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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결정적 인용

[글쓰기][기사] 새로운 글쓰기 '내러티브' 『기막힌 이야기 기막힌 글쓰기』

by 노지재배 2018.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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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는 책은 『기막힌 이야기 기막힌 글쓰기』 다. 부제는 「퓰리처상 작가들에게 배우는 놀라운 글쓰기의 비밀」이다. 


내러티브 글쓰기 또는 스토리텔링 글쓰기에 기반한 기사 쓰기를 도와주는 책이다.


기막힌 이야기 기막힌 글쓰기




작가는 우리가 흔히 '스토리텔링'이라고 부르는 기사 작법은 '내러티브'가 맞다고 말한다.


내러티브, 즉 이야기가 있는 기사 작법은 처음에는 1960년대 미국의 단편소설 시장이 극심한 불황에 빠져 작가들이 갈 곳을 잃게 되면서 시작됐다. 


이때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트루먼 카포티Truman Capote는 "만일 실제 사건을 소설의 형식에 얹어서 쓴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에서 실화를 소설처럼 재현하는 이종 교배를 통해 《인 콜드 블러드in Cold Blood》를 내놓았다. 


《인 콜드 블러드in Cold Blood》는 1965년 광폭하고 반사회적인 살인자 두 명의 실화를 소설의 형식으로 엮어 쓴 논픽션이다.


한 편의 소설처럼 풀어낸 이야기는 금세 베스트셀러가 됐고, 신문사들은 앞다퉈 이 새로운 논픽션 문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내러티브'는 이렇게 문학과 저널리즘의 경계선에서 태어났다고 저자는 말한다.


실제 신문기자로 일한 저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문기사의 역삼각형 기사나 '피쳐(Feature) 기사'라고 부르는 '내러티브' 기사의 차이점과 탄생 배경을 폭넓은 지식으로 알기쉽게 설명한다.


앞서 말한 대로 내러티브의 시작은 단편작가들의 살길 모색이었지만, 여기에는 신문기사를 비롯한 인쇄매체를 둘러싼 산업 구조와 생산시스템의 변화도 일조를 한다.


급박한 시간에 착오 없이 정보를 전달해야 했던 신문기사의 시작은, 교체나 수정이 어려운 인쇄 방법인 납활자를 이용한 인쇄방법에서 언제든 빠른 수정이 가능한 전자화된 시스템으로 바뀌게 되면서 새로운 '전기(轉機)'를 맞았다.


사실 육하원칙을 비롯해 중요한 정보를 앞쪽부터 배치하는 역삼각형 기사 구조는 통신 설비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옛날이나 빠른 수정이 가능한 현대화된 인쇄 방법이 발전하기 전에 고착화된 '기술'이었다.


통신 설비가 불안해서 언제 끊길지 모를 시절에는 중요한 정보부터 앞쪽으로 배열하는 방식으로 중간에 통신이 끊기더라도 중요 정보만은 전달할 수 있도록 역삼각형 구조가 선호됐던 것이다.


여기에 역삼각형 구조는 빠른 수정이나 판갈이가 불가능했던 예전의 활판인쇄(活版印刷, 금속 활자를 이용해 대량으로 인쇄하는 방식)에도 맞았다. 수정이 필요하거나 양을 조절할 때도 불필요한 정보인 뒤쪽부터 차례대로 덜어내는 방식을 통해 시간 소모나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인쇄 관련 기술과 취재환경이 모두 디지털화하면서 언제든 수정이나 편집이 가능해진 만큼 이러한 역삼각형 구조를 고집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게 됐다.


이에 따라 새로운 기사 쓰기 시도가 늘어났고, 이 과정에서 새롭게 주목받게 된 기사 쓰기 '기술'이 바로 내러티브이다.


인쇄매체는 인터넷 등 타 매체에 속보성에 뒤지고 나 TV 등에는 시각효과에 뒤질 수밖에 없다는 숙명을 안고 있다.


그러나 인쇄매체는 인간 역사와 시작을 같이하고, 인간이 사라지기 전까지, 아니 인간이 사라진 뒤에도 기록을 통해 남겨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또한, 글자를 통한 독서는 TV 등 영상매체, 라디오 등 음향 매체를 통한 정보 습득과는 달리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 이미지를 통해 뇌의 사고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또 다른 장점이 존재한다.


바로 이처럼 인쇄매체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와 '문자'와 '이야기'를 고스란히 탄생 배경으로 하는 인쇄매체 자체의 특성으로 내러티브는 인쇄 매체의 새로운 방향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야기를 끌어들이는 내러티브의 특징상 이 책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기사 쓰기와 관련해서보다는 소설 작법이나 소설의 이해와 관련해 많이 접했던 '구성'과 '시점', '인물', '화자', '심리적 거리감' 등에 관한 이야기도 이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기사 쓰기 교재인지 소설 작법 교재인지 헷갈릴 정도다. 그만큼 이야기를 끌어들이는 내러티브가 산문 장르 중 대표적으로 이야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설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직 기자 생활을 하면서 내러티브에 관심을 가졌던 저자였던 만큼 내러티브의 각 분야에 대한 설명도 구체적이고 알기 쉽지만, 책 곳곳에서 실제 대표적인 내러티브 기사들을 예시로 들고 있어 배경지식이 부족한 독자라도 쉽고 재미있게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특징이다.


기자, 언론사 또는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거나 꼭 기사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글쓰기 자체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든 재미있게 일독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일독 후에는 물론 단순한 재미뿐만 아니라 글쓰기에 대한 이해가 한 단계 더 성숙해질 것이라 믿는다.


 

 




■저자


최수묵 


용산고를 나와 홍익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동아일보 기자가 되었다. 면접시험 첫 질문은 "공대생이 왜?"였다. 당시 이공계 출신의 기자는 손꼽을 정도로 적었다. 기자 생활의 3분의 1 동안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취재를 담당했고, 정보산업부 IT팀장과 경제부 차장을 지냈다. 핵폐기물 처분장을 둘러싼 권력암투를 폭로한 '선갑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와 국가기간전산망을 둘러싼 음모를 다룬 '과학기술계의 5공 비리, 행정전산망' 등 다큐멘터리적 탐사보도에 주력했다. 3분의 1은 사회부에 몸을 담았고 기자의 꽃이라 불리는 경찰기자와 사건담당 데스크로 뛰었다. 이때 한국기자협회의 '이달의 기자상'(1992년)과 '한국기자상'(1993년)을 수상했다. 한양대 언론학 석사를 받았고, 연쇄살인범의 범죄심리를 파헤친 《이웃집 사이코패스》를 편역했다. 소설보다 재미있는 내러티브 글쓰기에 대해서는 뉴스의 심층성, 객관성, 공정성을 평가하는 편집국 심의팀장을 맡았을 때 관심을 가졌는데, 이후 5년에 걸친 자료 수집과 연구를 통해 체계화했다. 면접시험에서 받았던 질문에 대해, 25년 만에 뒤늦게 저서를 통해 대답을 한 셈이다. 


 


■목차



저자의 글 


CHAPTER 1 글쓰기

이야기가 필요해

가장 주목받는 글쓰기 / 정보 때문에 피곤해 

디지털 시대의 이야기 / 정보 vs. 이야기 

이제는 뉴스도 이야기다 / 기막힌 이야기가 기막힌 뉴스다


CHAPTER 2 주제 발굴

무엇을 이야기할까

이야기에는 발화점이 있다 / 사람이 모티프다 

관찰부터 시작하라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CHAPTER 3 등장인물

콩쥐냐 팥쥐냐 그것이 문제로다

놀부가 주인공이라면? / 지미를 찾아라 

평면적 인간과 입체적 인간 / 한 길 사람 속 들여다보기 

정남규와 개성적 인간 / 인물 발굴이 내러티브의 절반이다 

인물의 변화와 이야기의 완성 / 커플보다는 삼각관계가 좋아 

투명인간들 / 인물 프로파일링 / 이야기 인물론


CHAPTER 4 인물 묘사

형용사를 버리고 동사로 전하라

상상할 수 있도록 묘사하라 

죽은 사람도 살아 돌아오게 하는 정보 

말과 행동으로 묘사하라 / 침묵의 소리 / 인물 개조 

실제 상황과 기록된 상황 / 인물을 직접 무대에 올려라


CHAPTER 5 관점

누가 이야기할 것인가

누구의 시점으로 이야기할 것인가? 

