가인 어니스트 에버하드를 통해, 공장에서 재해를 입어 한쪽 손을 잃어버린 노동자가 온정이나 동정은 고사하고 정당한 보상조차 받지 못하게 되는 현실을 깨닫게 되면서 사회주의 운동가로 거듭나게 된다.


이 불쌍한 노동자와 그의 가족에게는 자본가와 동료 노동자, 그리고 법조계, 언론 등의 철저한 외면과 방해가 이어진다. 자본가의 이익을 위해, 공장의 이익을 위해 같은 처지의 노동자계급을 외면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나약함과 울분, 더 많은 보수를 위해 자본가의 논리와 계략에 동조해야 하는 법조가, 자본가에 기댄 매출 때문에 사회적 정의를 외면하는 언론, 이들 모두가 결국 자본가의 '빵'의 논리에 따라 철저한 피해자이면서 또 다른 가해자가 되는 현실이 자본주의의 폐해로서 제일 먼저 지적되는 소설 속 내용이다.


그리고 이러한 '빵'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자본가들이 '잉여'를 이용해 어떻게 노동자계급과 법을 움직이고, 사회를 마음대로 선동하 세계를 약탈하고, 신자유주의의 식민지화를 이뤄내는지는 소설 속 백미인 '꿈의 수학'과 '필로머스 클럽' 등에 잘 나타나 있다.


소설 속 대담하고 재기 발랄한 사회주의 운동가인 어니스트 에버하드는 중산계급과 자본가계급의 사교모임의 초청으로 하게 된 강연에서 자본가계급과 중산계급의 폐해를 이렇게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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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쟁을 통렬하게 비난하고 자신들을 평화의 왕자라고 부르면서, 자기 공장의 파업 노동자들은 쏴 죽이기 위해 핑커턴(자본가들의 용병)들의 손에 총을 쥐어주는 인간들을 만났습니다. 프로 권투의 잔인함에는 분개하면서도, 동시에 피투성이 손을 가진 헤롯 왕보다 더 많은 아이들을 해마다 죽이는 불량품 관계자들인 앞뒤 가 다른 인간들도 만났습니다. 섬세하면서 귀족적 용모를 가진 신사는 몰래몰래 과부들과 고아들을 수탈하는 회사의 꼭두각시이자 앞잡이였습니다. 좋은 책들을 수집하고 문학의 후원자로 알려진 신사는 이중턱과 시커먼 눈썹을 가진 그 도시의 우두머리에게 갈취한 돈을 바치고 있었습니다. 특허 약품 광고를 내는 편집자는 제가 특허 약품에 관한 진상을 그쪽 신문에 내고 싶다고 했더니 저를 깡패 선동가라고 불렀습니다. 이상주의의 아름다움과 신의 선의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던 인간은 자신의 동료들을 쉽사리 배반했습니다. 교회의 기둥이자 해외 선교의 비중 있는 기부자인 어떤 인간은 여점원들에게 입에 풀칠도 안 되는 박봉으로 열 시간씩 일을 시켜 그들을 매춘으로 내모는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대학에 의자를 기부하고, 웅장한 예배당을 지은 어떤 인간은 몇 푼 때문에 법정에서 위증을 하더군요. 어떤 철도왕은 비밀 리베이트를 허용하고 많은 비밀 리베이트를 인정함으로써 시민으로서, 신사로서, 기독교인으로서의 약속을 깼습니다. 어떤 의원은 짐승 같고 무식한 영수(領袖)의 앞잡이이자 노예, 즉 꼭두각시였습니다. 주지사와 대법원 판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들 세 사람은 철도 무임승차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번드르르한 자본가가 그 당과 그 당의 영수, 그리고 무임승차권을 발행하는 철도까지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제가 천국이 아닌 상업주의에 찌든 메마른 사막에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사업을 제외하곤 온통 어리석음뿐이었죠. 깨끗하고 고결하고 활기찬 사람들은 찾을 수가 없었고, 활기찬 사람이라고 만나보면 부패한 자들이었습니다. 제가 발견한 것은 기괴한 이기심, 무정함, 그리고 거대한 몸집에 탐욕스럽고 관행화된 실리적인 물질주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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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에서 어니스트가 카를 마르크스의 '잉여가치론'을 다루는 솜씨는 이 소설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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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가 말했다. "우리는 특정 산업, 구두공장에서 시작했습니다. 거기서 발생한 공동생산의 분배는 전 산업의 총액에서 발생되는 분배와 비슷했습니다. 노동자는 임금으로 어느 정도의 생산품만 되살 수 있고, 자본가는 나머지 생산품을 다 소비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노동자는 임금을 다 소비하고 자본가는 원하는 만큼만 소비했을 때 소비되지 않은 잉여가 남는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 잉여를 다른 나라에 처분하게 되면 그 나라의 자원이 개발되고, 얼마 안 있어 그 나라 또한 소비되지 않은 잉여를 가지게 된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이 과정을 지구상의 모든 나라에 적용해보니 모든 나라가 해마다, 날마다, 소비되지 않은 잉여를 생산하게 되어 마침내는 처분할 곳이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에게 다시 묻겠습니다, 그 잉여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여전히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캘빈 사장님?" 어니스트가 물었다.

"난 손들었네." 캘빈 씨는 솔직히 말했다.

"난 그런 일을 꿈에도 생각지 않았는데." 아스문젠 씨가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활자처럼 선명해 보이는군." 내가 카를 마르크스의 잉여가치론에 대해 그처럼 상세한 설명을 들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어니스트가 너무 간단하게 설명하는 바람에 나 역시 당황하여 얼떨떨하게 앉아 있었다.


(...)


저는 여러분에게 자본주의 체제의 불가피한 붕괴를 수학적으로 증명해 보였습니다. 모든 나라가 소비되지도 않고 팔 수도 없는 잉여를 손에 쥐게 되면 자본주의 체제는 스스로 키워낸 이윤의 멋진 구조 아래서 붕괴할 겁니다. 그날에는 기계를 파괴하는 일 따윈 없을 겁니다. 오히려 기계 소유권을 놓고 싸움이 벌어지겠지요. 노동자계급이 이기면 여러분의 길도 쉬워질 겁니다. 미국, 그리고 이 문제에 있어서는 전 세계가 새롭고 거대한 시대로 들어설 겁니다. 우리의 삶도 기계 때문에 망가지지 않고 기계 덕분에 더 공평하고 더 행복하고 더 고귀해질 겁니다. 와해된 중산 계급의 여러분은, 노동자계급과 함께 할 겁니다―물론 그때는 노동자계급밖에 없을 테지요. 그리하여 여러분과 모든 노동자계급은 훌륭한 기계들이 생산하는 제품들의 공평한 분배에 참여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새롭고 더 훌륭한 기계를 만들 겁니다. 또한 이윤이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소비되지 않는 잉여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 기계와 세계의 소유권을 둘러싼 이 전투에서 트러스트가 승리한다면?" 코월트 씨가 물었다.

"그럼, 여러분도 노동자계급도, 우리 모두 인류 역사의 장을 어둡게 만든 그 어떤 전제정치보다 잔혹하고 끔찍한 강철군화 아래 짓밟히겠지요. 그런 전제정치에 잘 맞는 이름이죠, 강철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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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자본가계급의 용병인 '강철군화'가 등장한다. 그리고 '강철군화'를 비롯해 '빵(권력)'의 힘으로 자본가계급에 휘둘리고 이용당하는 여러 계급들의 실상을 에버하드는 이렇게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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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국 부 자체는 진짜 권력이 아닙니다. 부는 권력의 수단이고, 권력은 행정의 문제입니다. 오늘날 누가 정부를 통제합니까? 직업에 종사하는 2천만 프롤레타리아일까요? 여러분조차 그 생각을 비웃는군요. 그럼 800만 직업 종사자를 가진 중산계급입니까? 그들도 프롤레타리아와 다를 바 없어요. 그럼, 누가 정부를 통제합니까? 고작해야 25만 명을 거느린 부호계급입니다. 그러나 이 25만 명이 보좌관 역할은 할지언정 정부를 통제하지는 않습니다. 정부를 통제하는 것은 부호계급의 수뇌부이고, 이 수뇌부는 일곱 개의 소규모 유력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 집단이 오늘날 실제로 일치단결하여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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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두제 자본주의는 그리 먼 미래의 이야기도 이미 지난 시절의 이야기도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현실 세계 곳곳에서 목격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단면들은 잭 런던의 작품과 같이 훌륭한 문학작품들 속에 살아 깨어있는 정신들을 환기한다. 


영화 『내부자들』의 "대중은 개돼지"라는 대사가 현실 속 관료의 입에서 버젓이 되살아나는 나라에서 우리는 살아왔고, 살고 있다.


100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잭 런던의 『강철군화』가 생각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의미를 던져줄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저자


잭 런던 


세계에 가장 많이 번역 출간된 미국 작가 중 한 명. 잭 런던의 작품들은 8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고, 평단의 홀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문학사상 가장 대중적인 작가로 손꼽힌다. 연간 1만 통이 넘는 편지를 받는 유명인이자, 세계를 여행한 모험가, 스포츠맨, 대중연설자로서도 열정적 삶을 살다 1916년 11월 22일에 마흔 살의 생을 마감했다.



1876년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존 그리피스 체니(John Grifith Chaney)이다. 의붓아버지 밑에서 자란 잭 런던은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채 신문 배달, 얼음 배달, 통조림 공장의 직공일을 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도왔다. 밑바닥 생활을 통해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은 잭 런던은 19세 때, 고등학교에 들어가, 캘리포니아 대학에 입학하지만, 집안 사정으로 학업을 포기했다. 1897년 알래스카의 클론다이크 지방에서 금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으로 떠났다. 1년 반에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이때의 경험은 그의 소설의 밑바탕이 됐다. 


1904년 러일전쟁 특파원으로 일본군을 따라 조선을 방문하기도 했고 『잭 런던의 조선 사람 엿보기』라는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다만, 잭 런던의 때는 일반적으로 우생학적인 백인우월주의가 만연했던 시대인 만큼 책 속에서는 제국주의 일본·러시아·중국에 끼어 신음하는 조선의 운명에 대한 고려가 전무하다는 평가다.


1905년부터 캘리포니아의 글렌엘런 지역 땅을 사들여 농장을 만들면서 사회주의 대신 농촌 공동체 건설을 꿈꾸지만 좌절된다. 짧은 생애 동안 『비포 아담』(1907), 『강철군화』(1908), 『마틴 이든』(1909), 『버닝 데이라이트』(1910), 『달의 계곡』(1913) 등 19편의 장편소설, 500여 편의 논픽션, 200여 편의 단편소설을 창작했다. 그중 『야성이 부르는 소리』, 『바다의 이리』, 『늑대개』는 세계적인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늑대개』는 에단 호크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제작됐다. 




■역자


곽영미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아담의 배꼽』, 『나는 결혼했다 섹스했다 그리고 절망했다』, 『블루 하이웨이』, 『빈 오두막 이야기』, 『셜록 홈스 걸작선』, 『블랙박스』, 『쌍둥이 별』, 『강철군화』 등 다수가 있다.




■목차



서문 


1 나의 독수리 

2 도전 

3 잭슨의 팔 

4 기계의 노예들 

5 필로머스 클럽 

6 전조 

7 모어하우스 주교의 환상 

8 기계파괴자들 

9 꿈의 수학 

10 소용돌이 

11 위대한 모험 

12 모어하우스 주교 

13 총파업 

14 종말의 시작 

15 마지막 나날들 

16 종말 

17 붉은 제복 

18 소노마의 그늘에서 

19 변신 

20 패배한 과두지배계급 

21 포효하는 밑바닥 짐승들 

22 시카고 코뮌 

23 밑바닥 사람들 

24 악몽 

25 테러리스트 


옮긴이의 글 

잭 런던 연보 

잭 런던 걸작선을 펴내며




■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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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머스 클럽 


어니스트는 종종 우리 집에 왔다. 그를 여기로 이끈 것은 단지 우리 아버지만도, 논쟁을 즐기는 만찬만도 아니었다. 당시 나는 그의 방문 이유에 나란 사람도 한몫하고 있다고 우쭐해했다. 내 추측이 정확했다는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밝혀졌다. 어니스트 에버하드 같은 연인은 일찍이 없었다. 그의 응시와 악수는 점점 더 굳건하고 확고해졌다. 그리고 첫 만남 때부터 그의 눈에 싹튼 의심의 눈빛도 더욱 강렬해졌다.

그를 처음 보았을 때 그에 대한 내 인상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러다 나는 그에게 점점 끌리는 나를 발견했다. 다음에는, 그가 나의 계급과 나를 너무나 잔인하게 공격해서 반발감이 일었다. 그 후 그가 내 계급을 비방한 것이 아니었고, 그가 말한 모질고 쓰라린 사실들이 정당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는 또다시 그에게 이끌렸다. 그는 내게 신의 사자(使者)가 되었다. 나를 위해 그는 사회의 외관을 둘러싼 덮개를 찢어, 불쾌하지만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참된 현실을 들여다보게 했다. 

앞서 말했듯이, 그와 같은 연인은 일찍이 없었다. 대학 마을에 살면서 스물네 살이 되도록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풋내기 2학년생들과 머리 희끗희끗한 교수님들, 운동선수와 미식축구 거인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랑을 해보았다. 그러나 그들 중 어니스트처럼 나를 사랑한 이는 없었다. 그의 팔은 내가 모르는 사이 나를 안았고, 그의 입술은 내가 저항하거나 물리칠 새도 없이 내 입술을 덮쳤다. 그의 진심 앞에서 인습적인 처녀의 도도함 따윈 우습기만 했다. 그는 도저히 어찌해볼 수 없는 돌진으로 나를 쓰러뜨렸다. 청혼을 하지도 않았다. 나를 두 팔로 껴안고 키스를 했고 우리가 결혼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의논 따윈 하지도 않았다. 나중에 나온 얘기였지만, 의논이라고 한 것이 우리가 언제 결혼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전례 없는 일이었다. 비현실적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어니스트의 진심이 진실로 밝혀지자 이것은 효력을 발휘했다. 결국 나는 거기에 내 인생을 맡겼다. 그 믿음은 행운을 가져왔다. 그러나 처음 얼마 동안은 어니스트의 격렬하고 성급한 사랑 방식을 생각할 때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사실 근거 없는 두려움이었다. 어떤 여자도 그보다 더 상냥하고 부드러운 남편을 맞는 축복을 누리지 못했을 테니까. 상냥함과 격렬함이 포함된 그의 사랑 방식은 어색함과 편안함이 섞인 그의 태도와 닮아 있었다. 그 약간의 어색함이란! 그는 이것을 극복하지 못했지만, 나는 꽤 유쾌했다. 응접실에서 그가 행동하는 것을 보면 마치 도자기 가게에서 조심조심 발을 떼는 황소 같았다.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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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당시에는 거실을 골동품으로 채우는 것이 관습이었다. 그들은 간소하게 사는 법을 알지 못했다. 이런 거실은 끝없이 청소를 해주어야 하는 박물관이었다. 먼지 귀신이 집 안의 주인이었다. 먼지를 붙드는 장치는 수없이 많았지만, 그것을 없애는 장치는 몇 개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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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향한 내 사랑에 대한 의심(물론, 잠재된 의심)이 모조리 사라진 것이 이때쯤이었다. 그 일은 필로머스 클럽(학문을 좋이 하는 사람들의 모임―옮긴이)에서 있었다. 설전이 오고 간 그 멋진 밤, 어니스트는 호랑이 굴로 들어가 고용주들에게 대담히 맞섰다. 필로머스 클럽은 태평양 연안에서 가장 입회 조건이 까다로운 모임이었다. 창립자는 거부이자 미혼 여성인 브렌트우드로, 이 클럽은 그녀의 남편이자 가족이자 장난감이었다. 회원들은 그 지역에서 제일가는 부자들과 최고의 부자 정신을 가진 이들이었다. 물론 지적인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소수의 학자들도 끼어 있었다.

필로머스 클럽은 회관이 따로 없었다. 그런 성격의 클럽이 아니었다.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 회원들의 자택 중 한 곳에 모여 강연을 들었다. 강연자는, 매번은 아니지만, 보통 외부에서 초빙되어 왔다. 뉴욕의 어떤 화학자가 예컨대 라듐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면 그는 대륙을 건너오는 비용뿐 아니라 강연료에 대해서도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 극지방을 탐험하고 돌아온 사람이나 최신 문학이나 예술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외부 인사는 받지 않았고, 토론 내용을 신문에 싣지 않는 것이 필로머스 클럽의 방침이었다. 그래서 저명한 정치가들―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도 마음 놓고 의견을 말할 수 있었다. 

지금 내 앞에는 20년 전 어니스트가 나에게 쓴, 구겨진 편지 한 장이 펼쳐져 있다. 그 내용을 조금 옮겨보겠다.

"당신 아버지도 필로머스 회원이더군요. 그러니 당신도 올 수 있어요. 날짜는 다음 화요일 밤이에요. 당신 인생에서 더없이 즐거운 시간이 될 거예요. 얼마 전 당신은 고용주들을 만났을 때 그들을 흔들어놓지 못했어요. 당신이 온다면 내가 당신을 위해 그들을 뒤흔들어주지요. 그들을 늑대처럼 으르렁거리게 해 주겠어요. 당신은 그들의 도덕성만 따지고 들었어요. 도덕성을 문제 삼으면 그들은 더 득의양양해지고 우월해질 뿐이에요. 난 그들의 돈주머니를 위협할 겁니다. 그러면 그들의 원시적인 본성의 뿌리가 흔들릴 거예요. 이곳에 오면 멋진 야회복을 입은 원시인들이 뼈다귀 하나를 놓고 으르렁대고 물어뜯는 광경을 보게 될 거예요. 당신에게 그 시끄러운 아우성과 짐승의 본성을 간파할 수 있는 통찰력을 보여줄게요. | 그들은 나를 산산조각 내려고 초대했어요. 브렌트우드 씨의 생각이죠. 그녀는 어수룩하게도 날 초대하면서 그런 낌새를 풍겼어요. 전에도 그들에게 그런 종류의 재미를 선사한 적이 있죠. 그들은 믿을 만한 영혼을 가진 온건한 개혁가들을 세우길 좋아해요. 브렌트우드 씨는 내가 새끼고양이처럼 온순하 착하고 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일부러 그런 인상을 심어준 걸 부인하지는 않겠어요. 그녀도 처음에는 무척 주저하더니, 마침내 내가 순진하다고 판단 내리더군요. 강의료도 상당히 많아요. 250달러나 되니까. 비록 강경파였지만,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있는 사람에게 딱 적당한 금액이죠. 나도 예복을 입을 겁니다. 그게 의무 조항이니까. 내 평생 그런 옷은 입어본 적이 없는데, 어디서 한 벌 빌려야 할 것 같아요. 그러나 필로머스 클럽에 갈 기회를 얻기 위해서라면 그보다 더한 일도 할 겁니다." 

하고많은 장소들 중에서 그날 밤 필로머스 클럽의 모임 장소는 퍼튼웨이드 저택이었다. 그 큰 응접실에는 보조 의자들이 놓여 있었고, 200명쯤 되는 회원들이 어니스트의 강연을 듣기 위해 앉아 있었다. 이 사회의 주인들이라 할 만한 자들이었다. 나는 머릿속으로 그들의 총재산을 어림해보면서 즐거워했다. 어림잡아 수억 달러는 될 것 같았다. 그들은 게으른 부자들이 아니었다. 산업과 정치 분야에 가장 활발히 참여하는 실무가들이었다.

사람들이 모두 착석하자 브렌트우드 씨가 어니스트를 데리고 들어왔다. 둘은 어니스트가 연설할 응접실의 상석으로 곧장 걸어갔다. 그는 예복을 입고 있었는데, 넓은 어깨와 위풍당당한 머리 덕분에 위엄 있어 보였다. 그러나 그의 움직임에는 희미하지만 의심의 여지없는 어색함이 묻어 있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그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를 보고 있자니 커다란 기쁨이 샘솟았다. 내 손에 닿던 그의 손바닥의 고동, 입술의 감촉이 또다시 느껴졌다. 나는 그가 너무 자랑스러워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었다. '저 남자는 내 사람이에요! 그는 나를 두 팔로 안아주었어요. 내가, 오직 나 만이, 저 사람의 온갖 잡다하고 위풍당당한 생각을 물리칠 만큼 그의 마음을 채웠다고요!' 

응접실의 상석에서 브렌트우드 씨는 어니스트를 밴 길버트 대령에게 소개했다. 나는 그 사람이 이 모임의 회장임을 알고 있었다. 밴 길버트 대령은 뛰어난 고문 변호사였다. 게다가 굉장한 부자였다. 그가 부르는 수임료는 최소가 10만 달러였다. 그는 법의 제왕이었다. 법은 그가 가지고 노는 꼭두각시였다. 그 는 법을 진흙처럼 만지작거렸고 난해한 퍼즐인 양 마음먹은 모양대로 꼬고 비틀었다. 외모와 웅변술에서는 구닥다리였지만, 상상력과 지식과 지략에서는 최신 법령만큼이나 젊었다. 그가 처음 두각을 드러낸 것은 샤드웰 유언장을 파기했을 때였다.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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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유언장 파기는 당시 특별한 뉴스였다. 막대한 부를 축적한 재산가에게는 죽은 후 이 재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골치 아픈 문제였다. 유언장 작성과 유언장 파기는 갑옷 제작과 총기 제작처럼 상호보완적인 직업이 되었다. 절대 파기할 수 없는 유언장을 만들기 위해 가장 빈틈없는 유언장 작성 변호사들이 불려 다녔다. 그러나 이런 유언장들도 늘 파기되곤 했는데, 그것도 그 유언장을 작성한 당사자들에 의해 파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유층 사이에서는 절대 파기할 수 없는 유언장을 만들 수 있다는 망상이 지속되었다. 그리하여 대대로, 의뢰인들과 변호사들은 이 환상을 쫓았다. 이것은 중세시대 연금술사들이 만능용제(萬能溶劑)를 찾아내려고 한 현상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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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 태생에 대해, 육체적·정신적으로 굶주리고 고통받은 그가 자라온 환경의 더러움과 비참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 야망과 이상, 상류층 사람들이 사는 세계를 천국으로 여긴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렇게 말이다. 

"사실 전, 제 위로는 이기적이지 않은 정신이, 깨끗하고 고귀한 생각이, 그리고 아주 지적인 삶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된 것은 제가 읽은 '해변 문고'40 의 소설들 때문인데, 그 소설들을 보면 악한들과 모험가들을 제외하곤 모든 남녀가 아름다운 생각만 하고, 아름다운 말만 하고, 명예로운 행동만 했습니다. 한마디로, 저는 떠오르는 태양을 받아들이듯이 제 위의 세계에는 멋지고 고상하고 우아한 것, 삶에 품위와 위엄을 주는 것, 세상을 살 만하게 하고 고생과 불행에 보상을 주는 것이 존재한다고 받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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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노동자계급에게 유한계급의 속성을 오해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 별나고 놀라운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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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계속해서 방직공장에서의 생활과 편자공 일을 배우던 시절, 사회주의자들과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사회주의자들 중에는 예리한 지성과 빛나는 기지를 가진 사람들, 배금주의 신도들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폭넓은 기독교 정신을 가진 이유로 강등된 기독교 목사들, 지배계급에 복종하는 대학의 수레바퀴에 의해 강등된 교수들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사회주의 자들이 불합리한 현 사회를 전복시키고 그 재물로 미래의 합리적인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투쟁하는 혁명가들이라고 말했다.