흥부는 무능한 가장이다 / 1인칭 관찰자의 자격 

인물과 독자의 심리적 거리감


CHAPTER 6 구성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쓰는 차별화 전략

용돈을 타고 싶다면 / 똑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쓰는 법 

소재와 소재 사이에 다리를 놓아라 / 슈제의 마술 

초등학생들도 하는 구성 / “옛날 옛적에…” 

기본 5단계 구성과 응용법들 / 의문과 긴장이라는 변수 

문제를 던지며 끝내라 / 결말부터 생각하라 

도착지를 정해야 출발할 수 있다 

초보자도 따라 하면 되는 구성 팁 


CHAPTER 7 리드와 엔드

강한 첫인상을 주고 이를 재확인시켜라

리드는 리드다 / 리드는 특별히 쉬워야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불안함이 미덕이다 / 리드의 네 가지 유형 

‘김모 씨, 이모 씨’ 리드 / 뻔한 상황을 나열하지 말라 

결말, 내러티브의 꽃 / 리드와 엔드는 쌍둥이


CHAPTER 8 현장 묘사

디테일이 우리를 주제로 인도한다

산을 옮겨라 / 오감으로 현장 살리기 

진실은 현장의 디테일에 있다 /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기술 

발레사 전략 / 디테일이 이야기를 주제로 인도한다 

빨간 고무장갑


CHAPTER 9 인터뷰

인내하고 따라가면 열리리라

인터뷰의 주도권을 넘겨라 / 모른다는 사실을 당당히 밝혀라 

질문의 달인 / 사와츠키 노하우 / 무엇이 필요한가 

인터뷰 5단계 / 벽에 붙은 파리처럼


CHAPTER 10 다듬기

군살 빼고 연마하는 글쓰기의 경제학

헤밍웨이도 44번 고쳐 썼다 / 구성이 먼저다 / 주제의 일관성 

과감하게 삭제하라 / 내가 알면, 독자도 안다? 


CHAPTER 11 내러티브

내러티브를 위한 변명

내러티브는 주관적이다? / 전달인가, 보도인가? 

내러티브는 약하다? / 중요한 것은 결과인가, 과정인가? 

너무 길고 지루하다?







■ 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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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글쓰기: 이야기가 필요해


"만일 실제 사건을 소설의 형식에 얹어서 쓴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1960년대, 미국의 단편소설 시장이 극심한 불황에 빠지면서 작가들이 갈 곳을 잃었다. 장편을 쓰자니 부담스럽고 실제 사건을 논픽션으로 쓰자니 기민함에서 신문에 밀렸다. 독자들은 단편소설 대신 주말판 신문에 나오는 실화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트루먼 카포티Truman Capote는 실화를 소설처럼 재현하는 이종 교배를 통해 단편작가들의 살길을 모색해보자고 생각했다. 카포티는 1965년 광폭하고 반사회적인 살인자 두 명의 실화를 소설의 형식으로 엮어 쓴 논픽션 《인 콜드 블러드in Cold Blood》를 내놓았다. 교도소 동기 두 명이 '시골 농장주가 큰돈을 금고에 쌓아두고 있다'는 다른 재소자의 허풍을 사실로 믿고 출소한 뒤 강도짓을 하려다가 무고한 농장주 일가족을 살해한 사건에 관한 이야기였다. 한 편의 소설처럼 풀어낸 이야기는 금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러자 신문사들이 앞다투어 이 새로운 논픽션 문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독자의 눈길을 끌어야 한다' 는 난제를 해결해주었기 때문이다. '이야기체 글쓰기', 즉 '내러티브'는 이렇게 문학과 저널리즘의 경계선에서 태어났다.



가장 주목받는 글쓰기


소설만 밤새워 읽는 건 아니다. 밤새 신문을 읽던 시절도 있었다. 생뚱맞은 이야기 같지만, 한 세대 전 독자들은 돋보기를 들이대고 줄을 쳐가며 신문을 보았다. 저녁상을 물리고 희미한 등불 밑에서 신문을 펼치는 게 소중한 일과였다. 현실을 생생하게 보고 느끼기 위해서였다. 사실 뉴스와 소설은 서로를 부러워하고 닮고 싶어 한다. 소설은 뉴스의 '생생함과 사실성'을 부러워하고, 뉴스는 소설의 '극적인 구성과 흥미진진한 묘사'를 부러워한다. 유명 작가들이 신문기자를 경험해보려는 이유도 여기 있다. 두 가지 글의 장점을 터득함으로써 최상의 작품을 만들어보려는 것이다.

현대인에게 글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초등학교 시절의 일기에서부터, 중고교 시절의 논술, 입사지원서에 첨부하는 자기소개서까지 글쓰기가 빠지는 곳은 없다. 글을 쓰지 않고는 더 이상 세상과 소통할 수도 없다. 종이에 쓰는 것만 글이 되는 게 아니라 핸드폰으로 트위터를 하거나 인터넷에 블로그를 하려 해도 글을 써야만 가능하다. 글은 더 이상 문학을 지향하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현대인 모두의 필수조건이 되었다.

글을 잘 쓰면 결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글을 통해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보여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까지 마음껏 표출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몇 시간 만에 글쓰기의 비결'을 터득하는 길은 없다. 글의 종류가 워낙 다양한 데다 쓰는 기법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고, 부단하게 연습하는 방법만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실제 벌어진 사실을, 소설보다 흥미롭게 이야기로 풀어내는 방법을 모색했다. 정보를 요약하는 보고서 투의 글이 아니라, 이야기를 통해 지혜를 전해주는 글쓰기를 소개할 것이다. 바로 '내러티브' 라고 불리는 글이다.



정보 때문에 피곤해


현대는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다. 지하철은 물론 첩첩산중에서도 핸드폰으로 CNN까지 챙겨볼 수 있을 정도로 통신이 자유롭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24시간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역과 은행 같은 곳에서도 벽면에 설치된 모니터로 뉴스속보를 볼 수 있다.

21세기는 정보 부족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과잉을 걱정하는 시대다. 잠시만 정보에서 멀어져도 소외감을 느끼는 '넷피플net-people'까지 생겨났다. 정보의 풍요 속에서 오히려 갈증을 느끼고 초조해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통신사인 〈AP통신〉은 2007년 이런 현상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일회성 보고용이었던 이 조사는 의외로 충격적인 결과를 보였으며, 디지털 시대 속 뉴스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뉴스 소비자들이 정보의 홍수 속에 있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디지털 시대로 들어서면서 우리가 소화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 엄청난 양의 뉴스가 생산되고 있다. 활자매체는 인쇄와 배달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발행부수를 제한한 수밖에 없고, 방송 역시 주파수 할당이나 방송시간의 제약 때문에 정보 제공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인터넷의 등장으로 이런 제약은 일거에 무너졌다. 이미 7,000만 개 이상의 블로그가 생겨났고, 1억 5,000만 개 이상의 웹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는데 시간당 평균 1만 개씩 급증하고 있다. 또 하루에 2,100억 개의 이메일이 전 세계를 오간다. 미 의회도서관이 소장한 책자 정보보다 3만 7,000배나 많은 양이다. 2006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 서 161엑사바이트의 디지털데이터가 생산되었는데, 이는 인류 역사 이래 등장한 모든 책자의 정보량보다 300만 배나 많은 수치다.


조사 결과, 독자들은 뉴스를 보면서 행복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에 파묻혀 피곤해했으며, 정보의 질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정보량은 증가했지만 그것을 소화할 능력은 40년 전과 비교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 결과 과도한 정보 제공이 되레 집중력을 떨어뜨렸고 독자들을 뉴스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그동안 뉴스가 지향 해온 빨리빨리와 대량의 정보전달 전략이 독자를 피곤하게 만든 것이다. 독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이상 정보의 파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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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사바이트exabyte: 10의 18승 바이트. 1바이트는 컴퓨터가 처리하는 정보의 기본단위로 하나의 문자를 나타낸다.



(...)



이제는 뉴스도 이야기다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한 다음날 〈뉴욕 타임스〉는 의외의 형식으로 뉴스를 선보였다. 1면 톱기사를 정보가 아닌, 이야기로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향후 뉴스의 중심이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선언이었다. 또 정보에 치중하느라 이야기를 문학에게 넘겨주었던 신문이 그 이야기를 돌려받는 순간이었다.



상황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삽화 속 으스스한 폭발처럼 공포가 다가왔다. 전조는 바닥의 울림, 날카로운 폭발, 산산조각 난 창문이었다. 첫 번째 고층빌딩에서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균열과 불구멍이 생겨 1024 났다. 그리고 잠시 후, 쌍둥이빌딩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불붙은 사람들이 투신하는 끔찍한 광경이 벌어졌다.

거대한 빌딩은 결국 모두 사라졌다. 뻑뻑한 먼지 기둥이 다운타운으로 쏟아져 나와 마치 폭풍처럼 건물과 건물 사이를 휩쓸었다. 경보음이 도처에서 울려댔다. 

비행기 한 대가 또다시 머리 위에 나타났다. 또 다른 여객기일까? 아니었다. 그것은 전투기였다. 그런데 적군일까, 아군일까? 사람들은 살기 위해 앞다퉈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북쪽으로 가야 할까? 남쪽? 동쪽? 서쪽? 밖에 머물러야 할까, 아니면 집 안에 남아 있어야 할까? 사람들은 차 밑으로 숨었다. 어떤 이는 강으로 뛰어들었다.

세계무역센터 붕괴 현장에서 도망치던 사람들에게 참혹한 생각이 밀려들었다. 이제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


'서서히 밀려오는 공포Creeping Herror', 2001년 9월 12일, 〈뉴욕 타임스〉 보도 



〈뉴욕 타임스〉가 톱기사를 이야기로 풀어간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테러는 신문 배달이 끝난 오전 8시 30분에 발생했다. 신문을 발행하려면 만 하루를 기다려야 했다. 그 사이 TV와 라디오, 인터넷은 수없이 보도를 내보낼 것이었다. 속도에서 전파매체에 뒤져 있는 신문으로서는 정보 이상의 뭔가를 전해야 했다. 이런 신문의 곤란한 처지는 비단 9·11 사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외에서 벌어지는 스포츠 경기는 시차 때문에 마감이 지나서 끝나기 일쑤다. 다음날 아침에는 경기 스코어조차 제대로 알리기 어려운 상황이 매일 반복된다. 하루 한 번만 발행하는 종이신문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정보로 이길 수 없다면 이야기로 승부를 걸어야 했다. 

두 번째, 9·11 테러는 미국인에게 전무후무한 마음의 상처를 안겨주었다. 세계의 경찰임을 자부하던 미국인들에게 본토가 공격받은 일은 참혹한 현실이다. 이제 동서남북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 전 세계에 자유와 사랑을 전파한다는 자부심이 한순간에 송두리째 무너졌다. 이런 미증유의 경험을 단순한 수치(사망자 수, 빌딩의 충수)와 통계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었다.

뉴스에 이야기를 담으려는 시도는 최근에 생긴 것이 아니다. 신문 탄생 초기부터 이어졌으며 1960년대 초 미국에서 그 개념이 구체화되었다. 1965년 트루먼 카포티가 《인 콜드 블러드》를 출간하면서 형태가 완성된 내러티브는 1973년 미국의 톰 울프가 이야기체 보도를 묶어 〈뉴 저널리즘〉이라는 부정기 간행물을 발간하고 여기에 카포티와 노먼 메인러 등이 가세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되었다. 다만 글의 길이가 비교적 길고, 당시의 신문 편집자들이 쉽게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주말판이나 〈뉴요커〉 〈에스콰이어〉와 같은 잡지를 중심으로 서서히 발전했다.

기존 기자들의 반발도 컸다. 내러티브는 지나치게 주관적인 데다. 소설처럼 보여 경박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편견은 오래가지 않았다. 독자들은 여전히 소설보다 재미있는 실화를 원했고, 내러티브는 그 요구를 충족시켜주면서 일간신문의 제1면으로 영역을 확대해갔다. 마침내 1979년 퓰리처상 위원회는 '피처 라이팅Feature writing' 부문을 신설하면서 내러티브 뉴스를 저널리즘의 새로운 장르로 인정했다.

'이야기체 뉴스'는 이후 내러티브 저널리즘, 뉴 저널리즘, 문학적 저널리즘, 창조적 논픽션, 기획보도, 소설식 논픽션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면서 진화를 거듭했다. '문학적' '창조적' '소설식'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은 내러티브가 소설식 구성 기법이나 극적인 서술방식을 차용했기 때문이다. 이야기체 뉴스의 이름이 통일된 것은 2001년, 하버드대학교의 니먼 재단Nieman Foundation이 전 세계의 중견 기자들을 초청해 콘퍼런스를 개최하면서부터다. 이 행사에는 매년 1,000명이 넘는 기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니먼 재단은 이야기체 뉴스의 이름을 '내러티브'로 확정하면서 그 개념을 이렇게 정의했다.



'내러티브는 깊고 정밀한 취재를 기반으로 한다. 창의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기존 뉴스의 고정된 형식을 탈피해 이야기하듯 뉴스를 전달한다.'



국내 일부에서는 내러티브를 편의적으로 '스토리텔링 뉴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것은 잘못된 명칭이다. 스토리텔링은 허구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이기 때문에, 엄격히 사실만 이야기해야 하는 내러티브와 동의어가 될 수 없다. 서술과 묘사 방식이 비슷하다 해서 스토리텔링과 내러티브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뉴스의 개념과 전달 방식은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영구불변의 개념이나 방법은 존재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역삼각형 문체가 수십 년간 국내 신문을 지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들어 독자와 시장은 이런 관습과 관행에 강력한 진화 압력을 넣고 있다. 뉴스는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시대 상황에 따라, 독자 요구에 따라 늘 능동적으로 변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정보가 포화상태인 지금 그 진화의 방향은 분명해 보인다. 기막힌 글을 써서 세상의 주목을 끌고자 한다면, 기막힌 이야기부터 발굴해야 한다. 바로 이야기와 뉴스를 결합한 스토리 뉴스Story News, 즉 내러티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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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피처 라이팅'을 '기획보도'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다. 또 이것을 일반적인 심층 보도나 탐사보도와 유사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퓰리처상 위원회는 이것을 내러티브와 동의어로 해석한다. 피처 라이팅은 뉴스를 문학적 형식을 빌려 보도하는 이야기 뉴스, 즉 내러티브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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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등장인물: 콩쥐냐 팥쥐냐 그것이 문제로다



지미를 찾아라


주인공이 극적인 경험을 하게 되면 이야기도 극적으로 변한다. 1981년 〈워싱턴 포스트〉의 재닛 쿡Janat Cooke 기자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매일 저녁 부모와 함께 마약주사를 맞고 있는 여덟 살짜리 어린 소년을 '발굴'해냈다. 이 아이는 시시덕거리며 장난처럼 마약을 투여하고 있었다. 마치 TV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과자를 먹을 때처럼.... 마약 결정체를 불에 녹여 주사약을 만드는 일은 소년에게는 소꿉장난이었다. 이런 상상을 초월하는 인물과 그의 이야기가 공개되자 미국은 발칵 뒤집혔다. '부모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 여린 피부에 마약주사 바늘을 찌르고 있는데.... 당국은 또 뭘 하고 앉아 있는가?'