그가 한 말을 다 옮기려면 얘기가 너무 길어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혁명가들 속에서 느낀 삶을 묘사하던 그의 모습만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더듬거리는 말투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의 목소리는 우렁차지고 대담해졌는데, 몸이 달아오르고, 이 쏟아지는 생각들이 달아오를수록 목소리도 함께 격양되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 혁명가들 속에서 저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믿음, 불타는 이상주의, 남을 배려하는 상냥함, 자제, 순교 등 인간 정신의 온갖 훌륭하고 날카로운 면모들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의 삶은 깨끗하고, 고귀하고, 활기찼습니다. 저는 달러와 센트를 초월해 육체와 정신을 고양시키는 위대한 영혼들과 접촉했습니다. 그들에게는 굶주린 빈민가 아이의 가냘픈 울음소리가 상업의 확장과 세계 제국의 온갖 허세나 요란함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제 주위는 고상한 목적과 영웅적인 노력으로 가득 찼고, 낮과 밤은 햇빛과 별빛, 불과 이슬로 가득했습니다. 눈앞에는 영원히 불타오르는 성배가, 예수가 사용했다는 그 성배가, 오랜 고통과 학대 끝에 마침내 구원을 받은 따뜻한 인간이 나타났습니다."

전에도 몇 번 보았지만, 이번에도 어니스트는 내 앞에서 변신을 해 보였다. 그의 이마는 내면의 신성함으로 빛났고, 두 눈은 망토처럼 그를 감싸고 있는 듯한 광채 속에서 더욱 강렬하게 빛났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이 광채를 보지 못했다. 아마도 그것은 내 시야를 흐리게 한 기쁨과 사랑의 눈물 탓이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내 뒤에 앉은 윅슨 씨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가 큰 소리로 "유토피안(몽상가)이군"41 하고 조소하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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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당시 사람들은 관용구의 노예들이었다. 그 예속의 강도가 우리로선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마술사의 기교보다 말이 더 각광받았으니 말이다.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는가 하면 필생의 진지한 연구와 사고로 이끌어낸 일반론을 단 한마디로 부정할 수 있었다. 그 대표적인 말이 '유토피안(Utopian)'이라는 형용사였다. 이 말 한마디면 제아무리 건전한 정신으로 구상한 경제 개량이나 재건에 대한 계획이라도 아무것도 아닌 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정직한 달러' 와 '꽉 찬 도시락통'과 같은 문구에 열광했다. 그런 문구를 만드는 것은 천재적인 수완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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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는 계속해서 자신이 어떻게 해서 사교계에 진출했고, 마침내 상류층 사람들과 접촉하여 어떻게 고위층에 앉은 사람들과 어깨를 비비게 되었는지 이야기했다. 그러다 그는 환멸에 이르렀는데, 이 환멸이란 표현을 청중들은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는 진흙으로 빚어진 인간들의 공통성에 놀랐다고 했다. 삶은 고상하지도 우아하지도 않더란다. 만나는 사람들의 이기 심에 경악했고, 그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지적인 삶의 부재였다고 했다. 혁명가들에 의해 새로 태어난 그는 지배계급의 지적 우둔함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웅장한 교회들과 보수를 잘 받는 전도사들이 널려 있지만 고용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상스러울 만큼 물질적이었다고 했다. 그들이 달콤한 이상과 고귀한 도덕을 재잘대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리 재잘대도 그들의 삶을 지배하는 주된 열쇠는 물질만능주의였다고. 그리고 그들에게는 진정한 도덕―예수가 설교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설파되지 않는 도덕―이 없었다고도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전쟁을 통렬하게 비난하고 자신들을 평화의 왕자라고 부르면서, 자기 공장의 파업 노동자들은 쏴 죽이기 위해 핑커턴들42 의 손에 총을 쥐어주는 인간들을 만났습니다. 프로 권투의 잔인함에는 분개하면서도, 동시에 피투성이 손을 가진 헤롯 왕보다 더 많은 아이들을 해마다 죽이는 불량품 관계자들인 앞뒤 가 다른 인간들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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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원래 이들은 사립 탐정이었는데, 자본가들에게 고용되어 싸움꾼이 되었고 결국에는 과두지배체제의 용병들로 발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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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면서 귀족적 용모를 가진 신사는 몰래몰래 과부들과 고아들을 수탈하는 회사의 꼭두각시이자 앞잡이였습니다. 좋은 책들을 수집하고 문학의 후원자로 알려진 신사는 이중턱과 시커먼 눈썹을 가진 그 도시의 우두머리에게 갈취한 돈을 바치고 있었습니다. 특허 약품 광고를 내는 편집자는 제가 특허 약품43 에 관한 진상을 그쪽 신문에 내고 싶다고 했더니 저를 깡패 선동가라고 불렀습니다. 이상주의의 아름다움과 신의 선의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던 인간은 자신의 동료들을 쉽사리 배반했습니다. 교회의 기둥이자 해외 선교의 비중 있는 기부자인 어떤 인간은 여점원들에게 입에 풀칠도 안 되는 박봉으로 열 시간씩 일을 시켜 그들을 매춘으로 내모는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대학에 의자를 기부하고, 웅장한 예배당을 지은 어떤 인간은 몇 푼 때문에 법정에서 위증을 하더군요. 어떤 철도왕은 비밀 리베이트를 허용하고 많은 비밀 리베이트를 인정함으로써 시민으로서, 신사로서, 기독교인으로서의 약속을 깼습니다. 어떤 의원은 짐승 같고 무식한 영수(領袖)의 앞잡이이자 노예, 즉 꼭두각시였습니다. 주지사와 대법원 판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들 세 사람은 철도 무임승차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번드르르한 자본가가 그 당과 그 당의 영수, 그리고 무임승차권을 발행하는 철도까지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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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특허 약품은 특허받은 사기였다. 그러나 중세시대의 부적이나 면죄부처럼 이 약품들은 사람들을 속였다. 일반 약과의 차이는 특허 약품이 더 해롭고 더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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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저는 제가 천국이 아닌 상업주의에 찌든 메마른 사막에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사업을 제외하곤 온통 어리석음뿐이었죠. 깨끗하고 고결하고 활기찬 사람들은 찾을 수가 없었고, 활기찬 사람이라고 만나보면 부패한 자들이었습니다. 제가 발견한 것은 기괴한 이기심, 무정함, 그리고 거대한 몸집에 탐욕스럽고 관행화된 실리적인 물질주의였습니다." 

어니스트는 그들에게 그들 자신에 대해 그리고 그의 환멸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것을 이야기했다. 그들의 지적 수준은 따분했고, 도덕성과 정신은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고. 그래서 자본가들과는 차원이 다른, 깨끗하고 고결하고 활기찬 혁명가들에 돌아가는 것이 기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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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AD 1912년까지도 대중은 자신들의 투표로 자신들이 나라를 다스린다고 믿고 있었다. 사실 나라는 정치 도당으로 불리는 자들의 손으로 다스려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당의 영수들이 자본가들에게 입법의 대가로 터무니없는 돈을 청구했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자본가들은 정치 도당을 직접 소유하여 영수를 고용하는 것이 더 싸게 먹힌 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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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러분에게 그 혁명에 대해 말씀드리죠." 그가 말했다.

그러나 먼저 말해둘 것은, 그의 통렬한 비난도 그들을 동요시키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니 그들은 그가 퍼부어댄 공격에도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어니스트가 내게 했던 말을 상기했다. "도덕성을 걸고 \넘어져봤자 그들을 뒤흔들 수 없어요." 그러나 그의 대담무쌍한 말이 브렌트우드 씨에게만은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걱정과 근심에 찬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니스트는 혁명군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그가 혁명군의 수치(여러 나라에서 실시된 투표)를 제시하자 그제야 청중들 사이에서 술렁임이 일기 시작했다. 그들의 얼굴에 우려가 나타났고, 입술을 꽉 다무는 모습도 목격되었다. 마침내 투쟁의 도전장이 던져졌다. 어니스트는 미국에만 150만 명, 세계적으로 2,350만 명에 이르는 사회주의자들의 국제 조직에 대해 설명했다.

"2,500만 명에 달하는 혁명군은 지배자들과 지배계급에게 하던 일을 멈추고 숙고하게 만듭니다. 이 군의 슬로건은 이렇습니다. '타협은 없다! 우리는 너희들이 가진 모든 것을 원한다. 우리는 너희들이 가진 만큼만 얻으면 만족할 것이다. 우리는 권력의 고삐와 인류의 운명을 손에 넣기를 원한다. 여기 우리의 손이 있다. 강력한 손이다. 우리는 너희로부터 너희의 정부, 대저택, 그리고 모든 안락을 빼앗을 것이다. 그날이 오면 너희들은 들녘의 저 소작농이나 도시의 굶주린 발육부진 서기처럼 빵 조각을 위해 일해야 할 것이다. 여기 우리의 손이 있다. 강력한 손이!'"

그는 이 말을 하면서 우람한 어깨에 달린 거대한 두 팔을 뻗었다. 편자공의 두 손이 독수리의 발톱처럼 허공을 움켜쥐었다. 청중을 분열시키고 뭉개기 위해 두 팔을 뻗은 채 서 있는 그는 군림하는 노동자의 영혼처럼 보였다. 나는 이 구체적이고 잠재적이고 위협적인 혁명가를 대면한 청중들 편에서 희미하지만 감 지할 수 있을 정도의 위축을 알아차렸다. 다시 말해, 여자들은 움츠러들었고 얼굴에는 두려운 기색이 보였다. 남자들은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들은 게으른 족속이 아니라 활동적인 부자들이자 싸움꾼들이었다. 낮고 목쉰 웅성거림이 잠시 공중을 떠돌다 그쳤다. 그것은 으르렁거림의 전조였다. 나는 그날 밤 그 소 리―인간의 야수성과 원시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징표―를 여러 번 들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그런 소리를 냈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했다. 그것은 무리의 으르렁거림, 그 무리가 무의식적으로 떠들어댄 으르렁거림이었다. 그들의 얼굴이 험상궂게 변하고 투지에 불타 눈이 이글거리는 것을 보았을 때 나는 그들이 세상의 지배권을 쉽사리 빼앗기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니스트는 공격을 계속해나갔다. 그는 자본가계급이 사회를 잘못 경영했다고 비난하면서 미국에 150만 명의 혁명가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동굴 주거인과 오늘날의 미개인들 도구도 기계도 없이 생산력을 타고난 능력에만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고 나서 기계류와 사회조직의 발달을 추적하며 오늘날 문명화된 인간의 생산력이 미개인들의 생산력보다 천 배나 더 높다고 했다.

그가 말했다. "다섯 명이 천 명분의 탕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한 명이 250명분의 면직물, 300명분의 모직물, 천 명분의 부츠와 신발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 사실만 보면 사회를 유능하게 경영하면 현대의 문명화된 인간이 원시인보다 훨씬 더 잘 살게 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요? 한번 보죠. 오늘날 미국에는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 1,500만 명이 있습니다.45 가난하다는 것은 먹을 것과 적절한 주거지가 없어 근로 능률의 단순한 기준조차 유지될 수 없는 상태를 뜻합니다. 오늘날 미국에는 노동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도, 미성년 노동자가 300만 명이나 있습니다.46 12년 만에 그 수가 두 배로 불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묻겠는데, 이 사회의 경영자인 여러분은 1910년의 인구 조사 결과를 왜 공표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대신 답을 해드리면, 두려워서였겠죠. 불행의 수치를 공표했더라면 지금도 커지고 있는 혁명을 더욱 가속화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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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1906년 로버트 헌터는 『빈곤』이라는 책에서 당시 미국에 사는 사람들 중 1천만 명이 가난하게 살고 있다고 적었다. 