아이를 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고, 시민단체는 소년을 찾아내겠다며 온 도시를 수색했다. 퓰리처상 위원회는 쿡에게 최고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하지만 쿡의 내러티브에 등장하는 주인공 '지미'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지미는 쿡이 만든 허구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쓴 '지미의 세계'는 기자들이 왜 주인공 찾기에 그토록 목매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내러티브의 주인공은 기자를 살릴 수도 있지만 죽일 수도 있다. 쿡은 결국 퓰리처상을 박탈당 했다.

인물이 내러티브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물이 모든 것을 저절로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인물은 이야기와 결합되어야만 존재 의미를 갖는다. 인물의 중요성만 본다면 단연 고위 정치인이나 유명 연예인들이 앞선다. 그렇지만 이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것은 이야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물에만 너무 무게를 두는 것은 곤란하다. 예컨대 TV 시청률에 매달려 연기력이 떨어지는 꽃미남을 등장시키는 것은 문제가 된다. 인물에만 '과잉 치중'하는 것은 시청자의 눈길을 잠시 끌 수는 있겠지만, 감동과 감흥을 지속적으로 끌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무대의 우상'처럼 유명한 인물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진정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인물을 발굴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신문에 왜 이야기가 없는지를 대번에 알 수 있다. '정부는...' '검찰은...' '경찰은...' '기업은...' '은행은...' '단체는...'처럼 추상적인 존재들이 주어로 등장한다. 이야기에 신뢰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인데, 권력기관을 주어로 삼게 되면 기사는 정보 전달 쪽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 이런 주어로는 이야기를 이끌어갈 수 없다.

미국 신문에도 권위적 인물들이 주어로 자주 등장한다. 〈오레고니안〉의 내러티브 코치 잭 하트Jack Heart 부국장은 그런 인물을 '투명인간'이라고 비판했다.



"나는 정부기관에서 은밀히 작성하는 보고서보다는 사람에게서 더 흥미를 느낀다. 사람들의 경험은 삶이 무엇인지 말해주기 때문이다. 일반 독자도 유명인의 자잘한 과오에 끝없이 눈길을 주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기사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유령'들만 자주 등장한다. 보도자료나 정부기관들이 만들어 낸 연한 빛깔의 투명인간들이다. 

또 신문을 펼치면 부지기수의 사람들이 말을 하지만, 그들의 코멘트는 한결같아서 거의 독자들이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이다. 등장인물들은 마치 '유체이탈' 한 사람들처럼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정형화된 코멘트를 하고 있다."



관계기관, 검찰, 정부 등과 같이 추상적인 존재들이 바로 투명인간들인데, 언론이 원하는 '판에 박힌 코멘트'를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물론이고 독자가 본받을 만한 성격도 없으며, 단지 '임대용 직책'과 '인용을 위한 권위'만 갖고 있을 뿐이다. 허울뿐인 투명인간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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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인물론


내러티브는 이야기 전개 방식이 소설과 유사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형식에 한정해서다. 내용만큼은 엄격히 사실이어야 한다. 꾸며낸 이야기는 아무리 흥미롭고 극적이라 하더라도 허구일 뿐, 진실한 이야기가 될 수 없다. 사건과 현장은 물론 인물을 묘사할 때도 이 '진실의 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만들겠다는 욕심 때문에 인물과 사건을 극적으로 과장해서는 안 된다.

이 유혹에 빠지는 순간, 내러티브의 생명은 끝난다. 인물을 묘사할 때도 빠져서는 안 되는 함정이 있다. 내러티브는 어디까지나 소설적인 논픽션 creative nonfiction이어야 하지, 비소설적인 픽션 noncreative fiction이 되어서는 안 된다.



창조하지 말라


취재를 끝내고 보면 인물이 100퍼센트 이야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고, 비극과 희극을 대변하기에 미흡한 점이 수록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인들을 적당히 미화하거나 부족한 면을 인위적으로 채워서는 안 된다. 이것은 인물에게 두꺼운 화장을 덧씌우는 것과 마찬가지며, 이런 식의 사실 왜곡은 결과적으로 독자를 기만하는 행위다. 이야기를 만들기 의해 인물을 억지로 꾸며서는 안 된다.



대화를 바꾸지 말라


보통 사람들은 아나운서처럼 단어의 문장을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한다. 때로는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을 때도 있고 부적절한 단어를 쓸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말을 임의로 바꿔서는 안 된다. 주인공이 '그 수준'의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은 말이라도 출신지역에 따라 사투리를 쓸 수도 있고, 학력 수준에 따라 고급 어휘를 사용할 수도 있다. 또 직업에 따라 지나치게 상투적이거나 딱딱한 관공서용 용어를 쓸 수도 있다. 그것 역시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다. 용어와 어법을 고쳐 써주면 되레 사실을 왜곡할 수도 있다.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것처럼 말하지 말라


마치 신이 된 것처럼 전지적 시점에서 등장인물의 생각을 속속들이 표현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인물의 생각이나 감정을 '...라고 생각했다'거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절대 금지해야 한다. 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타인의 마음속을 거울처럼 들여다볼 수 없다. 지레짐작이나 느낌만으로 인물의 생각을 예단해서는 안 된다.



생략도 거짓말이 될 수 있다


내러티브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독자에게 판단을 맡기는 글이다. 따라서 인물의 여러 가지 정보 가운데 일부를 선택적으로 생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공하지 않은 정보를 최대한 많이 독자에게 전하고, 그것을 토대로 독자가 스스로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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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인물 묘사: 형용사를 버리고 동사로 전하라



말과 행동으로 묘사하라

 

인물을 역동적으로 묘사하려면 말과 표정, 행동을 직접 보여주면 된다. 외모와 사회 정보가 간접적인 묘사라면, 말과 행동은 직접적인 묘사법이다. 다음은 2009년, 탄생 200주년을 맞은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in 전 미국 대통령과 과학자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 그리고 짐바브웨의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Robert Gebriel Mugabe에 관한 국내 보도다.



아버지 토마스에 대한 분노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평생 그를 따라다녔다. 토마스가 죽기 직전, 배다른 형제가 그에게 아버지를 만나러 오라고 부탁했으나 링컨은 이렇게 답했다. '아버지에게 전해주시오. 우리가 만나면 즐거움보다 고통이 클 것 같다고'.



결혼의 장점은 아내가 평생 동반자가 되어주고 늙어서는 친구가 되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밤늦게까지 독서를 할 수 없고, 번거롭게 일가친척들을 방문해야 하고, 책이 아닌 아이들에게 돈을 써야 하는 것은 결국 결혼의 단점이다. 다윈은 결혼으로 얻은 가족을 연구 활동에 동원했다. 피아노 위에 지렁이가 가득 담긴 병을 올려놓고, 아내에게 피아노를 치게 했다.



조니워커 블루 500병, 고급 샴페인 2,000병, 바닷가재 8,000마리, 캐비아 4,000명분, 페레로로쉐 초콜릿 8,000박스.... 29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는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21일, 85세 생일에 준비하는 잔칫상 음식 목록이다.



이들 기사는 말과 행동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내러티브적이다. 독자들에게 굳이 '독재자' 라거나, 가족을 연구에 총동원하는 '연구벌레'라는 식의 해석과 설명을 붙이지 않았지만 말과 행동을 통해 인물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등장인물의 말은, 어문 차원에서 교정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전해야만 성격을 극명하게 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물이 어떤 단어를 주로 쓰는지, 욕설을 자주 하는지, 간결한 화법을 좋아하는가, 말 끝마다 부연설명을 붙이는지, 심지어 문법적으로 수동형을 좋아하는지, 능동형을 좋아하는지까지 그대로 전하는 게 좋다. 또한 인물이 표준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면 구태여 이를 표준어로 바꿔줄 필요는 없다. 사투리와 말투를 바꾸면 인물의 성격마저 변질되기 때문이다. 인물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했다고 해도 이를 깔끔하게 고쳐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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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 관점: 누가 이야기할 것인가?



인물과 독자의 심리적 거리감


시점을 선택할 때는 고려할 요소가 있다. 소설론에서도 지적하고 있는 인물과 독자의 심리적 거리감을 조정하는 일이다. 이것은 독자가 이야기 속 인물에 얼마만큼 가깝게 다가가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다. 예를 들어 독자가 주인공의 등 뒤에 바짝 붙어 그의 숨소리를 들어가며 사건을 바라보게 할 것이냐, 아니면 주인공과 100여 미터 떨어진 건물 위에서 현장을 바라보게 할 것이냐를 결정해야 한다. 같은 제삼자의 시점이라도 이러한 결정에 따라 현장의 생생함을 전하는 데 큰 차이를 갖는다. 전자의 경우 독자는 이야기 속 사건을 '자신의 일'로 여기게 될 테지만 후자의 경우 이야기를 동떨어진 '강 건너 불'로 여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이야기를 통해 간접경험을 하고 싶어 한다. 경험을 피부에 와 닿게 할 것인지, 마치 TV를 보듯 멀찌감치서 경험하게 할 것인지는 시점 결정 단계에 정해야 한다. 탄광 폭발사건을 다룬 〈뉴욕 타임스〉의 기사 '탄부들의 이별 메시지와 폭발 원인에 대한 의문점들Coal Miners' Notes of Goodbye, and Questions on a Blast's Cause'을 살펴보자.



사고 탄광의 가장 깊숙한 갱 안에서 유독가스를 피해 동료 11명과 안전지대로 서둘러 피신하던 마틴 톨러 2세는 주머니 속에서 보험계약서와 연필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 위에 작별 인사와 종교적 신념을 희미하게 써놓고, 죽음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음을 가족에게 알렸다. 51세의 광부는 '그들에게 말해주세요. 나는 다른 곳에서 그들을 보고 있을 뿐이라고...'라는 메모를 남겼다. 그 옆에는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나는 그저 잠들 뿐이다'라는 메시지가, 그 밑에는 '사랑해'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지난 화요일 불의의 폭발사고로 숨진 채 발견된 톨러와 다른 광부들의 마지막 메모는 지난 4일간 가슴을 조이게 했던 감정의 소용돌이에 마침표를 찍었다. (...) 유가족과 주정 부 및 연방정부 관계자, 광산주, 그리고 업셔 카운티의 시민단체들은 또 다른 일을 해결하느라 온종일 분주했다. 유족들은 보상비를 걱정하며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광산 관계자들을 만났다. 광산 전문가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한 것은 월요일 이른 아침 2개 팀의 광부들이 갱도에 들어간 직후 일어난 폭발의 원인이었다. 


'탄부들의 이별 메시지와 폭발 원인에 대한 의문점들', 2006년 1월 6일, 〈뉴욕 타임스〉 펄리시티 배린저Felicity Baringr 보도



갱이 붕괴되었을 때 기자가 현장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마치 사망자들을 어깨너머로 관찰한 것처럼 묘사했다. 물론 이것은 사후 확인을 통해 상황을 재구성한 것인데 광부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묘사법이다. AP통신> 첼시 카터 기자가 쓴 〈17분 간의 공포〉도 심리적 거리감을 최대한 좁힌 내러티브다.



4살 난 라이언이 갇혀 있는 할머니의 승용차 안으로 싸늘하고 찝찔한 호숫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가라앉고 있는 차 뒤편으로 한 사내가 헤엄쳐 와 유리를 깨기 위해 필사적으로 창을 때렸다. 구조작업에 뛰어든 다른 사람들은 근처에서 더 큰 위험에 빠져 있었다. 한 여인은 얼굴이 바닥을 향한 채 물 위로 떠올랐고 물속에선 한 남자가 의식을 잃고 점차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용맹한 경찰관도 물속에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뒷좌석의 머리 받침대를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는 라이언의 손마디가 점차 하얗게 변해갔다.  


'17분간의 공포', 1997년 3월 2일, 〈AP통신〉 보도



수면 밑에서 벌어진 일을 마치 직접 바라본 것처럼 묘사했다. 망치를 들고 잠수해  차 유리창을 깨는 모습, 구조에 나섰다가 오히려 물을 먹고 가라앉은 남자의 모습, 차 안으로 스며든 물이 라이언의 턱밑까지 차오르는 모습 등등. 물론 기자는 당시 현장에 없었다. 그러나 인터뷰와 목격담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심리적 거리감을 최소화했다.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것은 소설작법에서는 필수적이다. 작품의  주제, 인물, 플롯의 구성을 제대로 했다고 해도, 독자가 사건이나  작중인물에게 매우 큰 '심리적 거리감'을 느낀다면 소설의 가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작중인물은 되도록 '현실 속의 인물'처럼 느껴지는 게 좋고, 배경 역시 바로 옆에 있는 '현실의 어느 공간'처럼 실감 나게 느껴지는 게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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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TER 6 구성: 같은 이야기 다르게 쓰는 차별화 전략



슈제의 마술


타임머신이 발명되지 않는 한 우리의 삶은 시간 순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의식은 현재를 보다가 과거를 회상할 수도 있고, 과거를 생각하다 미래를 예감할 수도 있다. 이런 의식의 흐름은 글을 구성할 때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시간의 흐름을 따르지 않을수록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형식, 즉 구성이란 사건을 재배열해 독자에게 주제를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인과관계만 본다면 사건은 시간순으로 서술되어야 하지만, 주제를 부각하기 위해서는 사건 배열 순서를 바꿀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 시절을 단 한 줄로 줄이고 30세의 어느 날 일어난 사건을 수백 장에 걸쳐 늘릴 수도 있다. 70세에 병상에서 죽음을 맞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20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이렇게 시간의 물리적인 흐름을 변형하는 것은 결국 주제를 부각하기 위함이다.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이러한 구성을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보며, 이야기의 예술성도 이 구성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보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꿰고 배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것인데, 그들은 이것을 슈제Sujet라고 부른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구성이란 것이 소설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시를 쓸 때도 구성은 필수적이다. 미당 서정주는 그의 시론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낱말의 선택과 아울러 중요한 것은 효과적인 배치다. 옛 중국의 한시는 기승전결의 유기적 연관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현대시를 꼭 기승전결의 순서로 연결 지으라고 말하진 않겠지만 서양의 시에서도 역시 유기적 연관성이란 것은 고대 희랍 이래 전통적으로 중요한 일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도 자신의 '시학'에서 한 편의 시작을 할 때 있어서 이러한 유기적인 관련성을 강조했다"면서 "이것은 오늘날의 시작에서도 뺄 수 없는 원리가 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들도 하는 구성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방법이 있다. 기승전결에서부터 도입·전개·위기·절정의 4단계, 발단·제1행동 단계·제2행동 단계·발발·결말의 5단계, 의 도·의도의 장해·의도의 반전·위기·위기의 반전·대단원의 6단계 등 구성의 방법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따라서 이야기 구성법은 작문 고수들의 전유물이나 비법처럼 들리기도 한다. "내가 소설가처럼 극적인 구성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구성이 복잡하고 어렵다고 해서 이를 피해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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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이야기에는 선과 악의 대결구도도 있어서 흥미를 끌기도 한다. 또한 듣는 사람의 오감을 자극하는, 적절한 음향 효과와 몸짓도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힘을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극적인 구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보전달형 뉴스에 익숙한 사람들은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것을 글로 써보라고 하면 "떡 장수 아줌마가 호랑이에게 떡 세 개를 주고, 무사히 고개를 넘었다고 한다"는 식으로 초반에 모든 결과를 압축 전달한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은 공포에 떨거나, 배꼽을 잡고 웃지 않는다. "재미없어, 다른 이야기해!"라며 보챌 것이 뻔하다. 이것을 예상하고 있는 할머니는 구성이라는 장기를 통해 이야기를 극적으로 이끌어간다. 위기와 갈등을 제시한 뒤 손자와 함께 해결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여행을 떠난다. 손자는 계속되는 긴장감 때문에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다른 것에 한눈팔지 못한다. 다만 할머니의 이야기가 내러티브와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다. 아이가 잠에 빠져들면 더는 갈등을 고조하지 않고 이야기를 끝내버린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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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과 긴장이라는 변수