46: 1900년의 인구 조사(공식적으로 행한 마지막 인구 조사)에 따르면 미성년 노동자의 수가 175만 2,187명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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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하던 고발로 돌아가죠. 현대인의 생산력이 원시인의 생산력보다 천 배나 더 높은데도, 왜 오늘날의 미국에 제대로 된 주거지도 없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1,500만 명이나 될까요? 이런 미국에 미성년 노동자는 왜 300만 명이나 있을까요? 정직한 고발은 이렇습니다. 자본가계급이 사회를 잘못 경 영한 것입니다. 현대인의 생산력이 원시인의 생산력보다 천 배나 더 높은데도 현대인이 원시인보다 더 비참하게 산다면, 자본 가계급이 경영을 잘못해서, 바로 여러분이 경영을 잘못해서 그렇다고밖에는 얘기할 수 없습니다. 고용주 여러분, 여러분은 경영을 잘못하는 이기적인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그 때문에 여러분은 오늘 밤 여기서 나에게 정면으로 맞서 대답할 수 없는 겁니다. 여러분의 계급 전체가 미국에 있는 150만 명의 혁명가를 대적할 수 없듯이 말이죠. 여러분은 대답을 못 할 겁니다. 그러나 해보라고 하고 싶군요. 나아가, 내 강연이 끝날 때까지 여러분이 대답을 하지 않을 거라는 데 내기를 걸지요. 다른 것들에 대해선 장황하게 떠들어대겠지만, 이 문제만큼은 여러분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경영에 실패했습니다. 문명의 아수라장을 만들어 놓았어요. 여러분은 맹목적이고 탐욕적입니다. 뻔뻔스럽게도 의사당에서 일어나(오늘 이 자리에서 일어나듯이), 아이들의 수고가 없이는 이윤을 낼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이건 제 말이 아닙니다. 여러분에 대항하는 기록에 다 나와 있죠. 여러분은 달콤한 이상주의와 고상한 도덕론을 재잘대며 양심을 잠재웠습니다. 권력과 재산으로 비대해졌고, 성공에 취했습니다. 또한 수벌들이 벌통 주위에 떼 지어 있을 때 일벌들이 덤벼들어 그들의 살찐 몸을 죽이듯이, 여러분은 우리에게 희망이 없는 존재입니다. 사회를 경영하는 데 실패했으니, 여러분의 경영권은 박탈되어야 합니다. 150만 명의 혁명가들은 노동자계급을 동참시켜 여러분의 경영권을 빼앗겠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혁명입니다. 고용주 여러분, 막을 수 있다면 막아보십시오." 

상당한 시간 동안 어니스트의 목소리가 그 커다란 방에 울려 퍼졌다. 그러고서 조금 전과 같은 목쉰 웅성거림이 일기 시작하더니 열두 명의 남자들이 밴 길버트 대령의 눈에 들고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 떠들어댔다. 브렌트우드 씨의 어깨가 격렬하게 떨리는 모습이 보였다. 한순간 화가 치밀었는데, 그녀가 어니스트를 비웃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비웃음이 아니라 히스테리였다. 그녀는 자신의 축복받은 필로머스 클럽에 이런 선동가를 데려다 놓은 것에 경악하고 있었다.

밴 길버트 대령은 열두 명의 남자들이 흥분에 휩싸인 얼굴로 그로부터 발언권을 따내려고 애쓰는 것을 상대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도 흥분에 휩싸여 있었다. 그는 팔을 휘저으며 벌떡 일어나 잠깐 동안 종잡을 수 없는 소리들만 토해냈다. 그런 다음에야 제대로 된 말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그것은 10만 달러짜리 변호사의 연설도, 구닥다리 웅변도 아니었다.

"궤변 중의 궤변이로군!" 그가 소리쳤다. "살아생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리도 많은 궤변을 들어보기는 또 처음이군. 게다가, 젊은이, 지금 자네가 한 말은 전혀 새롭지 않다는 걸 말해야겠네. 난 자네가 태어나기도 전에 대학에서 그 모든 걸 배웠네. 장 자크 루소가 거의 200년 전에 자네의 그 사회주의 이론을 발표했지, '흙으로 돌아가라, 꼭! 자연으로 복귀하라!'라고 말이지. 생물학은 그것의 불합리함을 가르치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더니, 오늘 밤 그대가 경솔한 이론으로 그 실례를 보여주었군. 궤변 중의 궤변이네! 살아오면서 과다한 궤변에 속이 울렁거리기는 처음이로군. 자네의 그 미숙한 일반화와 유치한 추리 때문에 말이지!"

그는 모욕적으로 손가락을 딱딱 꺾으며 자리에 앉았다. 여자들 편에서 지지의 감탄사들이 터져 나왔고, 남자들로부터는 더욱 떠들썩한 동조가 쏟아졌다. 발언권을 요구하던 열두 명 중 절 반이 동시에 말하기 시작했다. 그 혼란과 소란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였다. 퍼튼웨이드 부인의 넓은 저택에서 그런 진풍경이 펼쳐진 적은 지금껏 없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예복을 입고 으르렁대고 딱딱거리는 야만인들이 산업계의 냉정한 거물들이자 사회의 주인들이란 말인가. 정말로 어니스트는 그들의 돈주머니에 손을 뻗어 그들을 뒤흔들어놓았다. 그들의 눈에는 그의 손이 150만 혁명가들의 손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어니스트는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흥분하지 않았다. 그는 밴 길버트 대령이 미처 자리에 앉기도 전에 일어나 앞으로 나가다.

"한 번에 한 사람씩!" 그가 청중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그 소리는 그의 커다란 폐부에서 올라와 인간 폭풍우를 잠재웠다. 그는 과단성 있는 몸짓으로 진정할 것을 요구했다.

"한 번에 한 사람씩." 어니스트는 부드럽게 되풀이했다. "먼저 밴 길버트 대령님께 답을 해드리지요. 그 후에 나머지 분들이 제게 덤비십시오. 그러나 한 번에 한 사람씩임을 기억하십시오. 이건 단체 경기가 아니에요. 여기가 축구장이 아니란 말입니다." 

어니스트는 밴 길버트 대령을 향해 계속 말했다. "대령님의 경우에는, 제가 한 말에 아무것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흥분해서 제 정신적 도량에 대해 독단적인 주장만 했을 뿐이죠. 대령님의 사업장에서야 그것이 먹힐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되죠. 제가 모자를 손에 들고 당신에게 임금을 인상해 달라거나 위험한 기계로부터 보호해달라고 청하는 직공이 아니잖습니까. 저를 대할 때는 고압적으로 나오시면 안 되죠. 그런 건 대령님의 임금 노예들을 대하실 때를 위해 아껴두십시오. 당신의 손에 자신들의 빵과 버터, 목숨이 쥐어져 있기 때문에 그들은 감히 당신에게 대들지 않을 테니까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대령님이 배웠다는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것에 대해서는, 얼핏 보아 대령님이 그 후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 같다는 지적으로 대신하고 싶군요. 미적분과 성서 연구가 서로 상관이 없듯, 사회주의와 자연의 상태도 상관이 없습니다. 저는 대령님의 계급이 사업장 밖에 있을 때는 어리석다고 했습니다. 대령님이, 지금 그 실례를 훌륭하게 입증해 주고 계시군요."

10만 달러 변호사에 대한 이런 끔찍한 혹평이 브렌트우드 씨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녀는 히스테리가 점점 심해져 울다 웃다 하더니 사람들의 부축을 받아 그 방을 나갔다. 차라리 그 편이 나았다. 뒤이어 상황은 더 나빠졌으니까. 

"이것은 제 말이 아닙니다." 방해꾼이 나갔을 때 어니스트는 하던 말을 계속했다. 대령님의 권위자들이 일치된 목소리로 당신의 어리석음을 증명해줄 겁니다. 당신이 고용한 자문위원들이 당신이 틀렸다는 것을 말해줄 겁니다. 가장 온건한 사회학 보조 강사에게 가서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루소의 이론과 사회주의 이론의 차이가 무엇인지 물어보십시오. 가장 탁월한 정통 부르주아 정치경제학자들과 사회학자들에게도 물어보십시오. 당신이 후원하는 도서관 서가에 꽂혀 있는, 그 주제에 관한 모든 서적을 뒤적여보십시오. 그러면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이론과 사회주의 사이에는 아무런 일치점이 없다는 답이 나올 테니까요. 반면에, 한결같이 나오는 답은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것과 사회주의가 서로 극과 극에 있다는 걸 겁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것은 제 말이 아닙니다. 대령님의 어리석음에 대한 기록은 책들 속에, 당신이 한 번도 읽지 않은 당신의 책들 속에 들어 있습니다. 그런 어리석음과 관련하여, 대령님은 당신네 계급의 전형적인 본보기일 뿐입니다.

밴 길버트 대령님, 당신은 법과 사업을 잘 압니다. 법을 왜곡해서 어떻게 회사를 키우고 배당금을 늘릴 수 있는지를 잘 알지요. 아주 좋아요. 계속 밀고 나가십시오. 당신은 대단한 인물이에요. 아주 유능한 변호사이지만, 역사가로서는 변변찮고 사회학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며 생물학은 폴리니(1세기에 살았던 현자―옮긴이)와 비슷한 수준이군요."

이 대목에서 의자에 앉아 있던 밴 길버트 대령이 몸을 비틀었다. 응접실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모두들 무엇에 홀린 듯 얼어붙어 있었다. 대단한 밴 길버트 대령을 그처럼 지독하게 대하는 것은 들어본 적도, 꿈꿔본 적도, 믿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판사들조차 그가 법정에서 일어서면 벌벌 떤다는, 그 대단한 밴 길버트 대령을 말이다. 그러나 어니스트는 적에게 사정을 봐주는 법이 없었다.

"물론, 이것이 대령님에 대한 비난은 아닙니다. 누구나 자기 직분이 있으니까요. 당신은 당신 직분에 충실한 것뿐이고, 저는 제 직분에 충실할 겁니다. 당신은 전문가입니다. 법률에 관한 한, 도둑질을 일삼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법망을 피하거나 새로운 법을 만드는 최선의 방책에 관한 한, 저는 당신의 발아래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그러나 사회학에―제 전공이죠―있어서는 당신이 제 발아래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이것을 기억하십시오. 또한 기억하십시오, 대령님의 법은 하루치 분량이라 하루치가 넘는 일에서는 대령님도 다재다능하지 않다는 것을요. 그러니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것에 대한 당신의 독단적인 주장과 성급한 일반화는 그 말을 하느라 내뱉은 숨만큼의 가치도 없습니다." 어니스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대령을 주의 깊게 응시했다. 분노로 어두워지고 일그러진 얼굴, 헐떡거리는 가슴, 뒤틀리는 몸, 초조하게 쥐었다 폈다 하는 가느다랗고 하얀 손을.

"그러나 당신에게도 내쉴 숨은 있을 테니 그것을 쓸 기회를 드리지요. 저는 당신의 계급을 고발했습니다. 제 고발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저는 당신에게 현대인의 비참함에 대해, 미국에 아동 노예들이―그들의 노동이 없다면 이윤을 내지 못하겠죠―300만 명이나 되고, 못 먹고 못 입고 형편없는 집에 사는 사람들이 1,500만 명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회조직과 기계를 통해 현대인의 생산력이 원시인의 생산력보다 천 배나 더 높아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사실로부터 자본가계급이 경영을 잘못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고 진술했습니다. 이것이 저의 고발 내용이고, 지금 대령님에게 구체적으로, 장황하게 그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습니다. 아니, 또 있군요. 당신이 대답을 하지 못할 거라고 예언했죠. 이제 남은 것은 당신의 숨으로 제 예언을 박살 내는 것입니다. 당신은 제 강연이 궤변이라고 소리쳤습니다. 밴 길버트 대령님, 그 궤변을 보여주시죠. 나와 1,500만 동지들이 당신과 당신의 계급에 대항하여 내던진 고발에 대답해보십시오." 

밴 길버트 대령은 자신이 사회를 보고 있으며 관례상 아우성치는 사람들에게 발언권을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은 모양이었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팔을 흔들어대며 자신의 웅변술과 자제력을 내던진 채 어니스트의 젊음과 민중 선동에 대해 욕을 해대는가 하면 노동자계급의 무능력과 하찮음을 상세히 설명하며 노동자 계급을 잔인하게 공격했다.

"변호사치고는 말귀를 못 알아듣는 분이시군요." 길 령의 격론에 어니스트가 답변을 시작했다. "제 젊음과 제가 이제껏 말한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노동자계급이 하찮다는 것과도 상관이 없습니다. 저는 자본가계급이 사회를 잘못 경영했다고 고발했습니다. 당신은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답을 할 시도조차 하지 않았어요. 왜죠? 대답할 말이 없어서인가요? 당신은 여기에 모인 청중들의 챔피언입니다.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그 답을 당신의 입술에서 찾고 있습니다. 내 경우에는 아까도 말했듯이, 당신이 답을 할 수 없을뿐더러 답할 시도조차 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말이죠." 

"참을 수가 없군! 이건 모욕이야!" 밴 길버트 대령이 소리 질렀다.

"당신이 답을 못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겠죠." 어니스트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그 누구도 지적으로는 모욕을 당할 수 없습니다. 모욕은, 그 성질상 감정적이니까요. 냉정해지십시오. 자본가계급이 사회를 잘못 경영했다는 저의 지적인 고발에 지적인 대답을 해주십시오." 

밴 길버트 대령은 부루퉁하고 오만한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무뢰한과는 어떠한 말도 섞고 싶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기죽지 마십시오." 어니스트가 말했다. 대령님의 계급에서 이 고발에 답을 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얻으시죠." 그는 말하고 싶어 안달이 난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여러분의 차례가 왔군요. 탄환을 마구 쏘시되, 밴 길버트 대령이 하지 못한 답을 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십시오" 

그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를 여기에 다 적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고작 세 시간 사이에 그렇게 많은 말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을 전에는 몰랐었다. 어쨌거나, 그 토론은 장관이었다. 적들이 흥분하면 할수록 어니스트는 더 교묘히 그들을 흥분시켰다. 그는 백과사전처럼 박학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촌철살인의 한 마디나 경구로 그들을 찔렀다. 그는 그들의 비논리적인 점들을 지적했다. 잘못된 삼단논법이라거나, 결론이 전제와 아무 연관이 없다거나, 다음 전제는 그 속에 증명하고자 하는 결론을 교묘히 감추고 있기 때문에 사기라는 식으로, 또한 이것은 오류고, 저것은 가정이며, 다음 것은 모든 교과서에 나와 있는 확인된 진 실과 상반되는 주장이라는 식으로.

토론은 그런 식으로 진행되었다. 때때로 어니스트는 찔러대던 칼을 몽둥이로 바꿔 그들의 생각을 이리저리 후려쳤다. 언제나 사실을 요구하며 이론을 들이대는 것을 거부했다. 그 사실들이 그들에게는 워털루 전투와도 같았다. 그들이 노동자계급을 공격할 때면 그는 이렇게 쏘아댔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지, 여러분의 얼굴이 더럽다는 고발에 대한 답은 아니군요." 그리고 이 말을 잊지 않고 했다. "여러분의 계급이 경영을 잘못했다는 고발에는 왜 답을 하지 않습니까? 다른 것들에 대해, 다른 것들과 관련된 것들에 대해선 이야기하면서, 정작 그 질문에 대한 답은 하지 않았습니다. 대답할 말이 없어서인가요?"

윅슨 씨가 입을 연 것은 토론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그는 유일하게 냉정을 지킨 인물이 있는데, 어니스트도 그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달리 깍듯이 대했다.

"답은 필요 없네." 윅슨 씨는 천천히, 신중하게 말했다. "나는 이 토론을 놀라움과 혐오감에 차서 지켜보았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나와 같은 신분인 여러분에게 혐오감을 느낍니다. 여러분은 이런 토론에 윤리와 비속한 정치가의 호통까지 동원해가며 얼빠진 남학생들처럼 굴었습니다. 여러분은 전술로도 밀렸고, 수준도 떨어졌어요. 말은 많았지만, 벌떼처럼 윙윙거리기만 했을 뿐이죠. 여러분은 곰을 에워싼 모기떼 같았습니다. 신사 여러분, 저기 곰이 있습니다.(그는 어니스트를 가리켰다.) 여러분의 윙윙거림은 저자의 귀만 간질였을 뿐입니다.

정말로, 상황은 심각합니다. 저 곰은 우리를 짓밟으려고 오늘 밤 발을 쳐들었습니다. 그는 우리 미국에 150만 명의 혁명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그는 우리의 정부와 관저와 모든 호화로운 안락을 빼앗는 것이 그들의 의도라고 했습니다. 그 또한 사실입니다. 이 사회에 변화가, 크나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변화는 저 곰이 기대하는 변화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저 곰은 우리를 짓밟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저 곰을 짓밟으면 어떻겠습니까?" 

그 큰 응접실에서 웅성거림이 일기 시작했고, 남자들은 동조와 확신으로 서로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윙윙거리지 않고 우리는 저 곰을 짓밟을 것입니다." 윌슨 씨는 냉정하고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우리는 곰을 사냥할 것입니다. 그러나 말로 답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답은 탄알로 표현될 겁니다. 우리는 권력을 쥐고 있습니다. 아무도 그것을 부인하지 않지요. 그 권력에 힘입어 우리는 권력을 계속 유지할 겁니다." 

그는 갑자기 어니스트를 공격했다. 그 순간은 극적이었다. 

"자, 이것이 우리의 답이네. 우린 자네에게 낭비할 말이 없네. 자네가 그 자랑스러운 강한 손을 우리의 대저택과 호화로운 안락에 뻗을 때 우리도 힘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지. 포탄과 파편의 굉음과 기관총 소리가 우리의 답이 될 것이네."47 우리는 자네 같은 혁명가들을 구두 뒤축으로 짓뭉개고 자네들의 얼굴 위를 걸어 다닐 것이네. 세상은 우리의 것이고, 우리가 세상의 주인이며, 세상은 계속 우리의 것으로 남아 있을 테니까.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역사가 시작된 이래 흙 속에 묻혀 있었네. 나는 역사를 정확하게 읽었지. 나와 내 계급과 우리 뒤에 올 후손들이 권력을 쥐고 있는 한, 노동자 무리는 흙 속에 계속 묻혀 있을 거네. 이게 답이네. 논쟁의 왕, 그것은 권력이네. 신도 부도 아니고 권력이라고, 그러니 자네 혀가 얼얼해질 때까지 혀를 놀려보게. 권력!" 

"이제야 답을 들었군요." 어니스트는 조용히 말했다. "그게 유일한 답일 겁니다. 권력, 노동자계급인 우리가 설교하는 바로 그것입니다. 도덕, 정의, 박애를 호소해봤자 당신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쓰디쓴 경험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심장은 가난한 이들의 얼굴을 밟고 지나가는 그 구두 뒤축만큼 딱딱하니까요. 그래서 우리도 권력에 대해 설교를 해왔습니다. 선거일에 우리는 표로 당신네 정부를 빼앗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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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생각의 흐름을 보여주기 위해, 당대의 공인된 염세주의자 앰브로즈 비어스가 쓴 『냉소가 단어집』(AD 1906)에서 다음의 정의를 인용해보았다. "포도탄, 「명사」 미래가 미국 사회주의 요청에 대한 답으로 준비하고 있는 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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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말이야. 선거일에 그대들이 다수표를 그것도 결정적인 다수표를 획득했는데도, 그러니까 당신들이 투표함을 통해 권력을 잡았는데도 우리가 권력을 넘겨주려 하지 않는다면 어쩔 텐가?" 윅슨 씨가 그의 말허리를 끊고 물었다.

"그 또한 생각해두었습니다." 어니스트가 대답했다. "우리도 탄알로 답을 할 것입니다. 권력이, 논쟁의 왕이라고 당신은 선언했습니다. 네에, 권력은 과연 그럴 겁니다. 우리가 투표에서 압승을 거둔 날, 그런데도 당신들이 우리가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쟁취한 권력을 이양하려 하지 않을 때, 우리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를 당신은 물었습니다. 그날, 우리도 답할 것입니다. 포탄과 파편의 굉음과 기관총 소리가 우리의 답이 될 것이라고 말이죠. 

당신은 우리에게서 달아날 수 없습니다. 당신이 역사를 정확하게 읽은 것은 사실입니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노동이 흙 속에 묻혀 있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당신과 당신의 계급과 그 후손들이 권력을 쥐고 있는 한, 노동이 흙 속에 묻혀 있으리라는 것도 사실입니다. 당신이 한 모든 말에 동의합니다. 언제나 그래 왔듯, 권력이 심판자가 될 것입니다. 권력은 곧 계급투쟁입니다. 당신네 계급이 옛 봉건귀족을 끌어내렸던 것처럼 당신네는 우리의 계급, 즉 노동자계급에 의해 끌려내려 올 겁니다. 역사를 공부한 것처럼 생물학과 사회학도 읽어본다면 제가 말한 이 결말을 피할 수 없으리란 사실을 알게 될 겁니다. 1년이, 10년이, 천 년이 걸릴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네 계급이 끌려내려 올 거라는 점이죠. 그 역시 권력에 의해 이루어질 겁니다. 우리 노동자들은 머리가 얼얼해지도록 그 말을 계속 암송해왔습니다. 권력. 이것은 왕의 말입니다." 

필로머스 클럽과의 밤은 그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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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수학


자신의 폭로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어니스트는 다시 말을 이었다. 

"오늘 밤 여기 모인 열두 분은 사회주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을, 이제 제가 그 불가피함에 관해 증명해 보이지요. 소자본가가 사라지는 것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대자본가와 트러스트가 사라지는 것 또한 불가피합니다. 기억하십시오, 진화의 물결은 결코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는 것을, 진화의 물결은 계속 흘러, 경쟁에서 연합으로, 작은 연합에서 큰 연합으로, 큰 연합에서 거대 연합으로, 마침내는 모든 연합들 중 가장 거대한 연합인 사회주의로 흐르게 됩니다.

제가 꿈을 꾸고 있다고 하셨지요. 좋습니다. 이제부터 제 꿈의 수학을 보여드리지요. 그리고 사전에 말씀드리면, 제 수학이 틀렸다는 걸 여러분이 보여주십시오. 저는 자본주의 체제의 붕괴가 불가피함을 밝힐 것이고, 왜 붕괴될 수밖에 없는지를 수학적으로 증명할 것입니다. 이제부터 말할 테니, 처음에는 연관이 없어 보여도 참아주십시오.