이야기를 구성하는 이유는 하나다. 독자의 관심을 처음부터 끝까지 단단히 붙잡기 위해서다. 글의 도입부인 리드lead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뒤, 그것이 식지 않도록 하면서 최종 결말까지 독자를 이끌고 가려는 것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성이라는 틀 속에 의문puzzle과 긴장 suspanse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반드시 가미해야 한다.



의문 변수


'저렇게 착한 사람에게 왜 저런 고통이 계속될까?' 세상은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다. 이야기 속 주인공은 갖은 노력과 의지에도 불구하고 갈등과 역경 속으로 자꾸만 빠져든다. 대체 왜 그럴까? 신이 존재하기는 하는가?' 라는 의문이 갈수록 증폭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의문 변수를 이야기의 초반에 모두 해소해버리는 것은 서툰 글쓰기다.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의문 변수를 끝까지 붙들고 놓지 말아야 한다. 이야기의 서두에서는 되도록 많은 의문을 던질수록 독자의 이목을 끌 수 있다.

 


긴장 변수


독자들은 이야기를 들을 때 적당한 긴장감을 즐기고 싶어 하며 너무 빨리 해소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긴장이 상당 시간 지속되어야만 그것이 마침내 해소될 때 더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러티브는 이 긴장 변수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윌밍턴 뉴스저널〉 공동편집장 존 스위니John Sweeney는 긴장 변수를 이렇게 비유하기도 했다.



"내러티브의 시작 부분(리드)은 마치 스트리퍼 stripper와 섹스의 관계와 비슷하다. 리드의 일화(옷을 벗는 일)는 독자를 흥분시키고 자극하지만 그 무엇(섹스)까지 약속하지는 않는다. 내러티브의 리드는 일반 역삼각형 리드와 달리 대개는 결말을 암시하는 일화로 시작해야 한다."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뻔하면, 독자들은 전혀 긴장감을 느끼지 않는다. '서울 발 뉴욕행 비행기'처럼 정해진 여정은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이보다는 '아마존 탐험'처럼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모험이라야 스릴 넘치는 이야기가 된다. 스위니의 말처럼 스트리퍼는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관객들이 흥분하는 것은 '그다음엔?'이라는 의문과 긴장 변수를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돈키호테는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을까?', '로미오와 줄리엣은 결국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처럼 의문을 제기해놓은 뒤 주인공들이 각종 난관에 부닥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이야기의 긴장감은 고조될 수 있다. 사랑도 이뤄질 듯 말 듯해야 긴장감이 높아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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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부터 생각하라


이야기에는 순서가 있다. 너무 조급하게 결론부터 꺼내버리면 이야기를 망칠 수 있다. 이것은 중요한 정보부터 앞세우는 보고서식 글쓰기에 익숙해져서 생긴 고질병이다. 물론 정보를 압축 요약하는 글쓰기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매일 산더미처럼 쌓이는 정보를 신속히 처리하는 데는 무엇보다 유용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몸에 밴 이런 습관은 남김없이 버려야 한다. 다시 말해 초반부에 모든 것을 압축해서 전달하는 태도는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 가장 고민해야 하는 것은 리드가 아니라 마지막 장면, 즉 결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리드가 아니라 결말부터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결코 '역발상'이 아니다. 이야기를 하려는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정상적인 발상법이다.

TV의 일부 막장 드라마는 결말을 정해놓지 않고 각본을 쓰기도 한다. 시청자의 반응을 봐가며 결과를 비트는 것이다. 중간쯤 죽기로 예정되었던 배역도 인기가 높으면 마지막 편까지 멀쩡하게 살려 두기도 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제대로 쓰려면 결말부터 정해놓아야 한다. 결말은 '왜 이야기하는지'를 보여주는 하이라이트이기 때문이다. 결말을 정하지 않는 것은 '왜 글을 쓰는지'를 알지 못하고 쓰는 것과 다름없다. 이것은 그림도 마찬가지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 '무슨 그림을 그릴지'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시작하는 화가는 없다. 붓 가는 대로 칠을 하다가 우연히 그 속에 드러난 모양을 구체화해서 동물화나 풍경화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주제나 메시지가 없는 잡담을 하는 것이라면 결말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하다가 소재를 바꾸면 그만이다. 또 중간 이후를 언제든 잘라낼 수 있는 '도마뱀의 꼬리'처럼 역삼각형 구조로 글을 쓸 때도 결말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야기를 쓰고자 한다면 초점을 항상 최후의 결론에 맞춰야 한다. 리드를 쓸 때부터, 중반부의 글을 이어갈 때도 항상 결론을 상정하고 있어야만 한다. 결말에 대한 확실한 그림이 없다면 이야기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



도착지를 정해야 출발할 수 있다


이야기 속 인물은 갈등을 극복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좌절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어쨌든 이야기는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이야기가 갈등과 갈등, 그리고 또 다른 갈등과 갈등으로 끝없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 '도둑이 한 명 나왔다. 또 한 명이 나왔다... 천 번째 도둑이 나온다. 이어 천 한 번째...' 등으로 문제만 끊임없이 제기해서는 이야기를 만들 수 없다. 끝이 없는 이야기를 읽으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독자는 결말을 읽고 나면 이야기를 떠난다. 그들이 떠나기 전에 독자에게 무엇인가를 확실히 전해줘야 한다. 독자에게 전하는 것이 단순한 정보라면 구태여 복잡하게 구성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보고서처럼 간단하고 명료하게, 적당한 통계도표를 곁들여가며 전달하는 편이 낫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려면 결말에서 최소한 두 가지를 해야 한다.

첫째, 이야기가 끝났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예를 들어 억울함을 보여주고 싶다면, 힘없는 주인공이 유죄판결을 받은 대목까지만 이야기해야 한다. 그 사람이 이후 교도소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가족들은 며칠에 한 번씩 면회를 갔는지와 같이 주제와 관련 없는 이야기로 질질 끌어서는 안 된다. '죄 없는 사람이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결말로 깨끗이 끝내야만 한다.

둘째, 글 쓰는 사람이 사건을 통해 느꼈던 생각을 독자들도 함께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주제와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뒤에도 여운이 계속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이야기가 끝나도 독자들은 계속 그 이야기에 대해 생각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내러티브에서는 도입부보다는 결말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구성의 기본이자, 글을 쓰는 순서다. 만일 구성이 어렵다거나 못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이야기의 주제나 결론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뜻이 된다. 결말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모르면서 이야기를 꺼내면 결국 횡설수설이 될 수밖에 없다.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정해놓고 탐험을 시작해야 하듯, 어디로 갈지를 정해야만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초보자도 따라 하면 되는 구성 팁 


산더미처럼 쌓인 내용을 단숨에 이야기로 구성해낼 수 있는 천재는 없다. 그렇다고 일단 써보자며 무턱대고 덤벼든다면 몇 장을 쓰지 못하고 이야기가 막혀버릴 것이다. 따라서 취재한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때는 크게 3단계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건을 갈등, 전개, 결말의 3단계로 구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①갈등: 회사가 J 씨를 해고했다. 