우선, 특정 산업을 예로 들어보지요. 반박할 내용이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를 중단시키십시오. 구두공장이 있습니다. 이 공장은 가죽을 가져와 구두를 만듭니다. 여기 100달러어치의 가죽이 있습니다. 이 가죽이 공장을 거쳐 구두의 형태로, 이를 테며 200달러어치의 구두가 되어 나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가죽의 가치에 100달러가 더해졌습니다. 어떻게 더해졌을까요? 함께 보지요.

자본과 노동이 100달러의 가치를 더한 것입니다. 자본가가 공장과 기계를 제공하고 모든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노동자는 노동을 제공했습니다. 자본과 노동의 합작으로 100달러의 가치가 더해졌습니다. 여기까지 모두 동의하십니까?"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이 긍정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노동과 자본이 100달러를 생산했으니, 이제는 그것을 나누게 됩니다. 이 분배는 분수 단위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편의상, 이것을 근삿값으로 하겠습니다. 자본가는 자기 몫으로 50달러를 가지고, 노동자는 임금으로 50달러를 받습니다. 분배를 둘러싼 싸움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겠습니다. 싸움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든 분배는 1퍼센트에서 2퍼센트 안으로 조정이 됩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특정 산업에 적용되는 것이 모든 산업에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제 말이 맞습니까?"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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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에버하드는 여기서 당시의 모든 노동 문제의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공동생산의 분배에 있어 자본가도 노동자도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원했다. 분배를 둘러싼 이 싸움은 화해되지 않았다. 자본주의 생산체제가 존속되는 동안 노동자와 자본가는 공동생산의 분배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싸웠다. 우리가 보기에는 바보 같은 광경이지만, 그때 살았던 사람들보다 우리가 700년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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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모든 동석자가 어니스트에게 동의했다.

"그럼 50달러를 받은 노동자가 그 구두를 사고 싶어 한다고 가정해보지요. 그들은 50달러의 가치밖에는 살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이제는 이 특정 산업으로부터 가죽, 원료, 수송, 판매를 포함한 미합중국의 전 산업 과정의 총계로 가보지요. 편의상 미국의 1년 총생산이 대략 40억 달러라고 하죠. 그러면 노동자는 같은 기간 동안 임금으로 20억 달러를 받습니다. 40억 달러가 생산되었습니다. 이 중 노동자는 얼마나 되살 수 있을까요? 20억 달러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여지가 없으리라 봅니다. 그 점에서는 제 비율이 관대한 편이죠. 무수한 자본주의 장치들 때문에 노동자는 총생산품의 절반도 되살 수 없으니까요. 

그러나 돌아가서, 노동자가 20억 달러를 되살 수 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노동자는 20억 달러밖에 소비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럼 노동자가 되사서 소비할 수 없는 20억 달러에 대한 설명이 남는군요."

"노동자는 20억 달러까지 소비하지 않네." 코월트 씨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랬다간 은행에 예금이 한 푼도 없게 되네."

"은행에 있는 노동자의 예금도 실은 축적되자마자 소비되는 일종의 예비금에 불과합니다. 이 돈은 노후, 질병과 사고, 장례 대비 비용으로 저축되는 거지요. 그런 은행 예금은 다음 날 먹으려고 선반에 놓아두는 빵 조각이나 진배없습니다. 아니, 노동자는 임금으로 되살 수 있는 생산품 전부를 소비합니다. 

20억은 자본가에게 돌아갑니다. 자본가는 비용을 지불한 후 나머지를 소비할까요? 자본가는 20억 달러를 다 소비할까요?"

어니스트는 말을 중단하고 그 질문을 많은 사람들에게 직격탄으로 던졌다. 그들은 고개를 저었다.

"난 모르겠네." 그들 중 한 명이 솔직하게 말했다. 

"아니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어니스트는 계속 말했다. "생각해보세요. 만약 자본가가 그 돈을 다 쓴다면 자본의 총액은 늘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대로 유지만 되겠지요. 미국의 경제사를 들여다보면 자본 총액이 꾸준히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자본가는 자기네 몫을 다 소비하지 않지요. 우리나라 철도 공채를 영국이 점령하다시피 한 때를 기억하십니까? 세월이 흘러 우리는 그 공채를 도로 사들였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소비되지 않은 자본이 그 공채를 사들였다는 거지요. 오늘날 미국의 자본가들이 멕시코 채권, 러시아 채권, 이탈리아 채권, 그리스 채권을 수백억 달러나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자본가가 소비하지 않은 자본의 몫이 수백억 달러가 되었다는 거지요. 게다가, 자본주의가 시작될 때부터 자본가는 자기네 몫을 다 소비한 적이 없습니다. 

이제 요점으로 들어가죠. 미국에서 연간 40억 달러의 부가 생산됩니다. 노동자는 20억 달러를 되사서 소비합니다. 자본가는 남은 20억을 다 소비하지 않습니다. 그럼 소비되지 않은 만큼의 큰 차액이 생깁니다. 이 차액으로 무엇을 할까요?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노동자는 그 나머지를 소비할 수 없습니다. 자신들의 임금을 다 써버렸으니까요. 자본가는 이 나머지를 소비하지 않을 겁니다. 자본가의 본성에 따라 쓸 수 있는 만큼 썼으니까요. 그런데도 차액은 여전히 남습니다.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해외에 파는 거네." 코월트 씨가 자진해서 말했다. "바로 그겁니다." 어니스트가 맞장구를 쳤다. "이 차액 때문에 해외 시장이 필요하게 되는 겁니다. 그 나머지는 해외에 팔립니다. 그 외에는 달리 차액을 없앨 방법이 없어요. 그리고 해외에 팔린 그 소비되지 않은 잉여가 이른바 무역 흑자가 되는 것이죠. 여기까지 모두 동의하십니까?"

"무역의 이런 ABC를 상술하는 건 시간 낭비네." 캘빈 씨가 신랄하게 말했다. "그런 건 우리도 다 알고 있네."

"그러나 아주 조심스럽게 상술한 이 ABC로 저는 여러분을 혼란에 빠뜨릴 것입니다." 어니스트가 응수했다. "거기에 묘미가 있죠. 지금 당장 여러분을 그 혼란에 빠뜨려 보겠습니다. 시작하죠.

미국은 자원을 개발해온 자본주의 국가입니다. 자본주의 산업체제에 따라 미국은 처분해야 할 소비되지 않은 잉여가 생기고, 이것을 해외에 팔아야 합니다.60 미국에 적용되는 것은 자원이 개발된 다른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도 적용됩니다. 그런 나라들 모두가 소비되지 않은 잉여를 가지고 있지요. 그들이 이미 서로 무역을 해왔고, 이 잉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이들 나라의 노동자는 임금을 다 소비했고, 이 잉여에는 손댈 수 없습니다. 이들 나라의 자본가들은 본성에 따라 쓸 수 있는 모든 것을 소비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잉여가 남아 있습니다. 그들은 이 잉여를 서로에게 처분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없애야 할까요?"

"자원이 개발되지 않은 나라에 파는 거네." 코월트 씨가 넌지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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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이 시대보다 몇 년 앞서 미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다음과 같이 선언한 바 있다.

"미국의 과잉생산을 해외에 마음껏 처분하기 위해서는 상품 구매와 판매에서 더욱 자유롭고 광대한 호혜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그가 언급한 이 과잉생산은 자본가들의 소비력을 훨씬 뛰어넘는 자본주의 체제의 이윤이었다. 당시 상원의원 마크 해나는 "미국의 총생산은 연간 소비량보다 3분의 1이 더 많다" 라고 말했다. 또한 동료 상원의원 천시 드퓨(Chauncey Depew)는 "미국 국민들은 그들이 소비하는 것보다 연간 20억 달러를 더 생산한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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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겁니다. 보다시피 제 주장은 아주 명확하고 간단해서 여러분 스스로 논리를 전개해나갈 수 있습니다. 이제 다음 단계로 가보죠. 미국이 남은 잉여를, 그러니까 브리질 같은 자원이 개발되지 않은 나라에 처분한다고 해봅시다. 이 잉여가 상품으로 교환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고, 브라질의 교역 상품은 이미 소비되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그렇다면, 미국은 브라질로=부터 대신 무엇을 받아올 수 있을까요?" 

"금이겠지." 코월트 씨가 말했다. 

"그러나 세상에는 금이 어느 수준만큼만 있지,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어니스트가 이의를 제기했다.

"유가증권이나 채권 따위의 다른 형태로 된 금이 있네." 코월트 씨가 정정했다.

"이번에는 맞히셨습니다." 어니스트가 말했다. "브라질로부터 미국은 남는 잉여를 채권이나 유가증권과 맞바꿉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미국이 브라질의 철도, 공장, 광산, 땅을 소유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럼 이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코월트 씨는 곰곰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제가 말씀드리죠." 어니스트가 계속 말했다. "그것은 브라질의 자원이 개발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제, 다음 단계로 가보죠.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자원을 개발하면 브라질도 소비되지 않은 잉여를 가지게 됩니다. 브라질은 이 잉여를 미국에 처분할 수 있을까요? 안 되죠. 미국 또한 잉여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럼 미국은 예전처럼 자신의 잉여를 브라질에 처분할 수 있을 까요? 안 되죠. 브라질도 이제는 잉여를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국과 브라질은 잉여를 처분하기 위해 자원이 개발되지 않은 또 다른 나라를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잉여를 처분하는 바로 그 과정에서 그 나라들의 자원이 개발되고 말지요. 그럼 그들도 잉여를 가지게 되고, 그 잉여를 처분할 다른 나라를 찾게 됩니다. 자, 여러분, 잘 들어주십시오. 지구는 어느 만큼만 큽니다. 세상에는 어느 만큼의 많은 나라들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나라, 가장 작은 최후의 나라까지 모두 각자의 잉여를 손에 쥔 채, 역시나 자신들의 잉여를 쥔 다른 모든 나라와 대치하게 될 때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어니스트는 말을 중단하고 청중을 응시했다. 그들의 얼굴에 곤혹스러움이 떠오른 것은 통쾌한 일이었다. 게다가, 그들의 얼굴에는 두려움도 있었다. 어니스트가 추상적인 개념으로부터 어떤 광경을 불러내 그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그들은 자리에 앉아 그 광경을 보면서 두려움에 떨었다.

"캘빈 사장님, 우리는 ABC에서 시작했습니다." 어니스트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저는 사장님께 나머지 알파벳을 드렸습니다. 아주 간단하지요. 그것이 묘미지만, 사장님은 곧 나올 답을 아시겠지요. 자, 세상의 모든 나라가 소비되지 않은 잉여를 가지게 될 때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여러분의 자본주의 체제는 어디에 있게 될까요?"

그러나 캘빈 씨는 난처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는 지금 어니스트의 논리에서 오류를 찾아내기 위해 얘기를 되짚고 있었다. "그럼 여러분과 함께 다시 처음부터 간단히 훑어보죠." 어니스트가 말했다. "우리는 특정 산업, 구두공장에서 시작했습니다. 거기서 발생한 공동생산의 분배는 전 산업의 총액에서 발생되는 분배와 비슷했습니다. 노동자는 임금으로 어느 정도의 생산품만 되살 수 있고, 자본가는 나머지 생산품을 다 소비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노동자는 임금을 다 소비하고 자본가는 원하는 만큼만 소비했을 때 소비되지 않은 잉여가 남는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 잉여를 다른 나라에 처분하게 되면 그 나라의 자원이 개발되고, 얼마 안 있어 그 나라 또한 소비되지 않은 잉여를 가지게 된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이 과정을 지구상의 모든 나라에 적용해보니 모든 나라가 해마다, 날마다, 소비되지 않은 잉여를 생산하게 되어 마침내는 처분할 곳이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에게 다시 묻겠습니다, 그 잉여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여전히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캘빈 사장님?" 어니스트가 물었다.

"난 손들었네." 캘빈 씨는 솔직히 말했다.

"난 그런 일을 꿈에도 생각지 않았는데." 아스문젠 씨가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활자처럼 선명해 보이는군." 내가 카를 마르크스의 잉여가치론에 대해 그처럼 상세한 설명을 들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어니스트가 너무 간단하게 설명하는 바람에 나 역시 당황하여 얼떨떨하게 앉아 있었다.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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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카를 마르크스―사회주의의 위대한 지적 영웅, 19세기의 독일계 유대인. 존 스튜어트 밀과 동시대 사람, 마르크스가 새로운 경제 발견들을 공표한 후로 전 세대에 걸쳐 세상의 내로라하는 사상가들과 학자들이 그를 조롱했다는 사실은 우리로서는 믿기 힘들다. 그 발견 때문에 그는 조국에서 추방되어 영국에서 망명자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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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 잉여를 없애는 방법을 제가 말씀드리죠." 어니스트가 말했다. "바다에 던져버리는 겁니다. 해마다 수억 달리의 구두와 밀, 의류 등 온갖 상품을 바다에 던지는 겁니다. 그럼 정리가 되지 않을까요?"

"확실히 정리가 되겠군." 캘빈 씨가 대답했다. "그러나 자네가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터무니없네." 

어니스트는 대번에 꼬투리를 잡았다.

"사장님이 옹호하는, 기계파괴자들처럼 선조들의 태곳적 방식으로 돌아가자는 것보다 더 터무니없나요? 잉여를 없애기 위해 사장님은 무엇을 제안하시겠습니까? 잉여를 만들지 않음으로써 잉여 문제를 피해 가시겠습니까? 그렇다면 잉여를 만들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너무나 혼란스럽고 무질서하고 불합리한 데다 너무나 비경제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원시적인 생산방식으로 돌아가시겠다고요? 그러면 잉여는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캘빈 씨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 지적은 급소를 찌른 것이었다. 그는 다시 침을 삼키고 헛기침을 했다.

"자네 말이 맞네." 그가 말했다. "인정하지. 그건 터무니없네. 그러나 우리도 뭔가를 해야 하네. 중산층의 우리에겐 생사의 문제니까. 우린 사라지기 싫네. 그래서 비록 터무니없지만 우리 선조들의 조잡하고 비경제적인 방식으로 돌아가기로 선택한 거네. 우리는 산업을 트러스트 이전의 단계로 돌려놓을 거네. 우리는 기계를 파괴할 거야. 자네 같으면 어떻게 하겠나?"

"그러나 여러분은 기계를 파괴할 수 없습니다." 어니스트가 대답했다. "여러분은 진화의 물결을 거꾸로 흐르게 할 수 없어요. 여러분의 반대파인 두 거대 세력은 중산층인 여러분보다 더 강력합니다. 다시 말해, 대자본가인 트러스트가 여러분을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할 겁니다. 그들은 기계가 파괴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그리고 트러스트보다 더 크고 더 강력한 세력은 노동자입니다. 노동자들은 여러분이 기계를 파괴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겁니다. 기계와 더불어 세계에 대한 소유권은 트러스트와 노동자계급 사이에 있어요. 그것이 전투의 배열입니다. 양 쪽 다 기계 파괴를 원하지 않습니다. 반면 양쪽 다 기계를 소유하기를 원하지요. 이 전투에서 중산계급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중산계급은 두 거인 사이에 낀 난쟁이예요. 아시겠습니까, 사라져 가는 불쌍한 중산계급 여러분, 여러분은 위아래의 맷돌 사이에 끼어 이제 곧 맷돌질을 당할 운명이란 말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자본주의 체제의 불가피한 붕괴를 수학적으로 증명해 보였습니다. 모든 나라가 소비되지도 않고 팔 수도 없는 잉여를 손에 쥐게 되면 자본주의 체제는 스스로 키워낸 이윤의 멋진 구조 아래서 붕괴할 겁니다. 그날에는 기계를 파괴하는 일 따윈 없을 겁니다. 오히려 기계 소유권을 놓고 싸움이 벌어지겠지요. 노동자계급이 이기면 여러분의 길도 쉬워질 겁니다. 미국, 그리고 이 문제에 있어서는 전 세계가 새롭고 거대한 시대로 들어설 겁니다. 우리의 삶도 기계 때문에 망가지지 않고 기계 덕분에 더 공평하고 더 행복하고 더 고귀해질 겁니다. 와해된 중산 계급의 여러분은, 노동자계급과 함께 할 겁니다―물론 그때는 노동자계급밖에 없을 테지요. 그리하여 여러분과 모든 노동자계급은 훌륭한 기계들이 생산하는 제품들의 공평한 분배에 참여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새롭고 더 훌륭한 기계를 만들 겁니다. 또한 이윤이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소비되지 않는 잉여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 기계와 세계의 소유권을 둘러싼 이 전투에서 트러스트가 승리한다면?" 코월트 씨가 물었다.

"그럼, 여러분도 노동자계급도, 우리 모두 인류 역사의 장을 어둡게 만든 그 어떤 전제정치보다 잔혹하고 끔찍한 강철군화 아래 짓밟히겠지요. 그런 전제정치에 잘 맞는 이름이죠, 강철군화!"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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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과두지배체제를 의미하는 이 용어가 최초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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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침묵이 흘렀다. 식탁에 앉은 모든 사람이 이례적이고 깊은 침묵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자네의 그 사회주의는 꿈이네." 마침내 캘빈 씨가 말했다. 그는 '꿈'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럼 꿈이 아닌 뭔가를 보여드리지요." 어니스트가 대답했다. "그리고 그 뭔가를 과두제라고 부르겠습니다. 여러분은 그것을 금권정치라고 부르죠. 둘 다 같은 것, 대자본가나 트러스트를 뜻합니다. 오늘날 권력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살펴보죠. 그러기 위해선 사회의 계급을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이 사회에는 크게 세 계급이 있습니다. 우선, 부유한 은행가, 철도왕, 회사 중역, 트러스트 기물로 구성된 부호계급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농민, 상인, 중소업자, 전문직 종사자로 구성된 중산계급, 즉 여러분의 계급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제가 속한 계급, 즉 임금노동자들로 구성된 프롤레타리아입니다.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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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에버하드의 이 계급 구분은 당시 통계 분야의 권위자였던 뤼시앵 새니얼의 구분법과 일치한다. 1900년의 「미합중국 인구 조사」에 기록된, 직업에 따른 이들 계급의 통계 수치는 다음과 같다. 부호계급 25만 251명, 중산계급 842만 9,845명, 프롤레타리아 계급 2,039만 3,13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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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미국에서 부의 소유가 권력의 본질임을 여러분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 부가 세 계급에 의해 어떻게 소유되고 있을까요? 수치는 이렇습니다. 부호계급이 670억의 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총인구 중, 1퍼센트의 10분의 9만이 부호계급이지만, 이들이 총자산의 70퍼센트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죠. 중산계급은 240억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전체 중 29퍼센트가 중산계급이고, 이들은 총자산의 25퍼센트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나머지가 프롤레타리아입니다. 이들은 40억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직업 종사자들 중 70퍼센트가 프롤레타리아 출신입니다. 이 프롤레타리아가 소유한 총자산은 4퍼센트입니다. 그럼 권력은 어디에 있을까요, 여러분?"

"자네의 수치로 보면, 중산계급인 우리가 노동자계급보다 더 힘이 있네." 아스문젠 씨가 말했다.

"우리를 약하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여러분이 부호계급의 힘에 맞서 더 강해지는 건 아니지요." 어니스트가 응수했다. "게다가 제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부보다 더 강한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은 빼앗을 수 없기 때문에 더 강하지요. 우리의 힘, 프롤레타리아의 힘은 우리의 근육, 투표를 던지는 우리의 두 손, 방아쇠를 당기는 우리의 손가락에 있습니다. 이 힘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본원적인 힘이고, 생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힘이며, 부보다 강하고 부로도 빼앗을 수 없는 힘입니다.

반면 여러분의 힘은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빼앗길 수 있다 그 말이죠. 심지어 지금도 부호계급은 여러분의 힘을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결국엔 모조리 빼앗아가겠죠. 그때 여러분은 더 이상 중산계급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 계급으로 전락하는 것이지요. 프롤레타리아가 되는 겁니다. 그것의 미덕은 여러분이 우리의 힘을 더해줄 거라는 거예요. 우리는 여러분을 형제라 부를 것이고, 인간다움을 위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울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노동자계급은 약탈당할 만한 것이 딱히 없습니다. 노동자계급이 가진 부의 몫이라곤 옷과 세간, 그리고 지극히 드물지만 저당 잡히지 않은 집이 고작입니다. 그에 반해 여러분은 구체적인 부를 240억이나 가지고 있고, 부호계급이 그것을 빼앗으려 합니다. 물론, 프롤레타리아가 먼저 빼앗을 가능성도 크지요. 이제 여러분의 입장을 아시겠습니까? 중산계급은 사자와 호랑이 사이에 낀 불안정한 새끼입니다. 한쪽이 잡아먹지 않으면 다른 쪽이 잡아먹을 겁니다. 부호계급이 먼저 여러분을 잡아먹으면, 프롤레타리아가 부호계급을 잡아먹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죠.

심지어 여러분이 현재 가진 부도 힘의 진정한 척도가 아닙니다. 이 순간 여러분이 가진 부의 힘은 빈껍데기에 불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그 연약한 표어, '우리 선조들의 방식으로 돌아가자'고 외치고 있는 거지요. 여러분은 여러분의 무능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힘이 빈껍데기라는 것도 압니다. 그것이 왜 빈껍데기인가를 보여드리죠.

농민은 어떤 힘을 가지고 있을까요? 농민들 중 50퍼센트 이상이 소작인이거나 땅이 저당 잡혀 있는 덕에 사실 노예나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트러스트들이 이미 냉장실, 철도, 승강기, 증기선 항로 같은 농산물 판매 수단을 소유하거나 통제하고 있으니 그들 모두는 노예나 마찬가지죠(좀 낫다 뿐이지 결국은 같습니다). 더 나아가 트러스트들은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농민들은 힘이 없어요. 그들의 정치력과 행정력에 대해서는 중산계급 전체의 정치·행정력과 함께 나중에 말씀드리지요. 

날마다 독점재벌들은 캘빈 사장님과 다른 낙농업자들을 착취한 것처럼 농민들을 착취합니다. 날마다 상인들도 같은 방식으로 착취당합니다. 담배 트러스트가 6개월 만에 뉴욕 시에서만 400개가 넘는 담배 가게를 어떻게 착취했는지 아십니까? 석탄광산의 옛 주인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철도 트러스트가 전체 무연탄광과 역청탄광을 소유하거나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스탠더드 오일 트러스트 64는 원양 항로를 스무 개나 소유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재벌이 작은 부업으로 제련소를 운영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구리까지 장악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늘 밤에도 미국에서 스탠더드 오일이 소유하고 있거나 장악한 회사들에 의해 불을 밝히고 있는 도시가 1만 개나 되고, 또 그만큼 많은 도시에서의 모든 전기 운송―도시, 교외, 도시 간 연결 교통―이 스탠더드 오일 사의 수중에 있습니다. 이 분야에 관여한 수천 개나 되는 소자본가들이 사라졌고요. 여러분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가고 있는 길이 그 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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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스탠더드 오일과 록펠러 67 주석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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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제조업자들의 처지도 농민과 같습니다. 오늘날 소규모 제조업자들과 농민들은 사실상 봉건시대의 직분으로 전락했습니다. 그 점에 관해서는 전문직 종사자들과 예술가들도 실질적으로는 농노나 다름없고, 정치가들은 똘마니들입니다. 캘빈 사장님, 사장님은 왜 중산계급과 더불어 농민들을 새로운 정당으로 조직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합니까? 기존 정당의 정치가들이 사장님의 격세유전적 사상과 관계가 없기 때문이고, 그들이 사장님의 사상에 관심이 없는 것은 방금 제가 말했듯이 그들이 부호계급의 종자들, 즉 똘마니들이기 때문이지요.