②전개: J 씨는 용기를 내보려 하지만 그때마다 좌절한다.

J 씨는 결국 회사를 부당해고로 제소하며 싸움을 벌인다. 

③결말: 법원 판결로 J 씨는 직장에 복귀한다.



취재한 내용이 많더라도 상황을 이렇게 단계별로 추려내는 것은 비교적 싶다. 일단 이렇게 시간순으로 배열한 뒤 상징적인 에피소드나 장면을 뽑아내 앞뒤로 재배열하면 1차 구성이 된다. 이어서 이야기의 중간에 사건의 흐름을 바꾸는 전환점, 즉 플롯 포인트를 적절히 가미하면 더 멋진 2차 구성이 된다.

과거에는 사건 현장에서 메모도 없이 술술 기사를 송고하는 기자들이 있었다. 실제 기자 초년병 시절에는 화재 기사, 교통사고와 같은 일상적인 사건 기사의 경우 과거에 보도된 사례를 수첩에 스크랩해놓고, 글의 틀을 유지하면서 날짜와 피해자의 이름, 상황만 약간 변형해가며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빈 공간 메우기'처럼 정형화된 역삼각형 보도를 할 때나 가능했던 일이다. 이런 방식은 구성을 변화무쌍하게 해야 하는 이야기에는 적용하기가 어렵다. 유명한 소설을 모방해 주인공의 이름과 시간, 장소만을 바꿔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때로는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쉽게 구성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은 타고난 재능 덕분이다. 위대한 작가들도 자신의 글을 수십 번씩 고쳐 쓰면서 이야기의 구성을 단계별로 완성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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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제: 영어권에서는 구성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구성에 비해 예술성을 중시한 구성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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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IER 7 리드와 엔드: 강한 첫인상을 주고 이를 재확인시켜라



그날 아침, 어머니가 "우리 기도합시다"라고 작은 소리로 말했을 때 아버지는 어머니의 뺨을 때렸다.



아침 밥상머리에서 벌어진 일인데, 섬뜩한 느낌이다. 이제하는 소설 《기적》을 이렇게 시작한다. 문장 하나에 불과하지만 의문과 긴장이라는 요소를 함축적으로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이어질 행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든다. 모든 이야기에는 시작, 즉 리드가 있어야 하는데 그 시작은 이처럼 독자를 강력하게 흡인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

글의 첫 문장, 즉 리드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독자가 글을 계속 읽을지 말지를 최초로 결정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소개하거나, 중요한 사업을 설명할 때도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다. 글 역시 1분도 되지 않는 첫 대면에서 승부를 내지 못하면 점수를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 유명해진 명작 소설이라면 리드가 다소 지루하거나 엉뚱해도 독자들이 참아줄지 모른다. 하지만 독자는 대부분의 글에 이러한 인내심과 존경심을 갖지 않는다. 내용과 주제가 아무리 훌륭해도 리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이야기는 절대 읽히지 않는다.



리드는 리드다


소설의 리드는 때론 미켈란젤로Michelangelo의 그림처럼 정밀화일 때도,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와 같은 인상파의 그림일 때도 있다. 또 어렴풋이 선이나 면의 형태를 갖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모양(정보)이 보이지 않는 추상화일 때도 있다. 그럼에도 내러티브의 리드는 두 가지 기능을 반드시 담당해야 한다.

첫째,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뒤 그 호기심을 이야기의 끝까지 견인해야 한다.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 '낚시질' 하는 개념과 비슷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호기심을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혀 다르다.

둘째, 리드는 화살의 시위를 뒤로 한껏 당긴 것처럼 긴장감을 팽팽하게 고조해야 한다. 그래야만 독자들은 그 화살이 언제 시위를 떠날지, 시위를 떠나 어떤 표적에 도달할지를 기대하며 이야기를 계속해서 읽는다. 정보 요약형인 역삼각형 문체는 이런 긴장감을 중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초반에 모든 의문을 풀어주면서 긴장감을 서둘러 해소하려고 든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리드만 읽고 떠나라'고 권하는 글이다.



리드는 특별히 쉬워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미국 언론에 새로운 글쓰기 바람이 불었던 적이 있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리드를 포함한 문체 전반의 개선책을 연구했다. 대표적인 전문가가 루돌프 플레시Rudolf Flesch 박사다. 그는 독자들이 쉽고 편하게 읽어야 한다면서 신문기사의 리드 문장을 평균 1.5 음절의 단어 19개 이하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자문에 따라 〈AP통신〉은 리드 문장의 길이를 27개 단어에서 23개로, 음절은 평균 1.74에서 1.55로 각각 줄였다.

〈UPI〉의 전신인 〈UP통신〉도 전문가 로버트 거닝Robert Gunning에게 자문을 의뢰해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거닝은 기사의 난이도를 분석하는 '안개 지수fog index'를 개발했는데, 이에 따르면 그동안 〈UP통신〉의 기사 난이도는 평균 16.7년 이상 교육을 받아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UP통신〉의 기사 난이도를 평균 11.7년 정도 교육받은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글쓰기에 이런 과학적 잣대를 들이대자 많은 기자들이 반발했다. 통계적이고 기하학적인 틀을 강요하면 창의성과 유연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통신사들은 플레시 박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를 받아들여 소속 기자들에게 더욱 가독성이 높은 리드를 쓰도록 유도했다. 결과적으로 이 정책은 뉴스의 간결성과 가독성을 원점에서 재점검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신문은 독자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항상 고민해왔다. 독자들이 라디오나 TV를 통해 더 빨리 뉴스를 접하게 되면서 신문은 뭔가 차별화된 뉴스를 만들어야 했다. 특히 리드, 즉 첫 문장을 어떻게 꺼낼지는 중요한 과제였다. 이에 따라 1950년대 중반부터는 취재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단 하나의 문장으로 축약하는 '라디오 뉴스' 식 리드가 신문에 선보였다. 예를 들면 '말 많던 면허 개정안이 의회에 상정되었다'와 같은 식이다. 이런 축약식 리드에는 누가who, 어디서where, 왜why 라는 3w가 생략되어 있다. 무엇what과 언제when라는 2w만이 등장하고 곧바로 본론으로 이어지는 형태다. 현재는 이런 리드가 일반화되어 있지만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다. 모든 정보를 리드에 쓸어 담던 고답적인 글쓰기의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불안함이 미덕이다


정보전달형 글은 결과를 리드에서 모두 풀어놓는다. 포커 게임을 전할 때도 '마지막 장에서 투 페어가 되면서 원 페어를 눌러 승리했다'고 결과부터 밝힌다. 반면 이야기를 하는 글쓰기의 리드는 전혀 다르다. 내러티브는 오히려 마지막 히든카드를 받아 투 페어가 되면서 승부가 갈릴 때까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지 않는다. 이야기의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오히려 결과를 숨긴 채 '패배할 것 같다'라는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데만 주력한다.

결국 최후의 결과를 언제 보여줄 것이냐에 따라 글쓰기의 방식은 달라진다. 이것은 마치 협상가들이 언제 속뜻을 드러내느냐의 차이와도 같다. 이야기꾼은 노련한 협상가처럼 절대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를 초반에 드러내지 않는다. 지적장애인이 억울하게 구속되었던 사건의 기사를 비교해보자.