전문직 종사자들과 예술가들이 농노나 다름없다고 했지요. 달리 뭐가 되겠습니까? 교수들, 전도사들, 편집자들도 하나같이 부호계급에 봉사함으로써 그 일자리를 붙들고 있고, 그들의 계급에 해가 없거나 부호계급을 칭송하는 사상만을 선전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호계급을 위협하는 사상이 선전할 경우 그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고, 그런 경우 만일의 시대를 대비해두지 못한 사람들은 프롤레타리아로 전락하여 망하거나 노동자계급의 선동가가 됩니다. 여론을 조성하여 국가의 사고 폭을 정하는 곳이 언론, 종교계, 대학임을 잊지 마십시오. 예술가들로 말할 것 같으면, 그들은 부호계급의 조악한 취미에나 영합할 뿐입니다.

그러나 결국 부 자체는 진짜 권력이 아닙니다. 부는 권력의 수단이고, 권력은 행정의 문제입니다. 오늘날 누가 정부를 통제합니까? 직업에 종사하는 2천만 프롤레타리아일까요? 여러분조차 그 생각을 비웃는군요. 그럼 800만 직업 종사자를 가진 중산계급입니까? 그들도 프롤레타리아와 다를 바 없어요. 그럼, 누가 정부를 통제합니까? 고작해야 25만 명을 거느린 부호계급입니다. 그러나 이 25만 명이 보좌관 역할은 할지언정 정부를 통제하지는 않습니다. 정부를 통제하는 것은 부호계급의 수뇌부이고, 이 수뇌부는 일곱 개의 소규모 유력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 집단이 오늘날 실제로 일치단결하여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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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1907년까지도 열한 개의 집단이 나라를 지배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다섯 개의 철도 집단이 하나의 거대 연합으로 합병되면서 이 수는 줄어들었다. 재정적·정치적 동맹과 더불어 합병된 이들 다섯 집단에는 1) 노스웨스트를 장악한 제임스 J. 힐, 2) 필라델피아와 뉴욕의 큰 은행들을 소유하고 있고 시프가 재정관리자로 있는 펜실베이니아 철도, 3) 대륙의 중부, 남서부, 남태평양 운송로를 장악하고 있고, 프릭을 고문으로, 오델을 정계 대리인으로 둔 해리먼, 4) 굴드 일가 철도 기업, 5) '록 아일랜드 패거리' 로 알려진 무어, 리드, 리즈, 이 강력한 과두제 지지자들은 경쟁의 알력으로부터 발생하여 기업연합이라는 필연적인 길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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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가운데 하나인 철도 집단에 말해보죠. 철도회사는 법정에서 사람들을 이기기 위해 4만 명의 변호사를 고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판사, 은행가, 편집자, 목사, 대학 관계자, 주 의원과 국회의원에게 무수히 많은 무임승차권을 지급합니다. 각 주와 수도에서는 호화스러운 로비를 펼칩니다.66 전국의 모든 도시와 마을에는 엄청난 군단의 협잡꾼들과 조무래기 정치꾼들을 심어둬 그들이 주요 인사를 돌보고, 대회를 소집하고, 배심원들에게 접근하고, 판사를 매수하는 등 모든 방면에서 회사의 이해를 위해 일하게 합니다.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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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로비―민중의 이해를 대변하기로 되어 있는 국회의원들을 매수하고 위협하고 타락시키는 특이한 제도.


67: 에버하드가 이 연설을 하기 10년 전, 뉴욕상품거래소(New York of Trade)에서 다음의 내용이 실린 보고서가 나왔다. "철도회사가 미연방 대다수 주의 의회를 장악하고 있다. 그들은 미국의 상원, 하원, 주지사들을 당선시키거나 해임시키기도 하며, 실제로 미국 정부의 정책을 좌지우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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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저는 부호계급의 수뇌부를 구성하고 있는 일곱 집단 중 한 힘에 대해서만 약술했을 뿐입니다.68 여러분이 가진 240억의 부는 여러분에게 정부 권력의 25퍼센트도 주지 않습니다. 그것은 빈껍데기이고, 그 빈껍데기조차 빼앗기게 될 겁니다. 부호 계급은 오늘날의 모든 권력을 쥐고 있습니다. 법도 만듭니다. 그들이 상원, 하원, 법원, 주 의회까지 장악하고 있으니까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법의 뒤에는 법을 집행할 세력이 있어야 하지요. 오늘날 부호계급은 법을 만들고, 그 법을 집행하기 위해 경찰, 육군, 해군, 마지막으로 여러분과 저와 우리 모두가 있는 시민군까지 마음대로 부리고 소집합니다." 

이후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만찬도 곧 해산되었다. 모두들 조용하고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낮은 목소리로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본 미래의 모습에 겁을 먹은 듯했다.

"상황이, 정말로, 심각하군." 캘빈 사장이 어니스트에게 말했다. "자네가 그것을 그려 보인 방식에 대해신 별 불만이 없네. 다만 중산계급의 운명에 대해선 동의할 수가 없군, 우린 살아남을 것이고, 트러스트를 타도할 것이네."

"또한 옛 선조들의 방식으로 돌아가고요." 어니스트 말을 마무리했다.

"그렇다 해도," 캘빈 사장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것이 일종의 기계 파괴이고 터무니없다는 것도 아네. 그러나 부호계급의 음모로, 오늘날의 삶 자체가 터무니없어 보이네. 어쨌거나 우리의 기계 파괴는 그나마 실제적이고 가능성이 있지만, 자네의 꿈은 그렇지 않네. 자네의 사회주의에 대한 꿈은...... 흠, 꿈일 뿐이네. 우린 자네를 따를 수가 없어."

"전 다만 여러분이 진화와 사회학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길 바랄 뿐입니다." 어니스트는 그와 악수를 나누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런다면 우리는 많은 수고를 덜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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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록펠러는 프롤레타리아 출신으로 시작하여 검소함과 교활함으로 스탠더드 오일로 알려진 최초의 완벽한 트러스트를 이루는 데 성공하였다. 스탠더드 오일의 잉여를 재투자해야 할 필요성이 어떻게 해서 소자본가들을 짓밟고 자본주의 체제의 붕괴를 촉진시켰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당대 역사로부터 다음의 주목할 만한 기록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데이비드 그레이엄 필립스는 당시 급진적인 작가였는데, 그가 쓴 아래의 인용문은 1902년 10월 4일 자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에서 따온 것이다. 우리에게 전해오는 이 간행물은 단 한 부뿐이지만, 그 형식과 내용으로 볼 때 발행부수가 많은 인기 있는 간행물 중 하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거기에 실린 글은 다음과 같다. "약 10년 전 록펠러의 수입은 훌륭한 권위자의 말에 따르면 3천만 달러였다. 그는 석유산업에서 나온 이윤으로 투자 수익을 올리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 당시 쏟아져 들어오는 돈은 현금만도 엄청나, 존 데이비슨 록펠러에게 들어오는 것만 월 200만 달러가 넘었다. 재투자의 문제는 점점 심각해져서, 결국엔 악몽이 되었다. 석유 수입은 불고 또 불었지만, 안전한 투자 대상은 한정돼 있었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한정돼 있었다. 록펠러가 석유에서 다른 사업으로 가지를 뻗기 시작한 것은 더 많은 수익을 얻으려는 특별한 열의에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독점 사업의 자석이 불가항력적으로 끌어당기는 부의 밀물에 휩쓸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회사는 투자 수색자들과 조사원들로 참모진을 구성했다. 이 참모진의 우두머리는 연간 12만 5천 달러를 받는다고 한다. 

처음 두각을 드러낸 록펠러 그룹의 확장과 침략은 철도 분야에서 나타났다. 1895년까지 그들은 전국 철도 주행거리의 5분의 1을 장악했다. 오늘날 그 회사가 소유하고 있거나, 대주주로서 장악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배당금이 몇백만 달러에 불과한 곳만 제외하고 뉴욕, 북부, 동부, 서부의 모든 철도에서 우세를 떨치고 있다. 시카고로부터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대부분의 주요 철도를 장악하고 있다. 태평양까지 뻗은 몇 개의 시스템도 지배하고 있다. 모건 선생을 그처럼 유력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록펠러의 표들이지만, 모건이 표를 필요로 하는 것 이상으로 록펠러도 그의 두뇌를 필요로 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이 둘은 '이익 공동제' 로 강하게 결합돼 있다.

그러나 철도만으로는 엄청나게 쏟아지는 금을 충분히 빠르게 흡수할 수 없었다. 현재 존 D. 록펠러의 월수입 250만 달러는 매달 400만, 500만, 600만으로 계속 불어나 연간 7,5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조명용 석유도 엄청난 이율을 가져오고 있었다. 수입의 재투자도 매년 수백만 달러를 더해주고 있었다. 

록펠러 그룹은 가스와 전기 산업이 안전한 투자 단계에 이르렀을 때 그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리하여 지금 미국 국민의 대다수가 어떤 종류의 조명등을 쓰든 해가 지는 그 순간부터 록텔러를 살찌워주기 시작한다. 이 회사는 농장 저당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몇 년 전 호황으로 농민들이 저당을 면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존 D, 북텔러는 흥분하여 눈물을 쏟을 뻔했다고 한다. 상당한 수익을 기대하며 몇 년간 공들여온 사업이 갑자기 800만 달러의 손해로 돌아오자 새 주력 분야에 대한 불평이 일기 시작했다. 석유산업의 자손과 그들의 자손, 그 자손의 자손들에 대한 투자 대상을 찾아야 하는 이 예기치 못한 걱정거리로 안 그래도 소화불량에 걸린 이 남자는 평정을 잃었다.


(......) 


록펠러 그룹은 철과 석탄과 납 등의 광산업, 다른 공업사들, 전차, 국채와 주채와 지방채, 증기선과 증기보트와 전신(電信), 부동산, 고층빌딩과 주택단지와 호텔과 상업 구역, 생명보험 그리고 금융업에까지 뛰어들었다. 그 결과 그들의 수백만 달러가 미치지 않는 산업 분야가 말 그대로 하나도 없게 되었다. 


(......)


록펠러 은행―내셔널 시티 은행―은 그 자체로 미국에서 단연 가장 큰 은행이다. 세계에서 이 은행을 능가하는 곳은 영국 은행과 프랑스 은행뿐이다. 하루 예금액이 평균 1억 달러가 넘는다. 이 은행은 월스트리트의 콜론(call loan) 시장과 주식 시장을 지배한다. 그뿐이 아니다. 이 은행은 뉴욕 시의 열네 개 은행과 신탁은행들을 포함하는 록펠러의 은행 체인 그리고 전국의 모든 금융 중심지에서 막강한 힘과 영향력을 가진 은행들의 우두머리이다. 

존 D. 록펠러는 시세로 4억에서 5억 달러어치의 스탠더드 오일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강철에서는 1억 달러를, 서부 철도에서만 거의 그만큼을, 두 번째 철도에서는 그 반을 소유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나열하다 보면 머리가 지치고 말 것이다. 지난해 그의 수입은 약 1억 달러였다. 로스차일드(Rothschilds,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은행―옮긴이)의 모든 지점의 수입을 다 합쳐도 이보다 액수가 클지 의심스럽다. 이 액수는 계속 껑충껑충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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