경찰이 10대 여성 지적장애인에게 허위 자백을 받아 영아유기치사 혐의로 구속했다가 유전자 감정 결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되어 뒤늦게 석방한 사실이 드러났다. 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경기도 K경찰서는 2007년 5월 정신지 체장애 2급인 L(당시 17세)양을 영아 사체 유기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다. L양은 애초 범행 사실을 부인했지만 계속되는 추궁에 허위 자백을 해 구속되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 감정 결과, 둘 사이에 모자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져 석방되었다. 경찰은 L양의 지능지수(IQ)가 40에 불과해 어휘력과 판단력이 부족한 데도 보호자나 변호인을 동석시키지 않고 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사들은 두 가지 선택이 있다고 그녀에게 말했다. 배심원단에게 기대를 걸 수도, 검찰과 사전 형량 조정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승소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경찰이 시체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진술은 경찰의 압박 때문에 혼란스러워서 한 것이라고 말해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변호인들은 이런 설명을 지적장애인인 그녀가 얼마만큼 이해할지 확신하지 못했다. (...) 27살의 가난한 흑인 엄마는 마치 어린이 같았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휩쓸려 하염없이 우는 아이. 그녀는 조용하면서도 수줍음을 많이 탔다. 지능지수는 40에 불과했고, 여섯 아이를 낳았는데 그중 첫째를 9학년 때 임신해 학교에서 쫓겨났다. 그녀는 자신을 학대하는 남자들로부터 항상 위협을 받았다.


'작은 마음의 정의', 2005년 12월 27일 〈AP통신〉 마이클 휴 기자 보도



두 사례 모두 지능지수가 40에 불과한 정신지체 여성이 억울하게 누명을 쓴 이야기다. 전자는 국내 사례, 후자는 미국 사례인데, 리드에 큰 차이가 있다. 전자는 사건의 결과를 첫 문장에서 거의 다 드러냈다. 전형적인 정보전달형 방식이다. 반면 후자는 지적장애인들이 얼마만큼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건의 결론은 기사의 마지막 부분으로 유보해놓고, 초반에는 세상 물정 모르는 지적장애인들의 천진한 모습을 경찰의 압박수사와 대비시키고 있다. 이것이 이야기의 주제를 강하게 암시하려는 내러티브의 전형적인 서술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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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 내러티브의 꽃


습관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컴퓨터를 도입하면서 편집 인쇄기술이 획기적으로 바뀌었고 이야기의 길이를 줄이거나 앞뒤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게 되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글의 서두에서 모든 걸 끝 내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버릇은 사실 납 활자를 사용하던 시대의 유물이다. 불과 20 년 전인 1990년대 초만 해도 신문들은 핫 타이프hot-type로 인쇄를 했다. 끓는 납을 부어 만든 연판으로 인쇄했기 때문에 '뜨겁다' 는 말을 썼다. 이 방식은 낱개의 금속 글자를 뽑아내(채자) 신문 판형의 틀 속에 심은 후(조판) 두꺼운 특수 종이를 올려놓고 압력을 가해 음각을 뜨고(지형), 다시 지형 위에 뜨거운 납을 부어 둥근 연판을 만든 뒤, 이를 인쇄기에 걸어 인쇄하는 방식이다. 글을 수정하려면 채자·조판·지형·연판이라는 네 가지 물리적 과정을 다시 거쳐야 했다. 특히 채자와 조판 과정은 복잡해서 급박한 마감시간에 맞춰 글을 수정하기가 극히 어려웠다. 깨알 같은 활자를 뽑아내 순서에 맞게 조판하려면 신기에 가까운 솜씨를 발휘해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숙련공들도 실수를 하기 마련이었다. 제5공화국 때는 어이없는 실수도 있었다. '대' '통' '령' 세 글자를 뽑아 배열해야 하는데 '통'자를 빼고 조판하는 바람에 졸지에 '대통령'이 '대령'으로 강등된 것이다. 서슬 퍼렇던 정권은 대통령을 음해하려는 의도가 있다면서 편집 관계자를 강제 연행해 조사를 벌였다. 이뿐 아니다. '여'자와 '사'자를 뽑아야 하는데 '여'자와 '수'자를 뽑아 조판하는 바람에 사달이 벌어지기도 했다. 졸지에 대통령 부인이 '여사'에서 '여수(여우의 사투리)'가 된 것이다. 이 일로 곤혹을 치른 신문사에서는 이후 실수를 막기 위해 아예 '대' '통' '령'과 '여' '사'라는 낱개의 글자를 하나로 묶어놓고 조판했다.

이런 인쇄의 물리적 한계로 인해 글을 수정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후반부를 적당히 수정하는 데 만족했지, 글의 리드나 중반을 크 게 바꾸는 것은 꿈도 꾸기 어려웠다. 이런 물리적 제한은 결국 글의 핵심을 리드로 집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1990년대로 들어서면서 인쇄방식은 콜드 타이프cold-type로 변화했다. 컴퓨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열이 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기사 송고와 조판, 그리고 인쇄 과정이 모두 컴퓨터를 통해 이뤄지면서 글자를 뽑거나, 납을 녹일 필요가 없어졌다. 당연히 글을 수정·편집하는 일이 과거보다 훨씬 자유로워졌다.

그러나 기계적 제한이 사라졌음에도, 그 시절의 글 쓰는 습관은 여전히 남아 있다. 리드만 중시하는 경향이 바로 그것이다. 이야기는 결말 부분이 더 중요한데도 대부분의 기자들은 리드에만 집중한다. '결말을 중시하라'고 주문하면 대개는 전문가의 코멘트로 적당히 마무리하고 만다. 이런 방식은 마치 연애편지를 쓸 때 마지막 부분을 남의 코멘트로 마무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도 말이다.

영화와 연극의 감독이나 소설가들은 결말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마지막 장면을 제대로 끝내지 못하면 관객들이 '돈 아깝다'며 항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소설가들 또한 제대로 결말을 맺지 못하면 독자들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책을 팽개친다는 냉엄한 현실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도입부보다 멋진 마지막 장면을 만들기 위해 몇 배의 공을 들인다. 내러티브도 이들처럼 결말을 성의 있게 마무리하기 위해 치열하게 다듬어야 한다.

독자들은 리드보다는 결말에서 더 큰 감동과 메시지를 받길 원한다. 영화를 보는 것도 결말을 보기 위해서고, 소설을 읽는 것도 해결을 보기 위해서다. 흐지부지 끝을 내는 연애편지를 원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적어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확고한 공약을 마지막에 강하게 남기기를 원한다. 글의 마지막 부분은 독자가 떠나는 순간이기 때문에 가장 값지고 소중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 중요한 시점에 이야기의 확실한 마침표를 찍어야지, 흐지부지 '말없음표'를 찍어서는 안 된다.



리드와 엔드는 쌍둥이


이야기의 끝부분인 '엔드'의 개념은 리드와 같다. 생생한 장면, 상징적인 일화, 주제를 대변하는 디테일, 그리고 대화와 행동을 통해 주제를 표현해야 한다. 결국 왜 이야기를 꺼냈는지를 확실하게 마무리하거나 설명해야 한다. 주인공이 초반과 중반에 걸쳐 갈등과 고난을 겪은 이유를 궁극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엔드다.

소설의 리드와 엔드의 분위기를 비교해보면 신기하게도 쌍둥이처럼 닮아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우연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불문율이다. 시작은 따지고 보면 결말을 암시하는 부분이고, 또 결말은 리드에서 제기된 갈등을 해소하는 부분 이기 때문에 두 부분이 닮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느 소설이든 간에 중간 부분을 건너뛰고, 첫 부분과 마지막 부분을 비교해보면 십중팔구 이런 수미상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음울한 심야의 풍경으로 시작했다면, 결말 역시 괴이하거나 비극적인 모습으로 끝나고, 시작이 봄철의 아지랑이였다면 결말은 화사한 대낮으로 마무리된다. 물론 닮는다는 것이 내용마저 똑같다는 뜻은 아니다. 이야기의 분위기와 색깔이 비슷하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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